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흐름. 미래변화>****

美금리인상·ECB "양적완화 중단"세계경제긴축 빨라진다.이탈리아·그리스·스페인 남유럽긴장…신흥국자금이탈 거세질듯.인도·브라질도 '긴축 발작'.

Bonjour Kwon 2018. 6. 8. 06:47

2018.06.07

터키·인도 등 신흥국 금리인상…전문가 94% "내주 美 금리↑"

유럽·美 국채금리 급등

이탈리아·그리스·스페인 국가부채 많은 남유럽 긴장…신흥국 자금이탈도 거세질듯

 

세계경제에서 금리를 올리고 돈줄을 죄는 긴축 움직임이 속도를 내고 있다. 다음주 미국이 정책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유럽중앙은행(ECB)까지 양적완화(QE) 중단을 시사했다. 여기에 인도 등 신흥국도 금리 인상 대열에 동참했다. 금리 인상 기조가 뚜렷해지면서 유럽과 미국 국채 금리가 일제히 급등했다. 글로벌 긴축 움직임으로 취약한 신흥국들에서 자금 유출과 통화가치 급락이 확산되는 '6월 위기설'도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페터 프라트 ECB 집행위원회 위원은 6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통해 ECB가 오는 14일 라트비아에서 열리는 통화정책회의에서 양적완화 프로그램을 올해 중단하는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유로존 기초 체력으로 볼 때 인플레이션(현재 1.9%)이 ECB 목표치(2%)에 이를 것이라는 자신감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ECB 정책위원인 옌스 바이트만 독일 중앙은행 총재도 이날 "인플레이션이 우리 목표치에 점진적으로 돌아갈 것으로 예상된다"며 양적완화 중단 방침을 시사했다.

 

이날 발언으로 한동안 제기했던 ECB의 양적완화 연장 전망은 수그러들 것으로 보인다. 월 300억유로 규모인 ECB 양적완화는 오는 9월 종료를 앞두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번 발언은 남유럽과 신흥국 경제 불안에도 양적완화를 올해 중단할 것이라고 강하게 내비친 것"이라고 분석했다.

 

ECB 긴축설에 글로벌 채권시장에서는 금리가 급등했다. 이날 독일 벤치마크인 10년물 국채 금리는 전날보다 0.1%포인트 오른 0.465%를 기록했다. 정치 불안으로 직격탄을 맞은 이탈리아 10년물 국채 금리는 전날 대비 0.15%포인트 급등한 2.93%를 나타냈다.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도 0.04%포인트 올라 연 2.97%를 기록했다.

 

다음주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전망까지 더해지면 글로벌 긴축 기조는 더 빨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는 오는 12∼13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열어 현재 1.50∼1.75%인 연방기금 금리를 추가 인상할지를 결정한다. 미국 연방기금(FF) 금리선물시장은 연준이 금리를 1.75∼2.00%로 0.2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을 93.8%로 보고 있다.

 

미국과 유럽이 나란히 긴축에 나서면 신흥국에서 자금이 이탈하는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경기 부양을 위해 풀렸던 '이지머니'가 회수되면 신흥국에서는 자금 이탈로 인해 통화가치가 하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신흥시장에서는 미국 금리 인상 기조에 벌써부터 위기감이 감지되고 있다. 지난 4월 아르헨티나에서 촉발된 통화위기가 도미노처럼 번지자 각국은 줄줄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며 자금 이탈 방어에 나섰다. 터키는 7일 기준금리를 1.25%포인트 올린 17.75%까지 인상했다. 지난달 금리를 3%포인트 올린 데 이어 또 한 차례 인상에 나선 것이다. 인도도 지난 6일 4년 만에 처음으로 금리를 인상해 6.25%까지 높였다. 앞서 아르헨티나는 지난달 4일 40%까지 금리를 끌어올렸다. JP모건의 신흥시장 통화지수(EMCI)는 5일 65.937로 1년4개월 만에 최저치를 또 갈아치웠다.

