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PEF

대형PEF,15조실탄…M&A`큰장`MBK·한앤컴·IMM·스틱등 대출활용·기관투자 유치땐 40조원가능 내년대기업구조조정주도.해외M&A핵심파트너

Bonjour Kwon 2019. 12. 12. 06:33

 

 

 

 

 

2019.12.11

 

◆ 진격의 PEF ◆

 

대형 사모투자펀드(PEF)가 잇따라 등장하면서 내년 국내 인수·합병(M&A) 시장이 뜨거워질 전망이다. 2004년 처음 도입된 후 15년 만에 `조 단위` 자금을 보유한 국내 PEF가 사상 처음으로 4개나 등장하기 때문이다. 최근 대기업들이 `선택과 집중`을 위해 계열사나 사업부 매각에 나서고 있어 PEF들이 대기업 구조조정 도우미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1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이후 자금 모집을 완료했거나 진행 중인 블라인드 PEF(투자 대상을 미리 정하지 않은 펀드)는 총 4개다. 국내 최대 PEF 운용사인 MBK파트너스는 최근 42억달러(약 5조원) 규모를 1차 모집한 데 이어 내년 초까지 기관투자가 자금을 추가 유치해 최대 65억달러(약 7조7300억원) 규모 5호 펀드 조성을 완료할 예정이다.

 

 

 

한온시스템, 쌍용양회 등 굵직한 제조업체를 보유한 한앤컴퍼니는 지난 9월 3조8000억원 규모 3호 펀드 조성을 마쳤다.

 

국내 기관투자가 자금을 가장 많이 굴리는 것으로 알려진 IMM프라이빗에쿼티(PE)는 지난 11월 말 기준 1조9000억원 규모를 모집한 데 이어 내년 초까지 추가로 자금을 모집해 2조2000억원 규모 로즈골드 4호 펀드 조성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스틱인베스트먼트는 이미 1조2100억원 규모를 모집한 스페셜시추에이션(SS) 2호 펀드를 내년 초까지 1조5000억원으로 늘린다는 복안을 갖고 있다.

 

이들 4곳 운용사의 신규 펀드 규모는 최대 15조2300억원에 달한다. 한 IB 관계자는 "저금리 장기화에 지친 국내외 기관투자가들 자금이 높은 성과를 거두고 있는 PEF에 쏠리고 있다"며 "국내 M&A 시장에서 대기업이 쏟아내는 구조조정 성격의 매물을 소화할 여력을 갖추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들 조 단위 PEF는 기업 인수 과정에서 대출을 활용하는 한편 국내외 기관투자가의 공동 투자자금까지 추가 유치가 가능해 실제 기업 인수 가용자금은 40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게 업계 분석이다.

 

여기에 글로벌 PEF운용사 KKR, 칼라일그룹, 블랙스톤, 베인캐피털, TPG캐피털,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 등도 국내 기업 인수 기회를 엿보고 있어 PEF 간 기업 인수전이 보다 치열해질 전망이다. 무엇보다 국내에 근거를 두고 세금 역시 국내에 납부하는 조 단위 PEF가 늘어났다는 점은 고무적인 일이다. 국내 단일 PEF 중 조 단위 펀드는 2016년까지 MBK파트너스 1·2·3·4호 펀드와 한앤컴퍼니 2호 펀드, IMM 로즈골드 3호 등 총 6개에 불과했다. 그만큼 국내 PEF 운용사 저변이 확대된 것으로 풀이된다.

 

[한우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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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넘치는 토종PEF…내년 `보험사·대기업 매물` 소화 거뜬

 

MBK파트너스 등 토종 빅4

저금리에 지친 돈 끌어모아

`기업 사냥꾼` 편견도 줄어

KKR 등 글로벌PEF와 경쟁

 

롯데·CJ 관련 딜도 많을 듯

◆ 진격의 PEF ◆

 

 

"내년 인수·합병(M&A) 시장은 완전히 `셀러스 마켓(Seller`s Market·판매자 우위 시장)`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투자처를 찾지 못한 자금이 사모펀드(PEF) 운용사에 몰려들고 있지만 또 마땅한 매물이 없으니…."

