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펀드(해외)

증권사 해외부동산 재고 쌓인다.sell down 난항. 아일랜드 오피스 빌딩 .영국 쇼핑몰등.헤지비용상승등 여건어려운데도과당경쟁 가격상승.

Bonjour Kwon 2018. 10. 11. 08:50

"자비 털어 샀는데"…증권사 해외부동산 재고 쌓인다

2018.10.11

 

[머니투데이 전병윤 기자] [과당경쟁 빚어 무리한 인수, 기관투자자에 재매각 난항…자체 보유로 떠안아, 유동성 위험 확대 ]

 

"도매로 떼 온 물건이 시장에서 팔리지 않아 재고로 쌓이고 있습니다."

 

한 증권사 부동산투자 담당 임원은 10일 "증권사가 자체 자금을 동원해 매입한 해외 부동산을 국내 연기금·공제회·보험사 등 기관투자자에 셀다운(인수 후 재매각)하지 못해 떠안아야 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이같이 비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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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부동산 투자 열풍에 편승해 비싼 가격으로 매입했거나 투자 매력이 떨어지는 빌딩을 무리하게 사들였기 때문이다. 증권사는 우량한 투자처가 있으면 자기자본을 들여 펀드를 설정해 신속히 매수한 뒤 약간의 수수료를 떼고 연기금이나 보험사 등에 셀다운한다. 최근 2~3년 사이 투자 열풍이 분 해외 부동산도 마찬가지다.

 

증권사가 자본 여력이 넉넉해 내부 보유를 목적으로 셀다운을 시도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유동성 확보를 위해 재매각을 단행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런 구조에서 셀다운에 실패한다는 건 장기간 자금이 묶여 유동성 위험을 높이는 요소다. A증권사의 아일랜드 오피스 빌딩 투자와 B증권사의 영국 쇼핑몰 투자건이 장기간 셀다운에 난항을 겪고 있는 대표 사례로 꼽힌다.

 

한 자산운용사 해외부동산 펀드매니저는 "인기를 끈 미국 부동산 투자는 기준금리 인상으로 환헤지 비용이 늘어났고 런던, 파리 등 유럽은 과당경쟁에 따른 가격 상승으로 우량 투자처를 찾기가 더욱 힘들어졌다"며 "이런 상황에서 딜(deal)을 따고 보자는 식으로 불리한 조건으로 인수해 셀다운하려고 하니 국내 기관투자자들이 외면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해외 부동산 투자는 후발 주자들의 참여가 이어지며 과당경쟁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 실제 해외 부동산 투자는 여전히 증가세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해외 부동산펀드 신규 설정액(10일 기준)은 올 들어 6조2509억원으로 월 평균 6251억원을 기록 중이다. 해외 부동산펀드 열풍이 거셌던 지난해 월 평균 설정액(6340억원)과 엇비슷하다.

 

해외 부동산펀드 월 평균 설정액은 2015년 1868억원, 2016년 5443억원, 2017년 6340억원으로 급증하고 있다.

 

투자는 활발해지고 있지만 우량한 투자처는 품귀현상을 빚고 있다. 한 증권사 IB(투자은행) 부서 관계자는 "투자 매력이 높은 우량한 해외 부동산은 딜 소싱(투자처 발굴) 단계부터 연기금 등 기관투자자와 함께 진행하기 때문에 다른 투자자에겐 기회가 안 온다"며 "이런 상황에서 시장에서 셀다운 대상으로 풀린 투자처는 대부분 투자매력이 떨어진 경우가 많아 장기 미매각으로 남는다"고 전했다.

 

실제 다수의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판매하는 공모형 해외 부동산펀드 신규 설정액은 올 들어 단 1건, 556억원에 그쳤다. 그는 "공모형 해외 부동산펀드를 내놓으려면 무엇보다 수익률 안정성이 뛰어나야 가능하다"며 "지난해 하반기부터 공모펀드가 자취를 감춘 것도 과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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