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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관 240㎞…SK 새먹거리 저유황유 쏟아내.SK에너지 울산공장 1조투자 탈황설비 내달 가동 하루 4만배럴 선박유 생산

Bonjour Kwon 2019. 12. 2. 08:57

 

2019.12.01

SK에너지 울산공장 가보니

 

고부가 에너지시장 정조준

 

SK에너지 직원들이 국내 최대 종합 석유화학 단지인 SK 콤플렉스에서 완공을 앞둔 `감압잔사유 탈황설비(VRDS)`를 둘러보고 있다. [사진 제공 = SK에너지] 지난달 27일 여의도 3배 크기(826만㎡)로 하루 84만배럴(1억3348ℓ)의 원유를 정제하는 SK 울산 콤플렉스(CLX)를 찾았다. 국내 최대 종합 정유·석유화학 단지인 CLX 내부에 들어서자 7만5000t의 공업용수가 저장돼 있는 거대한 인공호수가 나타났다. 인공호수 옆 `자가열병합발전소`를 지나 울산 CLX 2~4블록에 다다르자 파란 그물로 뒤덮여 아직 공사 중임을 알리고 있는 커다란 설비들이 눈에 띄었다. 내년 1월 준공을 앞두고 있는 SK에너지의 `감압잔사유 탈황설비(VRDS)` 공사 현장이다.

 

문상필 SK에너지 공정혁신실장은 "현재 대부분 공사가 마무리되고 가동 전 점검을 하고 있다"며 "내년 3월부터 본격적인 저유황유 생산이 시작될 것"으로 전망했다. SK에너지가 2017년 11월부터 1조원을 투자해 울산 CLX 내에 짓고 있는 VRDS 완공이 눈앞으로 다가왔다.

 

 

 

현재 준공률 98.3%로 2020년 1월 완공될 예정이다. 시범 가동을 거쳐 이르면 내년 3월부터 황 함량이 적은 저유황유를 본격적으로 생산하게 된다. 문 실장은 "저유황유 판매로 연간 2000억원, 시장이 좋을 경우 연간 3000억원의 수익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VRDS는 국제해사기구(IMO)가 2020년부터 시행하는 선박용 연료의 황 함량 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만든 고도화 설비다. IMO2020이 시행되면 선박유의 황 함량을 기존 3.5%에서 0.5%로 줄여야 한다. 고유황중유를 저유황중유로 대체하면 황산화물 배출량은 1t당 24.5㎏에서 3.5㎏으로 약 86% 감소한다. SK에너지는 IMO2020에 대응하기 위해 2017년 저유황유를 생산할 수 있는 VRDS 건설을 결정했다. 문 실장은 "환경규제에 대한 선제적 대응과 함께 친환경 제품 생산을 통해 사회적 가치 창출을 위한 투자를 단행한 것"이라고 말했다.

 

 

 

 

공사가 진행 중인 VRDS 현장에서는 돔 형태의 커다란 반응기와 64m 길이의 분리탑이 눈에 띄었다. 원유를 가열해 휘발유 경유 등을 분리하고 나면 황 함량이 높은 중질유가 남는다. CLX에서 생성된 중질유는 내년 1월부터 이 반응기로 이동된다. 고온·고압의 반응기 내부에 수소를 넣어주면 중질유를 이루고 있는 복잡하고 무거운 분자들이 깨지게 된다. 조각난 분자들이 기다란 분리탑으로 이동하게 되면 밀도에 따라 고부가가치 제품인 경유와 휘발유와 함께 황 함유량이 0.5%로 줄어든 저유황유가 만들어진다. 수소와 결합한 황은 옆에 위치한 후처리 시설로 이동한 뒤 황으로 분리돼 비료로 판매된다. 문 실장은 "하루에 만들 수 있는 저유황유는 약 4만배럴"이라며 "현재 저유황유 가격이 기존 고유황유보다 비싼 만큼 수익성 개선에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VRDS는 2008년 2조원을 투자해 가동한 제2고도화 설비 이후 SK에너지의 최대 석유 사업 프로젝트로 꼽힌다.

 

 

 

설비를 연결하는 배관 길이만 총 240㎞로, 북한산 백운대 높이의 287배에 달한다. 토목 공사를 위한 콘크리트 부피도 2만8000㎥로 레미콘 4700대가 운반할 수 있는 양이다. VRDS 건설에는 총 33개 업체가 시공에 참여 중이며 2018년 1월 공사 시작 시점부터 2020년 완공 시까지 하루 평균 1300명, 누적 총 88만명의 근로자가 투입된 것으로 추산된다.

 

[울산 = 원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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