 

11일 한 사모펀드 운용사 대표는 한숨을 쉬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실탄은 충분히 장전했는데 솔직히 노리고 싶은 사냥감들이 눈에 보이지 않는다"며 "구조조정을 추진하는 기업들은 M&A 시장에 유동성이 넘칠 내년을 이용하는 것이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요 PEF의 신규 모집 펀드 규모만 15조원이 넘고, 주요 기관투자가의 자금 역시 PEF로 몰리면서 `시장의 소화력`을 우려해 나오지 않았던 구조조정 매물이 내년에는 시장에 흘러나올 가능성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내년에도 대기업들이 계열사나 사업부를 매각하는 거래가 빈번할 전망이다. 우선 공정거래를 강조하는 정부의 정책 기조가 뚜렷하고 더구나 내년에는 총선이 있기 때문에 공정거래 문제로 지적을 받아온 일부 기업은 이러한 문제 해결 차원에서 사업 부문을 떼어내거나 계열사를 시장에 내놓을 가능성이 높다.

 

또 포트폴리오를 다시 짜고자 하는 대기업 내부 수요도 상당해 유동성이 넘치는 시장의 기회를 활용하려는 곳도 많을 것으로 예측된다. 시장 참여자들은 대기업으로 지정된 60개 그룹 중 롯데와 CJ와 관련한 딜이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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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은행(IB) 전문가들은 푸르덴셜생명 매각 작업을 시작으로 내년에는 금융사 M&A 시장이 가장 활기를 띨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금융지주사들이 대부분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를 목표로 하고 있기 때문에 금융지주들이 `알짜 매물`을 놓고 경쟁할 가능성이 높다. 이 과정에서 금융지주들은 PEF와 협력하기도 하고 경쟁하기도 할 것으로 보인다. 일단 푸르덴셜생명을 누가 가져가느냐에 따라 이후 대진표가 완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하나금융은 푸르덴셜생명 인수전에 참전하지 않고 더케이손해보험을 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연내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작업에 실패한 KDB생명 매각 작업도 내년에는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PEF 관계자는 "한국에서 활약 중인 외국계의 드라이파우더(소진 가능한 펀드의 유휴 자금)까지 고려하면 내년은 2004년 PEF 시장이 태동한 이후 유동성이 가장 넘치는 시기라 봐도 무방할 것"이라며 "다만 비싼 값어치를 지불하고 살 만한 매물이 국내에서 나올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미 국내 M&A 시장에서 대형 매물은 대부분 국내외 사모펀드들이 주도하고 있다. 11일 현재 레이더M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올 들어 국내외 PEF가 사들인 1000억원 이상의 매물은 총 28건이었다. 거래 규모만 따지면 13조915억원에 달하는 수준이다. MBK파트너스·우리은행 컨소시엄이 인수한 롯데카드 지분 가격이 1조3811억원으로 가장 높았다. IMM프라이빗에쿼티(PE)와 블랙스톤이 사들인 린데코리아와 지오영의 경영권 거래도 1조원을 뛰어넘었다. 연말까지 진행되고 있는 거래 역시 PEF의 독무대다.

 

 

 

지난달 새 주인이 정해진 SKC코오롱PI 본입찰 과정엔 MBK파트너스와 한앤컴퍼니, 글랜우드PE 등 국내 대형사들만 참여했다. LG그룹에서 시스템통합(SI) 업무를 담당하는 LG CNS 소수지분 인수 대상도 맥쿼리PE로 확정됐다. 당시 맥쿼리와 막판까지 경쟁을 펼친 원매자도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였다.

