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계 대표가 이끄는 美 칼라일그룹, 사모펀드 사상 최대규모 펀드 조성 추진”
이용성 기자
입력 2021.07.23 08:13
유력 사모펀드(PEF)인 칼라일그룹이 업계 사상 최대인 270억달러(약 31조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할 예정이라고 블룸버그 통신이 22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최근 대체 투자에 대한 수요가 오르며 사모펀드로 자금이 몰리고 있는 가운데 칼라일그룹의 이같은 움직임에 사모펀드 업계에 지각변동이 일어날 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칼라일그룹은 세계 3대(자산 기준) 사모펀드 중 하나이다. 운용자산 규모가 2110억 달러(약 242조원)에 달한다. 지난해 10월 부터는 한국계 이규성 대표가 최고경영자(CEO)를 맡아 그룹을 이끌고 있다. 이 대표는 하버드대와 하버드대 경영대학원을 졸업한 뒤 컨설팅업체인 맥킨지 앤 컴퍼니와 사모주식 펀드 워버그 핀커스 등을 거쳐 2013년 칼라일 그룹에 합류했다.
블룸버그는 이날 이같은 소식을 전하면서 구체적인 펀드 규모와 관련해 현재 투자자들 간 논의가 진행중이라고 했다. 실제로 이 같은 규모의 자금을 유치하는데 성공한다면 칼라일그룹은 사모펀드 업계 역사상 최대 규모의 펀드를 조성하게 될 전망이다. 기존 최고 기록은 2019년 세계 최대 사모펀드 블랙스톤이 조성한 260억달러(약 30조원)였다.
업계 상황에 정통한 익명의 소식통은 블룸버그에 칼라일그룹이 이번에 조성되는 펀드를 통해 헬스케어 등 벤처 기업 위주로 투자를 단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대체 투자 수요가 커지며 사모펀드 업계로 자금이 몰리고 있다. 대체 투자란 주식이나 채권 같은 전통적인 투자 상품이 아닌 벤처기업, 원자재, 부동산, 인프라 등 비전통적 투자 상품을 대상으로 투자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여러 자산군 중 가장 수익률이 좋은 자산군을 대상으로 투자를 하는 것으로써 최근 사모펀드 업계에서 급부상하고 있는 투자 종목이기도 하다.
이달 초에는 사모펀드 헬만&프리드먼이 244억달러(약 28조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하면서 자체적으로 자금을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시장조사업체 프레킨에 따르면 올 상반기 사모펀드의 투자 유치액이 5140억달러(약 591조원)에 달해 전년동기 대비 7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모펀드 업계의 주가도 강세다. 칼라일그룹은 올 초부터 지금까지 47% 올랐으며 KKR과 블랙스톤은 각각 50%, 70%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