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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건설 매물 쏟아지는데…대기업은 `뒷전` PEF만 `군침`

Bonjour Kwon 2013. 9. 23. 15:40

STX·동양 등 알짜계열사 매물 주목…쌍용건설·중소형 증권사도 관심많아

2013.09.22 18:10:15 입력, 최종수정 2013.09.23 08:10:54

◆ 최대 20조원 M&A전쟁 ◆

 

 

2008년 리먼발 금융위기 이후 경제 저성장 기조가 고착화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들 매물이 일제히 쏟아져 나오고 있다. 경기회복만을 기다리며 버텨 오던 우리 기업들이 한계상황에 직면하며 더 이상 버틸 수 없게 되자 계열사 매각이라는 최후의 카드를 사용하게 된 것이다. 지난해 웅진그룹 사태 이후 시작된 기업구조조정형 딜은 마지막 종착역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이 외에도 건설, 증권 등 업황이 최악을 달리고 있는 업종에서 매물이 지속적으로 쏟아져 나오고 있는 모습이다.

 

2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동양, STX 등 구조조정 대기업집단 관련 매물은 물론 쌍용ㆍ동아ㆍ벽산건설 등 건설업종, 이트레이드ㆍ리딩투자증권 등 증권업종 기업들이 일제히 매물로 나와 있는 상황이다.

 

한 M&A 업계 관계자는 "최근 대한해운, 웅진그룹 계열사 등 구조조정 기업에 대한 M&A가 시장에서 인기를 얻으며 `흥행몰이`에 성공한 바 있다"며 향후 기업 구조조정발 M&A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경기가 불황인데 정작 이들 기업에 대한 M&A가 활발하게 이뤄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비결은 급성장하는 사모투자펀드(PEF) 시장에 그 답이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04년 출범한 국내 PEF 규모는 약정액 기준 2005년 말 4조7000억원에서 지난달 말 42조5000억원으로 9배나 늘어났다. 이렇듯 M&A 업계의 새 먹거리 발굴이 한창인 가운데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STX, 동양 등 일부 대기업그룹의 구조조정 작업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현금 확보가 시급한 이들 그룹이 채권단의 강력한 요구로 알짜 사업부문 매각에 나서면서 `가뭄 끝 단비`가 될 수 있다는 기대에서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촉발된 조선ㆍ해운 업황 부진으로 위기를 맞은 STX그룹은 STX팬오션과 STX조선해양의 해외 조선소인 STX프랑스ㆍSTX핀란드ㆍSTX다롄조선 매각 작업이 진행 중이다.

 

일본 오릭스가 최대주주인 STX에너지는 발전 및 태양광 사업을 영위하는 알짜 회사로 군침을 흘리는 기업들이 많다.

 

이미 STX에너지 매각주관사로는 크레디트스위스(CS)가 선정돼 실사작업이 진행 중이다. STX에너지는 그룹 구조조정 와중에도 올 상반기 5864억원의 매출과 300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올 상반기 말 기준 STX에너지의 총자산은 1조2277억원인데 이 중 6615억원의 금융부채를 뺀 5662억원이 실질적 장부가치로 파악돼 이번 딜을 주관할 경우 상당 규모의 수수료를 기대할 수 있다.

 

동양그룹 역시 구조조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재 동양과 관련해 진행 중인 딜은 동양매직ㆍ동양파워 일부 지분 및 레미콘공장 매각과 동양증권ㆍ동양시멘트 자산 유동화 등인데 자산가치 산출을 위해 회계법인이 참여한 것 말고는 대부분 주관사 없이 딜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 중 동양매직 딜의 경우 매각가격이 2500억원 규모에 달할 것으로 업계에서는 내다보고 있다. 단연 동양관련 M&A 관심사는 동양이 채권단 요구로 인해 핵심 계열사인 동양증권 매각에 나설지 여부다.

 

기업구조조정형 매물은 건설업, 증권업 등 불황이 극심한 업종군에서도 쏟아져 나오고 있다.

 

매물이 가장 많이 나와 있는 업종은 건설업이다.

 

해외건설 분야에서 강점을 지니고 있는 쌍용건설은 최근 캠코에서 채권단으로 보유지분이 이관되면서 매각을 지속적으로 타진하고 있는 모습이다. 쌍용건설 공동 매각주간사인 우리투자증권과 삼정회계법인은 23일자 주요 일간지에 외부 투자 유치 공고문을 내고 매각 작업을 재개했다.

 

동아건설도 대주주인 프라임그룹이 회생을 위해 최근 매각에 나섰다. 동아건설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관련 우발채무가 과거보다 현저히 줄어든 상황인 데다 과거 리비아 대수로 공사를 성공시키며 중동 신화를 연출했던 동아건설의 `이름값`도 구매자들의 구미를 당기게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법정관리를 밟고 있는 벽산건설은 오는 27일 매각 본입찰을 실시할 예정으로 향후 매각 성사 여부에 대해 업계의 관심이 높다. 건설업종에서는 이외에도 동양건설ㆍ범양건영ㆍ남광토건ㆍLIG건설 등이 매물로 나와 있는 상황이다.

 

주식시장 침체, 거래대금 감소 등 만성적인 불황을 겪고 있는 증권사들도 중소형사를 중심으로 다수 매물이 나와 있다. 아이엠투자ㆍ리딩투자ㆍ이트레이드증권 등이 매물로 나와 있다.

 

이 중 아이엠투자증권은 조중식 전 한진건설 회장 장남 조현호 회장이 이끄는 CXC캐피탈을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해 최종 매각을 조율 중이다. CXC캐피탈은 24일 33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실시해 아이엠투자증권 인수를 위한 실탄을 장전할 예정이며 정밀실사가 끝나는 대로 아이엠투자증권을 인수할 전망이다.

 

[한우람 기자 / 오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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