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기관투자자

교직원공제회, 국내 첫 항공금융 투자 2013.07.24

Bonjour Kwon 2013. 8. 9. 07:25

700억들여 비행기 리스로 年7% 수익
중동계 항공사와 계약 체결

 

`저성장ㆍ저금리` 시대를 맞아 마땅한 장기 투자처를 찾지 못하는 상황에서 해외 최신예 항공기에 투자해 수익을 올리는 투자 기법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시도된다.

국내 최대 공제회인 교직원공제회가 국내 기관투자가로는 처음으로 해외 항공사의 항공기 도입 관련 투자에 나서 주목받고 있다.

교직원공제회 관계자는 24일 "대체투자 확대 차원에서 항공기에 대한 담보대출 투자에 나서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투자금액은 700억원이다. 항공기금융은 새로운 투자처로 각광받는 분야로 선진국에서는 이미 새로운 대체투자의 일환으로 자리 잡은 상태다. 보잉이 지난해 내놓은 전망에 따르면 향후 20년간 전 세계 항공기 시장 규모는 4조5000억달러에 달한다.

교직원공제회가 투자하는 자금은 최신 화물기 `보잉 777-200LRF` 2대를 구매하는 데 투입된다. 이 비행기는 중동계 항공사가 향후 12년간 임대해 사용하게 된다.

교직원공제회는 여기서 나오는 임대료를 매달 수령하는 형식으로 수익을 올리게 된다.

내부수익률(IRR)은 연 6% 안팎으로 예상된다.

교직원공제회 관계자는 "기존 대체투자 영역에서 벗어나 새로운 아이템을 찾던 중 항공기금융에 주목하게 됐다"며 "항공기의 경우 선박 등에 비해 자산가격 변동성이 크게 낮은 데다 장기 임대계약 체결에 따라 안정적인 수익 창출이 가능한 만큼 앞으로 항공기 금융을 더욱 확대하는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이 항공사는 초대형 항공기인 A380 도입 관련 파이낸싱을 국내 기관투자가들을 상대로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투자은행들이 구조화상품을 만들고 이 과정에서 각국의 ECA(수출신용기관), 상업은행, 항공기 제작사 등이 다양하게 참여한다. 일반적으로 선순위로 투자할 경우 연 4~5%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고, 후순위는 연 6~7%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항공기 특성상 기체 가격 이상으로 보험을 충분히 들기 때문에 후순위 투자자라도 손해를 볼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더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제까지 이 시장은 유럽ㆍ미국계 자본의 독무대나 다름없었다. 그러나 항공업의 중심이 아시아ㆍ중동으로 이전하고 있고 이들 국가의 항공기 발주가 늘어나며 투자자가 다변화되고 있다.

교직원공제회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항공기 투자에 나선 배경에는 갈수록 치열해지는 대체투자시장이 자리잡고 있다.

전통적 투자자산인 주식과 채권의 변동성이 크게 확대되면서 안정적인 자산운용을 원하는 연기금 입장에서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익률 확보가 가능한 대체투자를 확대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최근 국내 대다수 기관투자가가 앞다퉈 대체투자를 늘리면서 부동산 등 기존 대체투자의 수익률은 오히려 하강곡선을 그리고 있다. 자금이 몰리면서 대체투자에 나서는 기관들은 더 낮은 수익률을 감내해야 하는 것이다.

이처럼 장기 투자처를 찾고 있는 일부 기관투자가, 보험사도 이 시장에 관심을 보이고 있어 투자자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매년 1500대의 항공기 수요가 있고, 연간 시장 규모는 2250억달러 규모다. 이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지역이 아시아ㆍ태평양 지역으로 1조7000억달러다.

중동지역(4700억달러)을 합치면 2조달러가 넘는 시장이다. 반면 유럽, 북미 수요는 비중이 점차 감소하고 있다.



항공기 대체투자를 담당하는 케네스 강 딜로이트안진 상무는 "유럽은행들이 자본건전성 규제로 예전처럼 적극적으로 항공기 구매금융시장에 투자하지 못하고 있다"며 "상대적으로 낮은 위험도에 일정 수준 이상의 수익 달성이 가능해 새로운 투자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 <용어설명>

▷항공금융 : 항공사가 신규 항공기가 필요할 때 직접 구매하지 않고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한 후 SPC를 통해 다른 기관투자가들에게 항공기를 담보로 투자를 받는 금융리스의 일종이다. SPC는 구입한 항공기를 항공사에 임대해주고 받은 임대료로 조달한 자금에 대한 이자를 지급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