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 프로젝트

현정권. 국토부 산하연구원들 이해안가는 논리로 김포시는 철저히 우롱. 김포 시민은왜 소외시키나."GTX-D로 김포를 우롱했다"…'지옥철' 경전철서 시민들

Bonjour Kwon 2021. 4. 28. 10:35

"GTX-D로 김포를 우롱했다"…'지옥철' 경전철서 시민들 만나보니 [르포]
고득관 기자
입력 2021/04/28
26일 퇴근시간인 오후 6시경 김포 골드라인 김포공항역 승강장에서 사람들이 열차를 기다리는 모습. [사진 = 하서빈 인턴기자]

"GTX-D 노선을 보고 어이가 없었다. 아침 출근길에 다들 바쁜데, 우회한다고 부천을 들렀다가 서울로 갈 사람이 몇 명이나 되겠나."

"열차에 타려해도 사람이 꽉차서 못타고 다음열차를 기다린다. 그런데 다음열차도 사람 많아 못타고 그 다음열차를 이용하고, 그러다 직장에 늦은적 한두번이 아니다."

수도권 서부권역 광역급행철도(GTX-D) 노선 발표 이후 김포 시민들이 부글부글 끓고 있다. 인구 50만의 도시지만 2칸짜리 경전철 노선 하나 밖에 없다. 새로 생긴다던 GTX-D 노선은 서울이 아닌 부천까지만 가는 것으로 정해졌다. 이른바 '김부선'이다. 또 서울 지하철 5호선 연장안도 철도망계획에서 빠졌다.



50만 시민을 열차 두 칸에 다 태울 수 있나


26일 오후 6시. 퇴근길 러시아워를 맞은 김포 골드라인 김포공항역 승강장은 말 그대로 발 디딜 틈이 없이 사람들로 꽉 찼다. 골드라인의 승강장은 다른 지하철 승강장보다 유난히 비좁다. 골드라인은 경전철로 단 2량의 객차만 연결돼있다. 타고 내리는 사람은 많은데 승강장도 딱 열차 2량 사이즈에 맞춰서 건설된 때문이다.

경전철을 기다리던 40대 여성 직장인 A씨는 "지하철이 2량만 있으니까 출퇴근길에 사람 몰리는게 가장 불편하다"라며 "지하철 1량만이라도 더 늘렸으면 좋겠다"고 하소연했다. 옆에 있던 40대 남성 B씨도 "김포에는 대기업이 없어 김포 사람들은 거의 다 서울로 출퇴근한다"라면서 "출퇴근길에 사람이 몰리니 혼잡률이 가장 힘들다. 직장도 힘들지만 퇴근길이 더 힘들다"라고 맞장구를 쳤다.

정하영 김포시장은 지난 2월 김포 골드라인의 혼잡도가 280%라고 밝힌 바 있다.

지옥철로 악명이 높았던 서울 지하철 9호선 급행노선은 2단계 개통 당시인 지난 2015년 혼잡도가 205%였다.



객차 한 대의 정원이 100명이라고 할 때 9호선에서는 205명이 탔는데, 현재 골드라인에는 280명이 타고 있다는 의미다.

출퇴근 시간 골드라인의 배차 간격은 3분 가량으로 지금도 매우 짧다. 시민들은 객차를 더 늘리거나, 운행 횟수를 더 늘려달라고 하지만 여의치가 않은 상황이다. 객차를 더 붙이자니 역사도 확장해야 해서 비용이 부담스럽다. 배차 간격을 줄이기 위해 김포시는 열차 10량을 추가 주문했는데, 2024년이나 돼야 추가 투입이 가능하다.

골드라인에서 안전관리 요원으로 일하는 60대 C씨는 "김포 한강신도시 분양받을 때 아파트값 말고 교통분담금으로 1000만원 넘게 걷었다"라며 "지하철 만든다고 돈 걷고 두 량짜리 경전철 놨다. 속터지지 않겠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406948 기사의 1번째 이미지
26일 오전 7시30분경 김포 골드라인 김포공항역에서 내려 환승을 위해 이동하는 김포시민들. [사진 = 하서빈 매경닷컴 인턴기자]

"광명·과천 다 중전철 타는데...교통분담금 천만원 내고 이게 뭔가"


2019년 9월 김포 골드라인 개통 이전까진 김포에 지하철이 하나도 없었다. 버스와 자가용만으로 출퇴근 했다.



경전철이 다니기 시작하고 GTX-D 이야기가 나오면서 점차 나아지겠구나라는 희망을 가졌지만 지난 22일 나온 국가철도망 구축 계획에서 GTX-D 노선이 나오면서 민심이 악화되고 있다. 김포에서 부천을 거쳐 서울, 하남까지 갈 것으로 기대했던 노선은 김포에서 부천까지만 가는 것으로 일단 결정됐다.

출퇴근길에서 만난 김포 시민들은 분노와 황당함이 섞인 반응을 내놨다.

40대 직장인 D씨는 "김포는 부천과 생활권, 경제권이 전혀 안 겹친다. 부천을 갈 일이 없다"며 어이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60대 남성 E씨는 "GTX-D 노선을 그렇게 언급하면서 김포시민들에게 기대감을 주더니만 지금 결과를 봐라"라며 "김포 시민들만 우롱당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울지하철 5호선의 종점을 현재 방화역에서 김포 한강신도시까지 연장하는 방안도 이번 철도계획에서 빠졌다. 5호선과 GTX-D가 일부 노선이 중복되는 부분이 있는데다 건폐장 이전 논란과 맞물려 쉽지 않을 것이란 게 대체적인 관측이었다. 하지만 5호선 연장은 철도망계획에도 못 들어가고 GTX-D 노선은 대폭 축소될 것이라고 예상한 사람들은 많지 않았다.

40대 주민 F씨는 "김포 인구가 4년 동안 10만명이 늘어 현재 50만명"이라며 "중전철이 들어가는 과천은 7만, 광명은 30만명이다. 두량 짜리 경전철이 전부인 김포시민들이 화날만 하지 않은가"라고 반문했다.

[고득관 매경닷컴 기자 kdk@mk.co.kr]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