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운용.사고 소송등

5300억 獨헤리티지DLS.손실 확정 위기.싱가포르운용사 반자란펀드기초자산 DLS 상품.독.싱가폴 해당시행사관련 경고에도,`독이든사과 판것

Bonjour Kwon 2020. 2. 4. 07:26

 

2020.02.04

작년부터 환매 연장해왔지만

싱가포르운용사, 자산매각나서

조기 현금화땐 손실 불가피

 

작년 7월 만기 연장 사태가 불거진 독일 헤리티지 파생결합증권(DLS)의 현지 시행사가 자산매각에 실패하면서 권한위임 절차를 거쳐 운용사가 직접 자금회수에 나서기로 했다. 시행사 투자자산 규모와 시장가치가 불투명한 상황이기 때문에 독일 헤리티지 DLS 사태는 단순한 원리금 지불 연기를 넘어 투자자 원금손실 사태로 번질 우려도 제기된다.

 

싱가포르 반자란운용은 지난달 29일 국내 판매사와 만나 독일 헤리티지 DLS에 대해 시행사 파산이나 포괄적 권한위임(PoA) 절차에 따른 자산매각을 진행할 것을 제안했다.

 

 

 

지금까지는 만기 연장을 통해 시간을 벌어놓고 현지 시행사가 자산매각을 진행할 방침이었으나 또다시 원리금 지불이 유예되자 이번에는 시행사에 자산매각을 위한 기간을 주는 대신 아예 운용사가 조기 매각에 나서 현금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앞서 신한금융투자에서 판매한 독일 헤리티지 DLS 상품이 지난달 31일 세 번째 만기를 맞았으나 원리금 지급이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독일 헤리티지 DLS 신탁은 싱가포르 운용사 반자란이 운용하는 펀드를 기초자산으로 형성된 상품으로 해당 펀드가 특수목적법인(SPC) 발행 전환사채(CB)에 투자하고, SPC가 현지 시행사인 저먼프로퍼티그룹(GPG)에 부동산 담보대출을 제공하는 구조다. GPG는 독일의 오래된 건물 등을 사들여 고급 아파트로 재개발하는 사업을 통해 고수익을 제공하겠다며 투자자를 모집했다. 지난해 7월 이후 국내에서 총 5278억원어치가 팔렸고, 이 중 만기 상환된 금액은 206억원에 불과하다. 만기가 됐는데도 상환하지 못하고 연장된 금액만 2586억원에 달한다.

 

 

 

 

더구나 매일경제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국내에서 상품이 판매되기 전 영국과 싱가포르 금융 당국이 공식적으로 현지 시행사 신용에 의문을 제기한 데다 독일 현지매체도 해당 시행사가 사기·횡령·자금세탁 등 비행을 저지른 정황에 대해 보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문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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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헤리티지DLS` 손실 위기

 

현지 부동산 개발 시행사에

英당국 "무허가 금융서비스"

독일선 자금세탁 의혹 일어

싱가포르 투자경계 목록 포함

 

국내판매사, 뒤늦게 문제 인지

"리스크 관리 못해" 비판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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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통화청(MAS)이 홈페이지에 제공하는 투자자 경계 목록에 독일 헤리티지 DLS 시행사 `돌핀트러스트`를 검색하자 예전 이름인 `돌핀캐피털`이 검색 결과에 나타난 모습. [MAS 홈페이지 캡처]

 

국내 증권사와 은행 등 판매사들이 독일 헤리티지 파생결합증권(DLS)을 판매하기 전에 독일 현지는 물론 영국, 싱가포르 금융당국에서 해당 부동산을 개발하는 시행사가 사기·횡령 및 자금세탁 등 각종 비행을 일삼은 의혹에 대해 강한 경고를 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국내 판매사들은 이를 인지하지 못한 채 판매에 나서 리스크관리를 소홀히 했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워졌다. 독일 현지 매체는 2016년 6월부터 2017년 12월까지 해당 시행사가 독일 현지에서 벌인 사기 행각이나 자금세탁 의혹을 집중적으로 파헤쳐 보도했다.

 

독일 게를라흐 리포트는 이 기간 시리즈 연재를 통해 시행사인 돌핀트러스트(현 저먼프로퍼티그룹(GPG))의 재무상황 악화 정황, 부동산 구매 여부를 둘러싼 의혹, 펀드 투자자금이 최고경영자(CEO) 가족이 운영하는 회사로 흘러 들어갔을 가능성 등을 제기했다.

