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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경제(subscription economy)'가 대세! 공유경제와는 차원다른 변화. 뜨는 별 구독경제,공유경제’는 중개플랫폼이고 ‘구독경제’는 공급자라는 점에서 명확한 차이,#상품에서 서비스로의 전환

Bonjour Kwon 2020. 6. 19. 08:33

2020/04/07
최근 몇 년간 등장한 비즈니스 모델 중에서 가장 주목받은 모델은 ‘공유경제’다. 이미 생산된 제품을 여럿이 함께 공유해서 사용하는 협력 소비경제를 의미하며, ‘공유경제’를 상징하는 ‘에어비앤비’, ‘우버’ 등 메가 플레이어의 등장은 공유경제를 마치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핵심 비즈니스 모델처럼 인식시켜주었다. 그러나 최근 사무실공유플랫폼 ‘위워크’의 IPO(기업공개) 철회나 차량공유플랫폼 ‘우버’와 숙박공유플랫폼 ‘에어비앤비’의 내림세가 가속화되면서, 일각에서는 공유경제 몰락의 징조가 아니냐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반면 ‘구독경제’는 높은 성장세를 보이며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다. ‘구독경제’는 일정 이용 기간만큼 물건 사용에 대한 비용을 지불하는 개념이다. 과거 신문을 보기 위해 월 구독료를 지불했던 것을 생각하면 쉽다. 월마다 일정 비용을 지불하면 무제한 콘텐츠 이용이 가능한 스트리밍 영상 서비스 ‘넷플릭스’가 대표적이다. ‘넷플릭스’의 성공 이후 다양한 산업군으로 확산하여, 최근에는 생필품부터 자동차 등 모든 재화를 월 구독료만 내면 이용할 수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 업체 ‘가트너’는 2023년에 직접 제품을 판매하는 기업 중 75%가 구독형 서비스를 제공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을 만큼, ‘구독경제’의 전망은 밝다. 교보문고에 ‘구독경제’ 관련 서적이 매대 중심을 차지하고 있는 모습만 보더라도 ‘구독경제’에 대한 세상의 관심을 느낄 수 있다.

그렇다면 왜 ‘공유경제’는 내림세이고 ‘구독경제’는 상승세일까? 무엇이 다르길래, 고객이나 기업에 제공하는 혜택의 차이는 얼마나 다르길래 이러한 흐름에 놓인 것일까?



#공유경제와 구독경제의 본질적 차이

‘공유경제’와 ‘구독경제’는 ‘소유를 넘어 경험’을 중시한다는 공통된 의미가 있다. 과거에는 소유하는 것이 꿈이었다. 집을, 자동차를 소유하기 위해 우리는 열심히 노동했고 그것들을 구매했다. 그러나 현 MZ세대에게는 소유 자체의 의미보다 경험이 더 중시되고 있으며 내가 필요로 하는 서비스/제품을 내가 원하는 시간이나 상황에 맞춰 사용하고 경험하는 것을 추구한다. ‘산 만큼’ 대가를 지불하는 것보다 ‘사용한 만큼’ 대가를 지불하고 싶어 하는 현명한 변화이자 소비자가 더 스마트해졌음을 보여주는 현상이다. 그렇다고 MZ세대가 실용적인 경험만을 추구한다고 오해해서는 안 된다. 오히려 2030세대의 명품소비가 증가하고 있는 것만 보더라도 자기가 소유하고 싶거나 가치 있게 생각하는 서비스나 제품에는 과감하게 투자하지만, 그 외에 대부분 재화에는 경험 정도로 합리적 소비를 추구하는 것으로 이해해야 한다.

두 비즈니스 모델은 경험을 제공하는 방식에서 차이를 보인다. ‘공유경제’는 소비자가 중개플랫폼을 통해 제품/서비스를 이미 가지고 있는 보유자와 거래하여 일정 기간 동안 제품/서비스를 경험하는 모델이며, ‘구독경제’는 공급자(기업)가 제품/서비스 자체의 판매방식을 구독방식으로 변화하여 소비자가 일정 기간 동안 제품/서비스를 경험하는 모델이다. 소유가 아닌 경험을 제공하고 경험한 만큼 대가를 지불하게 한다는 점은 유사하지만, 비즈니스 구조의 핵심 플레이어가 ‘공유경제’는 중개플랫폼이고 ‘구독경제’는 공급자라는 점에서 명확한 차이를 보인다.



