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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IB 소송전, 우리은행·농협 국면전환 맞나

Bonjour Kwon 2013. 10. 6. 07:22

기사입력일 : 2013-02-07 16:11

 

해외 : 소송 진행중인 금융사

제공 : 각사

 

금융사 소송 결과 손해배상 청구 금액

우리은행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 패소  1억2000만 달러

씨티은행 진행중 9500만 달러

뱅크오브아메리카(BoA) 기각 1억4300만 달러

농협 무디스 진행중 1000만달러

S&P 진행중

모건스탠리 진행중

 

 

흥국화재와 흥국생명이 골드만삭스와 소송 끝에 불완전판매로 인한 손실액의 일부를 돌려받게 되면서 현재 글로벌 투자은행(IB)과 투자손실 소송을 진행 중인 우리은행과 농협도 새로운 국면을 맞이 하게 될 전망이다. 현재 우리은행은 총 3군데 IB와 소송을 진행하다 패소와 기각으로 현재 씨티은행만 소송이 진행중이며, 농협도 모건스탠리 및 신용평가사들과 법정 공방중이다.

 

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흥국생명과 흥국화재는 2년간 미국 골드만삭스와의 소송 끝에 부채담보부증권(CDO) 불완전 판매에 대한 손실액 일부를 보전 받기로 하고 미국 뉴욕연방법원에 낸 CDO 투자손실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최근 취하한 것으로 알려졌다.

 

흥국생명과 흥국화재가 투자 손실액의 일부인 206억원(40%) 가량을 돌려받게 된 것은 사실상 판매사측의 귀책사유를 인정받은 셈이어 향후 다른 금융사들의 소송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CDO는 회사채나 대출채권 등 기업의 채무를 기초 자산으로 한 유동화증권이다. 2008년 서브프라임 사태로 주택담보대출 채권 가격이 폭락해 세계 경제 위기를 불러왔다.

 

■판매사 귀책사유 첫 인정

 

흥국생명과 흥국화재는 서브프라임 사태가 발생하기 직전인 2007년 3월 골드만삭스로부터 CDO상품인 '팀버 울프'에 4700만달러를 투자했다가 전액 손실을 봤다. 그 후 2011년 3월 골드만삭스가 CDO에 대한 위험성을 알리지 않았다는 이유로 뉴욕연방법원에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한후 지금까지 이를 진행해 왔다.

 

흥국생명과 흥국화재가 이번에 손실액의 일부를 돌려 받게 된 것은 결국 골드만삭스 측이 불완전판매의 과실을 인정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서브프라임 사태 이전에 글로벌 투자은행들이 내부적으로 CDO상품에 대한 위험성을 경고 하면서 외부에 팔때는 모두 우량 등급을 달고 팔았다"며 "국내 금융사들 뿐 아니라 글로벌 금융사들중 상당수가 당시 CDO를 팔았던 IB들을 상대로 소송을 진행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해외 금융사로부터 소송을 통해 귀책사유를 인정받기란 상당히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기본적으로 파생상품같은 고위험 투자상품의 경우 투자에 대한 결정은 투자자가 스스로 하게 되어 있으며 손실이 날 경우도 투자자의 책임으로 돌아가기 때문이다.

 

국내 한 금융사 관계자는 "손실에 대한 부분은 확실히 투자자의 책임이지만 서브프라임 사태때의 경우 해외 금융사들이 고위험 상품에 대한 설명을 제대로 하지 않았던 경향이 있다"며 "그러나 이 부분에서 과실을 입증 받기가 어렵고 국내 금융사들 경우 감독당국의 눈치를 보느라 서둘러 손실 처리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우리은행·농협, 긍정적인 영향

 

흥국화재와 흥국생명이 골드만삭스로부터 일부 손실액을 돌려 받으면서 우리은행과 농협에서도 현재 진행 중인 소송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미국의 경우 법정에서 다른 판례를 중요시하기 때문이다.

 

우리은행은 지난 해 5월 CDO 등의 불완전판매를 이유로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 씨티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등 투자은행 3곳을 상대로 미국 뉴욕연방법원에 소송을 진행했다. 당시 우리은행은 총 15억달러 규모의 손실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RBS와의 소송은 불완전판매를 입증하지 못해 패소 했으며, BoA와의 소송은 공소시효가 지났다는 이유로 현지시간으로 6일 기각됐다.

 

당시 우리은행이 투자했던 상품은 신용등급 트리플 A였지만 결과적으로 고위험 상품이었던데다 미국의 금융위기 까지 겹치면서 막대한 손실을 입었던 것. 농협은 15개 글로벌 금융사들과 공동으로 CDO 상품을 팔았던 모건스탠리와 이 상품에 우량 신용등급을 매긴 무디스와 S&P에게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진행중이다.

 

우리은행 고위 관계자는 "당시 미국의 IB들이 팔았던 상품은 아주 우량한 신용등급을 가지고 있었지만 그 내부를 들여다보면 껍데기 뿐이었던 것"이라며 "이 때문에 우리측에서는 불완전 판매라고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CDO 상품은 각각 모두 구성이 다르기 때문에 단언 할 수는 없지만 흥국화재와 흥국생명이 투자했던 상품이 우리와 비슷하다면 현재 진행중인 소송에도 상당히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