 

ECB의 긴축 기조가 남유럽에 경제위기를 촉발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탈리아 그리스 스페인 등 국가 부채가 높은 국가들이 경제위기 진원지로 지목되고 있다. ECB가 양적완화의 일환인 채권 매입을 중단하면 이들 국가 채권 금리가 급등해 이자 부담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블룸버그는 "그동안 ECB의 채권 매입으로 국채 금리가 낮게 유지돼 남유럽 국가들은 숨 쉴 구멍이 있었다"며 "양적완화가 갑자기 중단되면 이들 국가에 가해질 경제적 충격이 어마어마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현재 그리스와 이탈리아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 비율은 각각 180%와 130%로 유로존에서 제일 높다.

 

이탈리아와 신흥국들은 ECB의 양적완화 중단 방침에 극렬히 반발하고 있다. 최근 출범한 이탈리아 정부는 "ECB가 이탈리아 채권 매입을 줄이거나 중단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이탈리아 금리를 계속 끌어올리고 있다"고 비난했다. 페리 와르지요 인도네시아 중앙은행 총재는 이날 "(미국과 유럽의) 조치들이 다른 나라, 특히 신흥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지난 4일 우르지트 파텔 인도 중앙은행(RBI) 총재도 기고문을 통해 연준의 긴축 정책 속도를 늦출 것을 촉구했다.

 

[박의명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ㅡㅡㅡ

 

인도·브라질도 '긴축 발작'… 신흥국 통화 불안 확산

:2018-06-07

인도, 기준금리 4년 만에 인상

브라질 헤알화 2년 만에 최저

아르헨, 中에 통화스와프 SOS

 

미국 중앙은행(Fed)이 오는 12일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브라질 헤알화 가치가 2년여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인도는 자금 유출을 막기 위해 6일(현지시간) 4년5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올렸다. 아르헨티나는 지난달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한 데 이어 중국과 통화스와프(통화 교환) 확대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신흥국의 ‘긴축발작’(유동성 축소에 따른 금융시장 불안)이 확산되는 모습이다.

 

 

모하메드 엘 에리언 알리안츠 수석경제자문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아르헨티나와 터키 다음으로 브라질이 파괴적인 외환시장에 직면할 것인가”라고 반문하며 “최근 브라질의 통화 가치 하락이 중앙은행을 꽤 까다로운 위치로 몰아넣었다”고 지적했다.

 

브라질 헤알화 가치는 이날 달러당 3.85헤알까지 떨어지며(환율 상승) 2016년 3월 이후 최저치로 주저앉았다. 브라질중앙은행이 지난 5일 헤알화 가치 방어를 위해 외환스와프 시장에 15억달러를 썼지만 추락을 막지 못했다.

 

투자자들은 브라질 정부가 올 10월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재정 개혁을 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트럭운전사 파업에 따른 물류대란 여파로 물가 압력도 커지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아르헨티나와 터키 등 신흥국 통화가 요동치는 가운데 브라질 헤알화 시장에서 투매가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증권사 추천 해외상품 잔혹사… 투자자 '분통'

 

신흥국 금융시장 불안은 브라질만의 문제가 아니다. 인도중앙은행은 이날 4년5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다. 이에 따라 기준금리는 연 6.25%가 됐다. 인도가 기준금리를 높인 건 2014년 1월 이후 처음이다.

 

Fed의 기준금리 인상을 앞두고 신흥국들이 금리 인상 행렬에 동참한 것이다. 인도에 앞서 인도네시아와 터키도 자본 유출을 막기 위해 기준금리를 올렸다.

 

인도의 이번 기준금리 인상에는 루피화 가치 하락과 인플레이션 압력도 영향을 미쳤다.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인도 원유 가격은 올 4월 이후 12% 오른 반면 달러 대비 루피화 가치는 이 기간 3% 하락했다. 우르지트 파텔 인도중앙은행 총재는 “원유 가격 상승이 인플레이션 전망에 상당한 불확실성을 줬다”고 말했다. 인도는 외국자본 의존도가 높아 미국 등 선진국의 긴축정책에 취약하다는 점도 불안 요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