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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이시티 내달 20일 공매 실시

Bonjour Kwon 2013. 9. 30. 15:32

[레이더M

 

30 9월, 12:00news.mk.co.kr

서울 양재동 복합유통센터(파이시티)의 공매절차가 본격화되면서 파이시티의 운명이 갈수록 불투명해지고 있다. 파이시티 대주단은 공매와 사업권 매각을 병행해 투자금 회수를 극대화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성공 가능성에 의문을 품고 있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파이시티 대주단은 최근 다음달 20일에 파이시티 부지 공매를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STS컨소시엄과의 매각계약을 처리하는 관계인 집회는 11월 8일로 이틀 연기됐다. 사업매각보다는 공매에 우선순위를 두고 일정을 변경한 것이다.

 

 파이시티는 지난달 말 STS컨소시엄과 4000억원에 매각 본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대주단 사이에서 가격에 대한 불만이 터져나오면서 이달 초 공매와 매각을 병행하는 쪽으로 방향이 바뀌었다. 대주단은 공매에서 더 높은 값을 받으면 사업을 청산하겠다는 것.

 

 파이시티사업의 대출원금은 8700억원 규모로 하나UBS자산운용의 부동산펀드(3900억원), 우리은행(1900억원), 농협 등 16개 금융사가 물려있다. STS컨소시엄에 매각되면 대주단에는 공익채권 600억원을 뺀 3400억원 가량이 돌아간다. 투자금의 반도 건지지 못하는 셈이다.

 

 대주단 관계자는 "매각계약은 법정관리인이 체결한 것이어서 대주단의 입장과는 거리가 있다"며 "공매에서 이보다 많이 받으면 땅을 팔고 사업을 청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공매의 최소입찰가격은 4500억원이다. 최대입찰가격인 1조400억원에서 경매를 시작해 인수자가 나타날 때까지 가격을 낮추는 방식이다.

 

 대주단의 계획대로 공매에 성공한다면 적어도 500억원의 투자금은 더 회수할 수 있다. 대주단 관계자는 "이미 공매에 참가의사를 밝힌 곳이 2~3개는 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주단의 부지 공매 방침을 두고 `면피용`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원금을 제대로 회수할 수 없는 상황에서 추후 책임공방을 피해갈 명분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파이시티 투자금에는 개인투자자의 돈도 포함돼있다. 우리은행이 특정금전신탁 형태로 판매한 하나UBS자산운용의 부동산펀드만 2000억원에 이른다.

 

 이미 투자자들과 소송을 벌이고 있는 대주단 입장에서는 공매에 성공하지 못하더라도 투자금 회수에 최선을 다했다고 말할 수 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사업 전체를 매각하면서도 4000억원 이상 받지 못했는데 땅만 따로 떼어 팔면서 돈을 더 받겠다는 것은 넌센스"라며 "(대주단이) 오는 11월 매각을 최종 승인하기 전 투자자들을 납득시킬 명분이 필요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매각보다는 대주단의 공매에 무게를 두는 시각도 나온다. 대주단은 공매 후 사업을 청산하는 쪽이 오히려 편리하다는 것이다. STS컨소시엄과의 본계약에 포함된 인허가 취득조건 때문이다. 공매가 무산되면 수의계약을 통해서라도 매각을 하겠다는 방침이 이를 방증한다.

 

 대주단에 속한 금융사들은 파이시티 대출채권에 대해 대손충당금을 전액 쌓아놓았다.

 

 얼마에 팔리더라도 장부상으로는 수익이 발생한다. 하지만 STS컨소시엄과의 계약에는 서울시의 인허가를 따내지 못하면 계약을 무효로 한다는 조건이 달려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서울시가 사업인허가 재승인에 부정적인 상황에서 대주단이 무리하게 STS와의 계약을 끌고 갈 수 없을 것"이라며 "대주단 입장에서는 가격차가 크지 않다면 공매가 유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석민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