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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률 뚝·집값만 껑충` 부작용에…마이너스금리접은 스웨덴. 초기물가·성장률 개선되었으나. 부동산과열가계폭증 ECB·일본 등 금리 올릴지 주목

Bonjour Kwon 2019. 12. 21. 08:40

 

2019.12.21

스웨덴, 기준금리 -0.25%→0%…5년 마이너스 금리 끝나

 

디플레이션 현상 극복 위해

세계 첫 마이너스 금리 도입

 

초기에는 물가·성장률 개선

시간 지나며 부동산 과열돼

가계빚 소득의 1.8배로 폭증

 

ECB·일본 등 금리 올릴지 주목

 

사상 처음 '마이너스 금리' 시대를 연 스웨덴이 5년여 만에 종료를 선언했다. 스웨덴 중앙은행인 릭스방크는 19일(현지시간) 기준금리인 7일물 환매조건부 채권(RP) 금리를 종전 -0.25%에서 0%로 0.25%포인트 올렸다. 2015년 2월부터 마이너스 금리를 시작한 스웨덴이 결국 통화정책 실험에 마침표를 찍은 셈이다.

 

마이너스 금리의 원조인 스웨덴이 제로 금리로 복귀함에 따라 글로벌 마이너스 금리 종료의 도미노가 시작될지 주목된다. 현재 주요 중앙은행 가운데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펴고 있는 곳은 유럽중앙은행(ECB)과 일본, 스위스, 덴마크 등이다.

 

스웨덴의 금리 인상은 마이너스 금리 장기화로 가계와 기업의 경제 행위를 왜곡한다는 우려가 제기됐기 때문이다. 실물경기 회생을 위해 과감한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단행했지만 결과는 좋지 않았다.

 

 

 

유럽연합(EU) 통계기구인 유로스타트에 따르면 스웨덴의 경제성장률은 2015년 4.4%에서 2016년과 2017년 각각 2.4%로 떨어졌다. 지난해 2.2%까지 하락한 성장률이 올해는 1.2%까지 내려앉을 것으로 보인다. 인플레이션 부양 효과도 기대에 못 미쳤다. 스웨덴의 인플레이션은 1.7%로 목표치(2%)에 미달했다.

 

모하메드 엘에리언 알리안츠 수석경제자문은 블룸버그에 "이번 결정은 마이너스 금리 등 비전통적 통화정책에 장기간 의존하면서 의도하지 않은 결과가 초래된 것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이번 릭스방크 회의에서 참석 위원 6명 중 2명은 금리 상향을 유보해야 한다고 금리 인상에 반대표를 던졌다. 이에 따라 당분간 추가 금리 인상 여부는 불투명하다. 스웨덴의 금리 인상 결정이 전해지자 다른 중앙은행도 기준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면서 국채 금리가 상승세를 보였다. 독일과 영국의 국채 10년물 금리가 각각 1bp, 3bp(1bp=0.01%포인트) 올랐다.

 

 

 

 

스웨덴 중앙은행인 릭스방크는 2015년 초 디플레이션 현상을 극복하기 위해 2009년 예치금에 -0.25%를 적용해 세계 최초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도입했다. 당시 기준금리인 7일물 환매조건부 채권 금리를 마이너스로 내렸다. 이후 5년 가까이 마이너스 금리 체제를 유지했다.

 

그러나 마이너스 금리 체제에서도 스웨덴 경제성장률은 해가 갈수록 둔화됐다. 또 인플레이션도 여전히 목표치에 못 미치고 있으며 산업생산 역시 2012년 최저 수준이고, 기업신뢰도도 악화됐다. 릭스방크는 마이너스 금리의 부정적 영향을 외면할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선도적인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펼쳐온 릭스방크가 금리의 '서브제로'를 포기한 것은 부동산 가격 상승과 이에 편승한 부채 급증이라는 부작용 탓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스웨덴 부동산지수가 2015년 1분기 621에서 지난 3분기 798로 30% 가까이 급증했다. 주택시장을 중심으로 부동산시장이 과열되면서 가계 부채는 가처분소득의 1.8배를 넘어섰다. 스테판 잉베스 릭스방크 총재는 "주택시장이 금융 안정과 경제에 모두 리스크를 키우고 있다"고 밝혔다.

 

 

 

 

부채 규모도 급증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스웨덴의 민간 부채는 지난해 말 기준 GDP의 285.7%에 달했다. 캐피털이코노믹스의 데이비드 옥슬리 유럽 이코노미스트는 CNN에 "릭스방크의 이번 결정은 마이너스 금리 제도를 둘러싼 부정적인 평가를 드러내는 단면"이라고 말했다. 모하메드 엘에리언 알리안츠 수석경제자문은 초저금리 장기화에 따른 대표적 부작용과 관련해 "가계의 저축 기피, 비은행권의 과도한 위험 부담 조장, 좀비기업 존속으로 인한 성장 잠재력 약화, 자원의 비효율적 배분 등이 있다"고 설명했다.

 

저금리 대출이 남발되면서 한계 기업들이 속출돼 경제 전반의 체질도 약해졌다. 국채 금리가 제로 이하에 머물면서 연기금과 보험사들이 부채 이자를 갚기 위해 더욱 큰 리스크를 감당해야 하는 처지에 몰리기도 했다. 마이너스 금리가 지속되면 연기금과 보험사들은 수익성 향상을 위해 채권 등 안정적인 투자에서 벗어나 위험성이 높은 자산에 베팅할 수밖에 없다.

 

 

 

결국 해당 금융기관 고객들 역시 고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율리치 루크만 코메르츠방크 통화전략가는 로이터통신에 "릭스방크가 수년간 확장적인 통화정책을 편 뒤 백기를 든 중앙은행의 대표적인 사례"라고 말했다.

 

관심의 초점은 역시 마이너스 금리를 운용 중인 ECB와 일본은행(BOJ) 등 주요국 중앙은행의 향후 행보다. 스바스테인 갈리 노르디아애셋매니지먼트 전략가는 WSJ에 "릭스방크의 이날 발표를 바탕으로 보면 마이너스 금리 시대는 끝났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반론도 있다. 이와시타 마리다이와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유로존과 일본은 여전히 불안한 경기 모습"이라며 "ECB나 BOJ가 당장 추종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말했다.

 

주요 국가들의 통화정책 흐름이 '완화'에서 벗어나는 기류로 바뀌는 조짐이 일자 신흥시장이 타격을 피할 수 없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날 WSJ는 시장조사업체 딜로직을 인용해 올 들어 신흥시장 기업들이 발행한 정크본드 규모가 1180억달러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또 내년에도 이 같은 급증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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