이 차이는 두 비즈니스 모델의 경제적, 사회적 영향력의 범위를 결정짓는 큰 차이다.

#초심을 잃은 공유경제

‘공유경제’는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미국 하버드대 법대 로런스 레식 교수에 의해 처음 사용된 말로, 한번 생산된 제품을 여럿이 공유해 쓰는 협력소비를 기본으로 한 경제방식이다. 즉, 소비자 입장에서는 물건을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대여하여 일정 기간 소유권을 가지고 경험하는 방식이다. 일각에서는 공유경제를 자본주의 발전의 필연적 단계로 해석하기도 한다. 현대사회의 생산력은 이미 전 세계의 인구를 충분히 부양하고도 남을 정도로 많은 잉여 생산물을 만들어내고 있으며, 그로 인해 기업 간의 경쟁은 심화하고 재고는 넘쳐나는데 ‘공유경제’는 이러한 재고를 잘 처리할 수 있는 경제 모델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공익적 가치 때문일까? ‘공유경제’는 미국 시사 주간지인 ‘타임’이 선정한 2011년 세상을 바꿀 수 있는 10가지 아이디어에 꼽히기도 했다.

그러나 앞서 로런스 레식 교수가 말한 ‘공유경제’의 개념은 변질되어 왔다. ‘공유경제’의 본 의도는 한번 생산된 제품을 여럿이 함께 공유하고 사용하여 더 효율적으로 재화를 소비하고자 했던 경제 모델이었는데, 제품을 보유하고 있는 공급자와 이를 필요로 하는 수요자 사이를 연결해주는 플랫폼 플레이어에게 부가 집중되는 플랫폼 경제로 변질되어 버렸다. ‘우버’나 ‘에어비앤비’처럼 많은 회원을 가지고 있는 업체들이 점점 높게 중개수수료를 받아가면서 기존 산업 플레이어들은 플랫폼 플레이어에 종속되어 휘둘릴 수밖에 없게 되었고 이들의 불만은 높아질 수밖에 없었다.

더군다나 ‘공유경제’는 태생적으로 제품을 새롭게 판매하는 것이 아닌, 기존 제품을 공유해서 사용하는 구조다. 기존 산업 플레이어 입장에서는 반갑지 않은 모델일 수밖에 없다. 자신들이 더 이상 물건을 만들지 않아도 소비자들이 알아서 공유해서 사용하는 일종의 자급자족 형태의 경제가 형성된다면, 이보다 더 치명적인 타격은 없기 때문이다. 차량공유플랫폼 ‘쏘카(socar)’의 소비자 이용이 증가하면 증가할수록, 자동차를 소비자에게 판매해야 할 완성차 업계는 당연히 위협을 느낄 수밖에 없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효율적인 자원 활용 및 사회적 비용을 줄이자는 ‘공유경제’의 본질은 사라지고 오히려 사회적 갈등을 유발하고 경제 성장을 저해시키는 비즈니스 모델로 인식하게 된 것이다.

#구독경제는 기존 산업의 발전 모델이다

‘공유경제’가 기존 산업 플레이어와 충돌을 빚어왔다면, ‘구독경제’는 기존 산업 플레이어가 자신들의 판매 방식을 구독모델로 변화시키는 것에서 출발하는 모델이다. 기존에는 한 번의 지불로 자신들의 제품이나 서비스의 소유권을 소비자에게 넘겼다면, 이제 일정 이용 기간만큼 구독료를 지불하면 제품이나 서비스의 사용 권한을 소비자에게 부여하는 방식으로 판매 방식을 바꾼 것이다. 기존 산업 플레이어가 주도하는 변화이기 때문에 사회적 갈등을 유발하지 않으며 기존 산업의 발전 모델로 전개될 수 있다.

기존 산업 플레이어 입장에서는 자신들의 제품, 서비스를 판매한다는 기본 구조에는 변화가 없다. 다만, 한꺼번에 비용을 받았던 것에 비해서는 그 수익이 줄어드는 단점은 있을 수 있다. 그래도 공유경제보다는 감수할 수준의 변화다. 그리고 비싸서 못 사거나 구매를 망설이던 소비자에게 효율적 가격으로 경험을 유도해서 제품 사용을 유도하거나 우리 제품의 지속적인 팬으로 만들 가능성이 생기는 등 사업자 재량에 따라 구독이라는 판매방식의 변화를 통해 소비자를 더 확보할 가능성이 생긴다.

