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화 3龍을 가다] 2008-10-20 02:56 동아
‘반토막’아파트 줄줄이… 中 부동산 거품 붕괴 ‘진앙’으로
중심지도 30∼40% 하락… “대출 못갚는 개인 많아”
떠나는 외국계 기업도 늘어… 中정부 대책 부심
《선전(深(수,천)) 홍콩 마카오는 일찌감치 개방을 통해 중화권 도시 중 외부와의 교류가 가장 활발한 ‘첨병(尖兵)도시’로 꼽힌다. 한때 중국의 성장을 이끌어오던 이들 지역에도 글로벌 금융위기의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제조업 중심지로 각광받던 선전은 중국발(發) 부동산 거품 붕괴의 ‘진앙’으로 손꼽히고 있다. 아시아 금융허브 홍콩도 금융업 비중이 크게 축소되면서 내년 초반까지 대대적 감원 바람이 불 것으로 전망된다. 도박과 컨벤션산업으로 유명한 마카오도 경기가 위축되고 있다. 이들 세 지역을 긴급 르포로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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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오전 선전 시 롄화산(蓮花山) 공원 정문. 선전에서 유일하게 중국 개혁 개방의 총설계사 덩샤오핑(鄧小平)의 6m 높이의 동상이 있는 이 공원의 정문 앞에는 ‘개혁 개방 30주년, 특구 지정 28년’이란 현수막이 내걸려 있다. 하지만 롄화산 공원 이외 시내 어느 곳에서도 축제 분위기를 느끼기 힘들었다. 선전이 부동산 가격 하락과 금융위기의 영향 등으로 진통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비용 상승 등으로 외국계 기업과 국내 기업들도 속속 선전을 떠나 ‘선치와이첸(深企外遷·선전 내 기업이 외부로 이주함)’이라는 말까지 생겼다.
○부동산 거품 붕괴 진원지로 전락
선전 푸톈(福田) 구에서도 선전만 너머로 홍콩이 보이는 빈하이(濱海) 구역은 최고의 주택지로 꼽힌다. 선전의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2005년 12월 이곳에서 분양한 ‘훙수시안(紅樹西岸)’ 아파트의 분양 가격은 m²당 7000위안. 지난해 7월에는 ‘부동산 거품’이 일어 3만3000위안까지 치솟았다. 불과 2년도 안 돼 분양가보다 4배 이상 오른 것. 하지만 최근에는 2만5000위안까지 떨어졌다. 낙폭은 크지 않지만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바다를 낀 대표적인 고급 아파트 가격이 떨어져 의외로 받아들여졌다.
부동산 감정평가 전문업체 DTZ의 우징(吳靜) 씨는 “선전에서 아파트 가격 폭락은 외곽 지역을 중심으로 올해 초부터 크게 나타나 현재는 외곽과 중심지를 가리지 않고 있으며 하락폭도 30∼40%에 이르고 있다”고 말했다.
바오안(寶安) 구의 타이화양광하이(泰華陽光海)는 지난해 m²당 1만5000위안에 분양했으나 최근 8000위안까지 떨어져 반 토막 났다.
올해 6월 선전의 한 블로거가 “선전의 돤궁(斷供·대출금 상환중단)이 1000억 위안이 넘는다”는 소문을 퍼뜨렸다. 그러자 선전 은행감독국이 개인부실 대출은 14억 위안에 불과하다고 진화에 나섰다.
선전 성신부동산 박경세 사장은 “미국 같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는 아니어도 집값 하락으로 은행 대출금을 갚지 못하고 끙끙 앓는 사람이 많다”고 소개했다. 선전의 부동산 침체로 중개업소와 직원 수도 올해 들어서만 40%가량 줄어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선전발 부동산 가격 하락이 전국 주요 대도시로 확산되자 각 지방정부가 장려금 지급 등을 통해 시장 활성화에 나섰으며 중앙 정부도 곧 대책을 내놓을 것으로 알려졌다.
○외국기업 45% “이주하거나 폐업”
8월 초 선전외국기업협회가 시 정부에 제출한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83.4%의 기업이 생산원가가 10% 이상 올랐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비용 상승으로 8.4%가 공장 문을 닫을 준비를 하고 있으며 36.3%는 다른 지역으로 옮겨갈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덧붙였다.
홍콩의 주(駐)광둥(廣東) 성 경제무역사무소의 량바이런(梁百忍) 주임도 “선전 등에 진출한 홍콩 기업과 함께 지난 1년간 두 차례 베트남과 캄보디아 시장 조사를 했다”며 “앞으로 2년 내에 20∼30%의 홍콩 기업들이 주장 삼각주에서 문을 닫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고 난팡두스(南方都市)보가 전했다.