 

이 밖에 LG그룹의 서브원(어피너티PE), 롯데손해보험(JKL파트너스), 애큐온캐피탈(베어링PEA) 등이 사모펀드의 품에 안긴 바 있다. 대기업들의 구조조정과 사업 재편 과정에 PEF가 참여하는 게 `흔한 일`이 된 것이다.

 

회계법인 관계자는 "예전에 비해 사모펀드에 대한 편견이 많이 사라졌다"며 "PEF들이 지닌 경영 효율화, 사업 확장 전략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대기업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내년에 PEF가 인수 주체로 나서는 사례가 더욱 많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연초 이후 국내 대형 PEF들의 펀드 레이징 규모가 무려 15조원을 넘어서기 때문이다.

 

[김기철 기자 / 강우석 기자]

PEF, 국내기업 해외M&A 때 `조력자`→`핵심 파트너

단순 자금지원 역할 탈피

강화된 해외네트워크 활용

이젠 직접나서 매물 찾아와

전략적 투자자와 `공동전선`

◆ 진격의 PEF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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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표 경영 참여형 사모펀드(PEF)인 스틱인베스트먼트는 2014년부터 `스틱·CJ 글로벌 투자 파트너십 펀드(코파펀드)`를 조성해 CJ그룹의 외국 진출 도우미로 활약했다.

 

당시 국민연금을 통해 총 5000억원을 조달했던 스틱인베스트먼트는 CJ그룹의 국외 인수·합병(M&A)에 3223억원을 지원사격했다. 이를 통해 CJ는 중국과 베트남에 물류 거점을 새롭게 마련했고, 브라질 식품 소재 기업을 인수하는 데도 성공했다. 스틱인베스트먼트 관계자는 "당시 국외 M&A에 관심이 높았던 CJ그룹과 함께 성공적인 사례를 만들었다"며 "최근에는 특정 대기업과 연계한 코파펀드를 조성해 놓진 않았지만 현재 블라인드펀드를 바탕으로도 언제든지 국내 기업을 도와 외국 진출을 지원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도용환 스틱인베스트먼트 회장은 올해 블라인드펀드 모집 이후 내년에는 국외 투자만을 위한 5억달러(약 6000억원) 규모 블라인드펀드를 조성해 국내 PEF의 외국 진출과 국내 기업의 외국 진출을 돕는 자본 수출 시대를 도모할 방침이다.

 

1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형 PEF가 조달한 15조원 중 일부는 스틱·CJ의 `코파펀드`와 같이 국내 대기업의 외국 진출에 지렛대 역할을 하게 될 전망이다. 특히 그간 PEF가 국내 기업의 외국 진출에 재무적투자자(FI)로서 자금 지원 조력자 역할만 했다면, 앞으로는 PEF가 쌓은 네트워크를 통해 매물을 찾아 국내에서 전략적투자자(SI)인 대기업을 구해 외국 진출을 모색하는 `파트너형` 국외 M&A도 만들어질 전망이다.

 

 

 

한 사모펀드사 대표는 "그간 PEF는 국민연금과 각종 공제회 등 국내에서 조달한 자금을 통해 국내 회사에 투자하는 데 집중해 왔지만, 앞으로는 국외 펀드 레이징뿐만 아니라 외국에 직접 투자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며 "10여 년간 쌓은 IB 네트워크뿐만 아니라 직접 기업에 투자해 해당 기업의 수출 경쟁력 향상을 도모하는 과정에서 기업계 네트워크도 강화된 점이 보다 많은 가능성을 열어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국내 기업도 믿을 수 있는 국내 PEF와 손잡고 외국에 진출하면서 리스크와 미래 과실을 함께 공유하는 파트너 형태의 진출이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도 많은 대기업이 PEF와 손잡고 외국 진출·투자에 성공한 바 있다. 대표적 성과는 올해 최종 인수를 확정한 KCC의 미국 실리콘업체 모멘티브 인수다.

 

[진영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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