금융지주회사

M&A업계가 주목하는 조용병 신한지주 회장..실탄2조보유.Moody's 'A1' 저조달 비용 바탕. 보험보다 증권사, 자산운용사, 부동산신탁회사 관심

Bonjour Kwon 2018. 6. 7. 08:48

2018.06.04

[아시아경제 유인호 기자]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기업 인수ㆍ합병(M&A) 업계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그가 최근 ING생명 인수를 후순위로 넘기면서 다른 매물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조 회장이 M&A 시장에서 큰 손이자, 말그대로 뉴스메이커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M&A 관련 업체들은 금융사 매물의 경우 신한금융지주를 최우선 인수 후보 리스트로 올리고 있다. ING생명 매각전도 최대주주인 MBK파트너스 측이 공개입찰 방식 대신 신한금융지주와 단독 협상으로 진행한 바 있다.

 

M&A업계가 신한금융지주에 대한 관심도를 높이는 것은 대형 매물 인수가 가능할 정도로 막대한 자금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한금융지주의 실탄은 2조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신한금융지주가 ING생명 인수를 사실상 접은 만큼 M&A 관련 업체들이 신한금융지주의 눈치를 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실제 최근 신한금융지주는 5000억원 규모의 외화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통해 최대 5억 달러(5500억원)를 조달, 향후 M&A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신종자본증권 발행으로 이중레버리지비율이 120%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돼 출자여력은 2조원을 초과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지난달 신한금융지주가 국제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Moody's)로부터 기업신용등급 'A1'등급을 획득하면서 유리한 조건에서 회사채를 발행할 수 있는 토대도 마련됐다.

 

업계 고위 관계자는 "신한금융지주는 한층 강화된 출자여력, 경상이익 수준이 높아짐에 따라 확대된 자본운용까지 고려한다면 숫자적으로 따져봤을 때 재무지표 훼손 없이 국내 대형 M&A딜 참여가 가능한 상황"이라며 "신한금융지주가 최근 주요 매물 유력 인수자로 떠오른는 것도 이같은 이유"라고 설명했다.

 

최종 선택권은 조 회장이 쥐고 있다. 국내외 주요 주주들로부터 신임과 전권을 가진 조 회장이 어떤 업종과 회사에 관심을 두고 있느냐에 따라 M&A 향방이 결정된다.

 

이와관련, 시장에서는 조 회장이 보험업 보다는 자본시장에 무게 중심을 두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단기적으로 볼 때 ING생명을 인수해 국내 리딩 금융그룹 자리를 쉽게 되찾을 수 있지만 장기적인 측면에서는 증권사나 자산운용사, 부동산신탁회사 등이 더 낫다는 것이다. 신한금융지주 전략 담당 고위 관계자들도 증권사, 자산운용사, 부동산신탁회사 매물을 알아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다만, 현재 시장에 나온 매물중 대어(大魚)가 없다. 업계에선 대형 매물이 나오기까지 조 회장 등 신한금융지주 경영진이 관망세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M&A 관련, 조 회장의 기본 소신은 "'오버페이'를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조 회장은 최근 UAE(아부다비ㆍ두바이),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일본 등 주요 해외 주주들을 만난 자리에서 "그룹 내 부족한 비은행 사업을 보강하겠지만 절대 필요 이상의 자금을 투입하진 않겠다"는 약속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한금융지주 관계자는 "조 회장이 국내외를 가리지 않고 M&A 매물에 관심을 두고 있다"며 "비싼 가격에 사들이느니 저렴한 업체를 인수한 뒤 집중 육성하는 게 장기적으로 그룹 성장에 득이 될 것이라는 게 조 회장의 경영방침"이라고 말했다.

 

유인호 기자 sinryu007@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