 

 

 

 

이 매체는 2016년 6월 '사기-펀드 투자액은 어디에 있나?'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현재까지 중국인 투자자 3000명 등 아시아에서 1억6500만유로의 자금이 돌핀트러스트에 들어갔지만 이를 통해 구입한 부동산이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추정된다"는 조사 결과를 보도했다. 그해 11월에는 '1억6500만유로 돌핀 사기'라는 기사를 통해 "돌핀트러스트의 사업 모델은 거대한 사기 모델"이라며 "2014년 돌핀캐피털(현 GPG)은 6억8832만유로의 자산을 가지고 있었으나 2016년 10월 말 대부분 사라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12월에는 '몬테네그로의 미신고 비밀 계좌' 등 기사를 통해 찰스 스메서스트 돌핀트러스트 회장이 투자 자금을 빼돌려 횡령한 의혹에 대해 집중 보도했다. 돌핀트러스트의 투자금이 아내 마누 렌츠가 운영하는 패션회사에 투입된 정황이 있다는 것이다. 또 이 매체는 "스메서스트 회장이 조세 회피처인 몬테네그로 비밀 계좌에 적어도 1000만유로 이상의 탈세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며 "그가 돈세탁을 통해 자금을 빼돌리고 고의적인 파산을 일으키고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전에도 2014년 12월 영국 금융감독청(FCA)은 돌핀트러스트가 영국에서 무허가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는 경고문을 게재한 바 있다. FCA는 "무허가 회사를 다루는 것을 특별히 경계해야 하는 이유와 사기범들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 방법을 알아보라"며 이같이 경고했다.

 

 

 

무허가 기업에 투자했다 일이 잘못되면 금융 옴부즈맨 서비스나 금융 서비스 보상 체계(FSCS)의 적용을 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돌핀트러스트는 2015년 5월 싱가포르통화청(MAS)이 홈페이지에 게시하는 투자자 경계 목록에도 포함됐다.

 

국내 판매사는 싱가포르 운용사인 반자란이 출시한 펀드를 기초자산으로 DLS 상품을 발행했는데 싱가포르 운용사와 국내 판매사가 모두 이 같은 기본적인 리스크 관리에 실패한 것이다.

 

국내 독일 헤리티지 DLS 신탁 상품이 처음 출시된 시점은 2017년 5월로 판매사가 시행사에 대해 철저히 검증하는 과정이 없었다는 점에서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독일 현지 시행사의 업력, 신용상태, 재무적 상황 및 CEO 검증을 시행했어야 하는데 해당 시행사에 대해 인터넷 검색만 해도 나오는 사실을 걸러내지 못한 것이다.

 

국내 모 판매사는 "2017년 당시 돌핀트러스트에 대한 독일 현지 평가기관 3곳의 공식 신용등급은 '양호'였다"며 "현재 운용사와 함께 투자금 회수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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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獨 헤리티지 DLS 판매 금융사, `독이 든 사과` 판 것 아닌가

 

입력 2020.02.05 00:01

 

국내에서 5000억원 넘게 팔린 독일 헤리티지 파생결합증권(DLS) 상품의 원리금 상환이 미뤄지면서 투자자들의 원금 손실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번 사태가 현실화할 경우 최근 해외 금리 연계형 파생결합펀드(DLF) 불완전 판매, 라임자산운용 사모펀드 환매 중단 등과 맞물려 국내 금융사들의 신뢰를 떨어뜨리고 금융투자산업 전반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보통 심각한 문제가 아니다.

 

독일 헤리티지 DLS는 독일의 '기념물 보존·등재 건물' 재건 사업에 투자한 펀드를 기초자산으로 한 상품이다. 독일 현지 시행사는 '저먼프로퍼티그룹'(GPG·전 돌핀트러스트)이고, 운용은 싱가포르 반자란운용이 맡고 있다. 이 상품은 국내에서 2017년 5월 출시돼 신한금융투자 등 6개 증권사와 2개 은행이 2033명에게 모두 5278억원어치를 팔았다. 이 중 만기 상환 금액은 206억원이고, 만기 연장된 금액은 2586억원에 달한다. 이 시행사는 영국 금융감독청과 싱가포르 통화청의 '투자자 경계목록'에 들어 있을 만큼 부실투성이라고 한다.

 

 

 

영국 당국은 이미 2014년 12월 투자 위험성을 경고했고, 현지 매체도 2016년 6월부터 시행사의 사기 및 자금 세탁 의혹을 보도했다. 실제로 이 시행사는 사업 인허가를 받지 못해 원리금 상환을 미루고 있다. 그런데도 국내 금융사들은 '독이 든 사과' 같은 이 상품을 제대로 검증도 하지 않은 채 투자자들에게 팔았다. 시행사의 업력, 신용 상태, 재무적 상황을 점검하는 기본적인 리스크 관리조차 소홀히 한 것이다. 싱가포르 운용사와 국내 판매사들은 시행사 자산 매각을 통해 투자금을 회수한다고 하지만 얼마나 확보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금융상품의 안전성 확보는 금융사들의 책무이다. 최근 잇따르는 금융상품 투자 피해를 줄이려면 금융사들이 판매만 독려할 게 아니라 상품의 위험성을 더 철저히 점검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