#상품에서 서비스로의 전환

‘구독경제’의 핵심은 상품에서 서비스로의 전환이다. 단순히 하나의 상품을 판매하는 것을 넘어 소비자의 성향이나 가치를 파악하여 이들이 원하는 구독 서비스를 만들어야 한다. 같은 제품이라도, 결제 기간에 따라 묶는 카테고리에 따라 배송 방식에 따라 그 차이는 굉장히 달라지기 때문이다. 기업 입장에서는 기존 상품을 가지고 어떻게 소비자가 원하는 구독 서비스를 제시할지 고민해야 하며, 이러한 서비스로의 전환은 소비자에게 많은 혜택을 제공한다.



자동차 산업을 예로 들면, 기존에는 자동차를 이용하려면 비싼 돈을 주고 구매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구독경제를 통해 ‘기아플렉스’처럼 고급 차 제품군을 월 구독료를 내고 저렴하게 이용해볼 수 있으며, ‘현대셀렉션’을 통해 준중형급의 대중적 차량을 쉽게 이용할 수 있다. 이미 완성차 브랜드들이 출시한 구독 서비스를 보면, 서비스의 성격이나 타겟 소비자가 다양하다. 그만큼 소비자 입장에서는 더 나에게 최적화된 서비스를 이용해볼 수 있다.

‘구독경제’를 통해 소비자는 선택의 폭이 넓어지고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받기 때문에 더 다양하고 만족스러운 서비스를 만날 수 있는 가능성이 커진다. 또한 ‘구독경제’는 소비자가 고정 비용을 내면 제약 없이 다양한 재화와 서비스를 누릴 수 있으므로 경제적 부담을 해소할 수 있다. 이제 ‘구독경제’로 내가 원하는 소비를 내가 필요로 하는 만큼만 지불하고 경험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구독경제’는 기존 판매방식과 다르게 기업이 ‘고객 유지’에 많은 공을 들여야 하는 점도 소비자에게 유리하다. 과거에는 한번 판매해서 큰 이윤을 남겼다면, 이제 소비자를 구독하게 하더라도 그 소비자가 계속하여 구독을 유지해야 이윤이 극대화되기 때문에 소비자 지향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밖에 없다.

이처럼 ‘구독경제’는 비즈니스 모델의 중심을 소비자로 전환시켰다. 경험을 중시하는 소비자에 의해 비즈니스 모델이 변화하고 있는 사회문화적 현상이며 디지털 시대에 소비자의 힘을 여실히 느낄 수 있는 또 하나의 사례다. 이제 기업은 소비자가 구독하고 싶은 브랜드가 되기 위해, 구독을 끊기 싫은 브랜드가 되기 위해 소비자에게 더 높은 차원의 서비스를 제공해야 할 것이다.



#구독경제는 비즈니스에 더 큰 영향을 끼칠 것이다

우리 기업의 비즈니스가 ‘공유경제’에 속하는지, ‘구독경제’에 속하는지 구분 짓는 것은 중요치 않다. 두 비즈니스 모델 속에 내포된 본질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며, 이를 통해 우리 서비스나 제품을 변화시켜 나가는 것이 핵심이다.

‘구독경제’는 지난 몇 년간 언급되던 ‘공유경제’와는 그 영향력의 크기가 사뭇 다를 것이다. 소비자 입장에서 상당한 혜택을 누릴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이자 기업 입장에서도 자신들이 주체가 되어 실체 있는 변화를 만들 수 있는 모델이기 때문이다. ‘공유경제’가 몇몇 플랫폼 플레이어에게 기회를 제공했던 모델이라면, ‘구독경제’는 모든 플레이어들이 구독화를 통해 제품/서비스의 가치를 부각할 수 있는 동등한 기회를 제공하는 모델이라는 점에서 향후 메가 트렌드가 되어 비즈니스 세계에 더 큰 변화를 만들 것이다.

