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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F는 소화불량? 매각 난항에 국민연금 `구원투수` 기대

Bonjour Kwon 2013. 9. 23. 15:43

2013.09.22

◆ 최대 20조원 M&A전쟁 ◆

 

 

 

사모투자전문회사(PEF)가 국내 인수굛합병(M&A) 업계를 흔들 만큼 큰손으로 부상했지만 일각에서는 `소화불량`에 걸렸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2005년 사모펀드가 국내에 탄생한 이후 비약적으로 성장하면서 많은 기업을 집어삼켰지만 이를 다시 재매각하는 투자회수(Exit굛엑시트) 작업이 큰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국민연금 등 국내 대형 연기금은 PEF가 팔지 못하는 기업들을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에 사들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대부분 PEF들의 투자기간은 5년 안팎이다. 초창기에 설정된 사모펀드들의 만기가 임박하면서 투자회수에 나서야 하는 시점이 돌아온 것이다. PEF들은 자금을 지원해준 투자자들에게 투자금에 추가 이익을 되돌려주고 펀드를 청산해야 하는 구조를 갖고 있다.

 

 국내 대표 PEF인 MBK파트너스(MBK)의 경우만 봐도 투자회수가 만만치 않다. MBK는 지금까지 총 3개 블라인드 펀드(투자 대상을 정하지 않고 펀드를 만든 다음 투자 대상을 물색하는 방식)를 만들어 인수가 완료되지 않은 ING생명보험 한국법인을 제외하고 총 19곳에 투자했다.

 

 이 중 우리캐피탈(옛 한미캐피탈), 중국 기업 루예제약, 대만 갈라TV, KT렌탈(옛 금호렌터카) 등 4곳은 매각을 통해 투자자금을 회수했다. 여기에 매각 계약을 체결했지만 당국 승인을 받지 못해 지연되고 있는 대만 유선방송사 차이나네트워크시스템즈까지 포함하면 총 5곳이 투자 회수된 셈이다. 하지만 나머지 기업들의 상황은 녹록지 않다.

 

 특히 2005년 9월에 등록한 1조원 규모 블라인드 펀드 1호 청산을 위해 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체 씨앤엠(C&M), HK저축은행을 매각해야 하지만 쉽지 않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맥쿼리 계열 PEF 맥쿼리코리아오퍼튜니티즈운용(맥쿼리)과 공동으로 투자한 씨앤엠의 경우 골드만삭스를 매각 주간사로 선정하고 하반기에 본격적으로 매각에 나설 계획이었다. 하지만 현재 마땅한 인수자가 없어 답보상태다. 유력한 인수 후보자로 꼽혔던 CJ와 태광이 모두 총수의 구속사태로 대형 M&A 작업을 추진하기가 어려운 여건이기 때문이다. 이런 연장선에서 MBK가 C&M을 분리 매각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MBK측은 "분리매각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PEF들의 출구전략이 지지부진한 틈을 노려 국민연금은 PEF가 보유한 기업을 싸게 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국민연금 고위 관계자는 "사모펀드들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많은 기업들을 사들였는데 시장이 좋지 않아 엑시트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가격만 크게 떨어진다면 국민연금이 직접 기업을 매입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손일선 기자 / 신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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