중국 기업도 마찬가지로 선전을 떠나고 있다. 크리스마스트리 생산업체 400여 곳 중 도산하거나 중국 내 다른 지역으로 옮긴 기업이 최근 1년간 100곳이 넘었다.
올해 상반기 선전의 공업생산 증가율은 광둥 성 평균보다 3.8%포인트 낮다. 전국 평균보다 3.9%포인트, 지난해 동기에 비해서도 1.5%포인트가 각각 낮은 것.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진 것도 이 같은 배경에서다.
○선전은 변신 중
이런 상황에서 선전 시는 노동집약적인 단순 제조업 도시에서 첨단기술 산업도시로 탈바꿈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14일 선전 난산(蘭山) 구의 하이테크기술산업원에서는 쉬쭝헝(許宗衡) 시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유학생 창업원’ 개소식이 열렸다. 이 창업원은 미국 영국 일본 등 주요국의 투자관련 기관에 사무실을 무료로 제공한다.
또 22개 국가의 첨단기술 업체에 대해서는 2년간 무료, 이후 3년은 50%의 임대료로 제공한다. 이는 산업원에 입주한 중국 내 다른 기업이나 대학 부설 연구기관과의 교류를 편하게 하기 위한 것이다.
한인상공회 강희방 회장은 “창업원에는 베이징(北京)대 칭화(靑華)대 등 중국 내 유명 대학의 부설 연구소가 입주해 있고 여기에 외국의 벤처기업들을 유치해 선전을 첨단기술 도시로 바꾸는 산실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푸톈 구의 톈안수마청(天安數碼城)은 섬유 의복 중소기업들이 모여 있던 곳이었으나 지금은 디지털 정보기술(IT) 업체들이 모인 ‘선전의 실리콘밸리’가 됐다. 개혁 개방의 상징 선전 시는 부동산 버블 붕괴와 금융위기의 파고 속에서도 살아남기 위해 변신 중이다.
선전=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대교 개통돼 20분이면 연결
2020년 GDP 1조달러 청사진▼
홍콩 주룽(九龍) 반도의 한 컨설팅회사에 근무하는 홍콩인 조니 완 씨는 광둥(廣東) 성 선전(深(수,천))에 살며 출근한다. 같은 가격이면 선전에서 3배 이상 넓은 집에서 살 수 있는 데다 출퇴근에 1시간이 채 안 걸린다.
그가 사는 푸톈(福田) 구에서 지하철을 타고 10여 분만 가면 홍콩 메트로로 갈아타는 뤄후(羅湖) 역이 나온다. 홍콩 시민인 그는 전용통로를 통해 몇 초 만에 국경을 넘는다.
지난해 7월 1일 개통해 홍콩 서북단 위안랑(元朗)과 선전 난산(南山) 구 서커우(蛇口)를 잇는 길이 5.5km의 선전만 대교는 홍콩과 선전 간 이동 시간을 1시간 남짓에서 20분 이내로 줄였다. 서커우에서 홍콩은 만 너머로 훤히 눈에 들어올 만큼 가깝다.
홍콩이 1997년 중국에 주권이 반환된 후 인접한 홍콩-마카오 간 교류가 늘어나는 것은 물론 사실상 하나의 도시로 변하고 있다.
현재는 홍콩인들의 중국 진입 및 거주가 자유로워 홍콩에서 선전 등 광둥 성 각 도시로 출퇴근하거나 반대로 선전 등에 살면서 홍콩으로 출퇴근해 홍콩과 광둥 성을 오가는 유동인구가 한 해 2억 명을 넘는다. 홍콩 기업 5만 여 곳이 광둥 성에서만 1000만 명 이상의 중국인을 고용하고 있다.
홍콩 정부와 선전 시 정부는 2020년까지 두 도시를 통합해 경제 생활면에서 하나로 하는 통합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를 위해 선전만 대교 외에 2013년까지 광저우(廣州)∼선전∼홍콩을 잇는 고속철도를 개통하고 홍콩과 선전을 잇는 도로도 2010년까지 6개가 더 개통된다.
홍콩 첵랍콕 공항과 선전 바오안(寶安) 공항을 직통으로 연결하는 고속철도도 건설돼 17분 만에 주파하도록 할 계획이다.또 약 1300만 명의 선전 시민 중 200만 명에게 홍콩 자유통행 스마트카드를 발급하고 선전 학생들에게 홍콩의 상급학교에 진학할 수 있게 하는 내용이 들어있다. 홍콩과 선전이 통합하면 2020년 예상 국내총생산(GDP) 규모가 1조1000억 달러로 뉴욕(1조7800억 달러), 도쿄(1조4300억 달러)에 이어 세 번째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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