우리 브랜드의 구독화는 잘 진행되고 있는지 점검해 볼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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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경제'가 대세 … 기업의 생존 방정식을 찾아라
입력2019.09.26 16:15 수정2019.09.26 16:15 지면B7
Let's Study
전략과 혁신 (3)·끝

소유보다 공유개념 중시하는
밀레니얼세대로 소비층 이동

음악·영화·음료·자동차 등
모든 산업분야로 공유 확산



‘구독경제(subscription economy)’가 대세다. 신문이나 잡지를 받아보는 데 그쳤던 ‘구독’은 지니나 멜론 같은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넷플릭스의 영화 구독을 넘어 면도기, 화장품, 책, 맥주, 미술작품, 자동차 등 각종 서비스로 확대되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구독경제를 사업화한 기업과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도 늘어나고 있다. 월 9.99달러(약 1만1200원)만 내면 매일 칵테일 한 잔씩을 무료로 마실 수 있는 후치(Hooch), 면도날 정기배송으로 320만 명의 유료회원을 확보해 질레트의 미국 시장 점유율을 20%나 떨어뜨린 달러셰이브클럽, 애완견의 간식과 장난감을 정기 배송하는 바크박스(Barkbox) 등이다. 심지어 맥주까지 구독한다.

국내에서도 다양한 업종에서 구독경제가 활성화되고 있다. 2019년 5월 현재 구독경제를 사업 아이템으로 삼은 스타트업만 300여 곳이라고 한다. 대표적인 구독경제 상품은 주로 1인 가구를 겨냥한 생필품(셔츠, 양말, 생리대, 면도날 등)이다. 매번 구입하거나 세탁하는 데 번거로움을 느끼는 이른바 ‘귀차니즘’ 아이템들이다. 미술작품도 구독하고, 원작 가격의 1~3% 수준의 저렴한 가격으로 그림을 대여해주는 오픈갤러리도 있다. 작가에 대한 설명이 담긴 잡지가 함께 배달되고, 전문 큐레이터가 설명해주기 때문에 미술에 대한 이해를 넓힐 수 있다. 자동차도 구독한다. 이 서비스가 각광받는 이유는 소비자가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브랜드, 원하는 모델과 색상, 차량 컨디션을 선택해서 원하는 기간만큼 합리적인 가격으로 다양한 자동차를 경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구독경제, 왜 급부상하고 있을까



사실 구독경제는 새로운 것이 아니다. 과거부터 신문배달, 우유배달 등의 구독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구독경제가 급부상하고 있는 이유가 뭘까. 그 배경은 다음과 같다.

첫째, 구독경제를 통해 소비자는 시간과 비용을 절감하고, 기업은 안정적이고 반복적인 수익 창출과 충성 고객을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넷플릭스 구독자는 세계를 통틀어 1억5000만 명 정도 된다. 소비자는 월정액 9500원을 내고 영화·드라마를 무제한으로 내려받아 시청하고, 회사에서는 시청자의 과거 데이터를 분석해 개인에게 최적화된 콘텐츠를 추천한다. 이 때문에 가입자 증가 속도는 훨씬 빠르다. 크레디트스위스 리포트에 따르면, 2015년 구독경제 시장 규모는 4200억달러(약 470조원)였고, 2020년에는 5300억달러(약 594조 원)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둘째, 디지털 시대가 열렸기 때문이다. 넷플릭스, 스포티파이, 지니, 멜론과 같은 영화 및 음원 구독 서비스가 급성장한 배경은 디지털화 덕분이다. 구독경제 용어의 창시자인 주오라 창업자 티엔 추오는 2019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구독경제 강연에서 자신의 언더아머 신발에 부착된 센서를 보여주며 “오늘 529㎉를 소비했다”며 “앞으로 모든 제품이 인터넷에 연결돼 데이터를 생산할 것이고 고객과의 상호작용을 유도해 수많은 구독경제를 창조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셋째, 소비 주도권이 밀레니얼 세대를 포함한 새로운 소비자층으로 이동했기 때문이다. 밀레니얼세대는 현재 가장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강력한 소비자다. 이들은 저성장 경제를 살면서 ‘소유’보다는 ‘경험’을 중시한다. “더 이상 소유하지 않는다. 공유하고, 구독한다”는 특징을 가진 이들은 ‘경험’을 ‘구독’이라는 방식을 통해 ‘합리적인 가격’으로 소비한다.

