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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뉴노멀 시대…`분산 다변화·클라우드·언택트` 가속화. 생산거점 베트남·印尼로 이전 `차이나 플러스원` 현상도 확산

Bonjour Kwon 2020. 3. 9. 08:39

 

2020.03.08

코로나로 불거진 경영 리스크

비상대책이 기업 일상 돼버려

 

IBM, 3년만에 원격근무 부활

페이스북·인텔 콘퍼런스 취소

실리콘밸리 대외접촉 자제령

 

◆ 코로나 뉴노멀 ① / 글로벌기업, BCP 가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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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기업들은 코로나19가 생존을 위협할 정도로 확산되면서 비상 대책인 사업연속성계획(BCP·Business Continuity Plan)을 점검하거나 실험하기 시작했다. BCP란 재난 발생 시 기업이 경영을 지속할 수 있도록 구체적 업무방식을 규정한 일종의 컨틴전시 플랜이다. 단순한 데이터 백업뿐 아니라 핵심 업무와 기능을 유지하도록 표준화한 대응체계다. 재택근무, 영상회의 등을 통한 팀 분할, 원가뿐 아니라 감염병을 포함한 다양한 리스크를 감안한 공급망 다변화가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한 핵심적인 키워드로 떠올랐다. 아울러 클라우드 도입과 고객·거래처와의 언택트(Untact) 문화도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프랑스 에너지 관리 및 자동화 전문 기업인 슈나이더일렉트릭은 지난달 24일부터 생산·물류 담당을 제외한 전 직원이 재택근무를 시작했다.

 

 

 

어쩔 수 없이 사무실에 출근해야 할 때는 부서장 승인 후 입구에서 체온을 측정한 다음 입실하고, 직원이 바이러스로부터 안전하도록 본인 차량을 이용할 수 있게 주차 비용을 지원한다. 이 회사 관계자는 "매주 빌딩 전체 소독, 직원 하루 3회 체온 측정, 마스크 상시 착용 등 방역 태세를 갖추고 있다"며 "외부에서도 회사 내부 시스템에 보안 접속이 가능하고 인터넷 영상통화 등 시스템을 갖췄다"고 말했다.

 

중단했던 재택근무를 되살리는 경우 외에 향후 코로나19 사태 악화로 학교나 돌봄시설이 폐쇄될 것을 우려한 대응도 나타나기 시작했다. 글로벌 회계 기업인 PwC는 직원들에게 학교나 탁아소 폐쇄 시 회사에서 제공하는 연간 1000달러의 보육 보조금을 이용하도록 권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제조업은 생산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생산거점 다변화와 재고 확보를 위한 작업에 돌입했다. 특히 중국에 대해 생산 의존도가 높은 회사들은 동남아시아와 인도에 주목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2일(현지시간) 애플이 중국 내 제품 생산라인을 베트남으로 이전하는 논의를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애플은 에어팟, 아이폰 등 주력 제품 조립라인 일부를 베트남, 인도로 옮기고 맥북프로를 미국에서 조립하는 등 공급망 다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인재 보호 차원의 BCP도 눈에 띈다. 싱가포르계 은행 UOB는 지난달 기술 부문과 콘택트센터, 트레이딩, 재무 등 대부분 부문에 대해 재택근무 및 분산근무 시스템(Split Team System)을 적용했다. 재택근무가 가능한 인원은 집에서 근무하고, 출근이 필요한 경우에는 다수 장소에 여러 팀을 분할하거나, 같은 장소에서도 교대로 일하도록 했다. UOB 근무 장소는 싱가포르 3개 건물 60개 이상 지점에 분산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일 구글 인텔 엔비디아 어도비 등 실리콘밸리의 대형 정보기술(IT) 회사들이 3~4월 중으로 예정돼 있던 오프라인 이벤트들을 취소하거나 온라인으로 돌린다고 동시에 발표했다.

 

 

 

 

페이스북은 5월 초 미국 새너제이에서 개최하려던 연례 개발자 콘퍼런스(F8)를 취소한다고 지난달 27일 밝혔다. F8은 페이스북이 개최하는 행사 중 최대 규모로, 매년 마크 저커버그 CEO와 경영진이 직접 참가해 주요 제품과 서비스를 발표하고 기업 비전을 제시하는 대표 이벤트로 활용해왔다. 3월 중순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릴 예정이던 세계 최대 게임 개발자 콘퍼런스인 'GDC'도 올해 하반기로 연기됐다. 마이크로소프트(MS), 소니 인터랙티브 엔터테인먼트, 페이스북 게임 등 주요 글로벌 개발사들이 줄줄이 회사 차원의 불참을 통보하거나 직원들의 참석 자제를 요청했기 때문이다. 인텔은 이달 12일 샌프란시스코의 팰리스 오브 파인 아트에서 열릴 예정이던 '인텔 랩스 데이(Intel Labs Day)' 개최를 취소했다.

 

슈나이더일렉트릭도 매년 4월 파트너사와 업계 관계자를 초청하던 대규모 콘퍼런스 '이노베이션 서밋'을 지난달 일찌감치 취소했다.

 

 

 

IBM 역시 지난주 샌프란시스코에서 사이버 보안 관련 'RSA 콘퍼런스' 등 각종 행사에 참여하려던 계획을 취소했다. 실리콘밸리 IT 기업의 한 인사 담당자는 "인간이 가진 욕구 중에서 '안전'은 가장 기본적인 부분을 차지한다"며 "직원들의 안전을 위해 회사가 제공해줄 수 있는 것은 모두 제공한다는 것이 실리콘밸리 기업의 인사 담당자들이 갖고 있는 공통된 의견일 것"이라고 말했다.

 

[실리콘밸리 = 신현규 특파원 / 서울 = 임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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