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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스커피 매각을 보고 뚜레쥬르·아웃백은 `깊은 한숨.ㅡKG그룹, 사실상 2000억에 IMM의 할리스 인수 마무리.ㅡ매물로 나와있는 F&B 업체인 아웃백·뚜레쥬르·TGI 등 밸류 낮아질까 `촉각

Bonjour Kwon 2020. 11. 28. 23:14
2020.09.29.
강우석 기자

시장 일각선 "할리스 매각금액 예상보다 낮아"

KG그룹이 할리스에프앤비(할리스커피) 인수 작업을 마무리지었다. 이번 거래는 쌍방 간의 윈윈에 가까운 것으로 평가받는다. KG그룹은 식음료(F&B) 포트폴리오를 강화했고, IMM프라이빗에쿼티(IMM PE)는 지분 매각, 배당, 자본재조정 등으로 20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회수해서다.

시장의 관심은 할리스커피의 거래가격으로 쏠리고 있다. 당초 예상된 액수보다 낮게 책정됐기 때문이다.

매물로 나와있는 F&B 업체인 아웃백, 뚜레쥬르, TGI프라이데이스 등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KG이니시스는 전일 할리스커피 지분 93.8%를 취득했다고 밝혔다.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지 약 보름 만에 거래를 종결시킨 것이다. KG이니시스는 165만3069주를 총 1450억원에 사들였다. 한 주당 가격은 8만7716원이었다.

KG그룹은 별도의 컨소시엄 없이 입찰에 참여해 거래를 완주했다. 가격 외의 측면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아 경쟁 후보군을 일찌감치 제쳤다. KG그룹은 프랜차이즈 기업을 인수해 턴어라운드에 성공시킨 경험이 있다. 지난 2017년 케이에프씨코리아(KFC)를 인수한 뒤 재무 상태를 성공적으로 개선해 왔다. 지난해 KFC의 매출액은 2100억원, 영업이익은 40억원이었다. 직전 연도 대비 매출액은 14%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흑자전환됐다.

할리스커피 매각에 성공한 IMM PE는 2000억원이 넘는 실탄을 회수하게 됐다. 1450억원으로 책정된 지분가치 뿐 아니라 배당, 자본재조정 등으로 회수한 자금도 있어서다. 시장에서는 할리스커피 거래는 KG그룹과 IMM PE 모두에게 '윈윈'이란 평가를 내놓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IMM PE는 세 차례 매각 시도 끝에 할리스커피 엑시트를 성공시켰고, KG그룹은 KFC에 이어 두 번째 F&B 포트폴리오를 갖추게 됐다"며 "양 측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졌고 서로 '남는 장사'를 펼친 셈"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할리스커피의 거래가에 주목하고 있다. 할리스커피 지분 93.8%의 가격은 1450억원으로 책정됐다. 양 측이 지분 전량의 가치를 1550억원으로 추산한 셈이다. 이를 바탕으로 EV/EBITDA를 계산하면 약 6배~6.5배 안팎의 배수(멀티플)가 나온다. 할리스커피 거래에 적용된 멀티플은 앵커에쿼티파트너스의 투썸플레이스 인수(약 12~13배), TA어쏘시에이츠의 공차 인수(약 10~11배)보다 낮았다.

시장 관계자는 "국내 점포만 갖고 있어 해외 시장 잠재력이 부족하고, 스타벅스라는 업계 최강자가 있어 점유율을 비약적으로 끌어올리기 어렵단 한계도 있었다"며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트렌드가 시작되면서 양 측이 디스카운트에 어느정도 합의를 이룬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거래는 매물로 나와있는 F&B 업체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코리아를 비롯해 뚜레쥬르(CJ푸드빌 뚜레쥬스사업부문), TGI프라이데이스 등이 새로운 주인을 찾고 있다.

다른 시장 관계자는 "할리스커피 거래 이후, F&B 보유 기업 입장에선 높은 밸류에이션을 주장할 때 뚜렷한 물증도 함께 제시해야 할 상황이 됐다"며 "해외 매장의 잠재력을 인정받지 않는 한 국내 F&B 업체가 예전만큼의 멀티플을 인정받기 어려운 분위기"라고 말했다.

[강우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