글로벌 기업들의 움직임
밀레니얼 소비자의 최고 숭배 브랜드인 애플은 2019년 여름부터 18년간 유지했던 콘텐츠 판매 앱 ‘아이튠스(iTunes)’ 서비스를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대신 ‘애플 뮤직’ ‘애플 TV’ ‘애플 팟캐스트’ 등 구독형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애플의 변화는 ‘소유의 시대’가 저물고 ‘사용의 시대’가 오고 있음을 보여준다. 최근 마이크로소프트의 급성장으로 구독경제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는 2014년 취임 이후 사업을 상업용 클라우드를 바탕으로 한 구독 모델로 바꿨다. 소프트웨어 CD를 판매하는 대신 고객을 구독자로 만들고 서비스형 소프트웨어 구독 서비스에 집중했다. 이를 통해 사업 전반이 활기를 띠면서 기업이 다시 살아나는 계기를 마련했다. 아마존의 경우 회원제서비스인 ‘아마존 프라임’을 도입해 실적이 늘어나고 있다. 2018년 기준 미국 전체 가구 수의 절반에 달하는 1억1000만 명이 아마존 프라임에 가입하며 잉여현금흐름은 최근 연평균 29% 증가했다. 시스코는 기존 하드웨어(통신장비) 판매에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결합된 구독기반 기반 형태의 제품을 2017년 출시했다. ‘구독 매출’이 서비스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6년 28%에서 2018년 48%로 높아졌다.

성공 핵심은 ‘기업 생존 부등식’

모두가 구독경제에서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넷플릭스의 ‘구독’ 성공 신화를 좇다가 혼쭐나고 있는 기업도 있다. 미국의 스타트업인 무비패스는 월 9.95달러(약 1만1100원) 이용료로 전국의 90%가 넘는 오프라인 극장 어디에서나 매일 영화 한 편씩 볼 수 있도록 했다. 그 결과 1년 만에 300만 명이 넘는 유료회원을 얻었다. 하지만 극장에 내줘야 할 티켓 값이 1억달러(약 1121억원)가 넘는 등 누적 적자에 허덕이며 실패를 눈앞에 두고 있다. 따라서 구독경제 사업에서 성공하려면 ‘기업의 생존 부등식’을 이해하고, 그 부등식을 충족하는 것이 중요하다.

●기업의 생존 부등식 : 가치 > 가격 > 비용

●소비자 가치 : 가치 > 가격

●생산자 가치 : 가격 > 비용

●기업 생존의 길: 가치 증진, 비용 절감

기업의 생존 부등식에서 ‘가격’은 고객이 내는 돈, ‘가치’는 그래서 고객이 얻는 것, ‘비용’은 기업이 들이는 돈이다. 헬스클럽에서 72만원을 내고 1년 회원권을 끊었다고 가정해보자. 72만원은 고객이 낸 ‘가격’이다. 한 달이면 6만원, 하루에 2000원꼴이다.

그런데 만일 고객들이 헬스클럽이 제공하는 ‘가치’가 별로 없다고 느낀다면 어떻게 될까. 고객이 오지 않아 망하게 된다. 그래서 가치가 가격보다 커야 하는( 가치>가격 ) 공식이 성립돼야 한다. 가격이 하루에 2000원인데 헬스클럽에서 들어가는 운동복과 수건 값, 세탁비, 수도전기료, 운동기구 구입비용, 직원 급여 등의 비용이 고객 한 명당 2500원이라면 적자가 나서 망할 것이다.


무비패스가 이런 사례다. 가격이 비용보다 커야 하는( 가격>비용 ) 공식이 성립돼야 하는 이유다. 기업이 생존하려면 고객이 낸 돈보다 더 큰 가치를 제공하고, 고객에게 받은 돈보다는 적은 비용이 들어가야 한다. 소비자 가치( 가치>가격 )’와 ‘생산자 가치( 가격>비용 )’가 동시에 충족돼야 하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기업 생존의 길은 ‘가치를 높이고, 비용을 절감하는 것’이다.

■ 구독경제
subscription economy. 소비자가 기업에 회원 가입을 하고 매달 일정액을 지불하면 정기적으로 물건을 배송 받거나, 서비스를 이용하는 경제 모델이다. 신문이나 잡지에 한정돼 있던 구독 서비스가 최근 자동차·명품 의류·가구·식료품에까지 확장되고 있다.

이재형 < 피플앤비즈니스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