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경제

“S&P, 헝다 디폴트 낼 듯···이후 디레버리징에 초점”시스템 리스크가 될 가능성은 낮으며 중국 정부가 사태 확산은 막을 것이며 구조조정(채무재조정 등)을 하게 될 것..차입 감소를 위한 ..

Bonjour Kwon 2021. 9. 22. 08:17

어제 ‘3분 월스트리트’에서 헝다 그룹이 시스템 리스크가 될 가능성은 낮으며 중국 정부가 사태 확산은 막을 것이며 구조조정(채무재조정 등)을 하게 될 것이라고 전해드렸는데요.

이날 월가에서 나온 분석도 큰 틀에서 다르지 않습니다. 구조조정과 관련해서는 좀 더 구체적인 내용들이 나오는데요. 정리해보면 ①디폴트 불가피 ②중국 정부의 직접 지원은 없다 ③헝다를 과도한 부채기업들에 대한 본보기로 삼을 것 ④비핵심 기업 지분 제3자 매각 ⑤리스크 확대 시에만 개입 등인데요.

우선 블룸버그통신은 “S&P가 기본적으로 헝다가 디폴트를 낼 것이며 중국 정부가 어떠한 직접 지원도 하지 않을 것이라는 보고서를 냈다”며 “베이징은 오직 광범위한 신용 리스크 확대가 있을 때만 개입하게 될 것이라고 한다”고 전했습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일단 23일 도래하는 약 8,400만 달러 상당의 이자가 있는데 30일이 지나면 디폴트가 된다고 합니다. 1차로는 이를 지불하기 불가능할 것이라는 얘기죠. UBS도 “상당한 규모의 디폴트 사태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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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에서는 중국 정부가 헝다에 대한 직접 지원이나 적극적 지원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연합뉴스


이는 중국 정부가 헝다를 본보기로 삼으려고 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습니다. 어제도 말씀드렸지만 공산당 지도부는 IT기업과 오너를 비롯해 게임·한류 스타 등과 관련해 계속해서 규제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부동산도 옥죄고 있지요. 공동번영도 중시합니다. 덩샤오핑 이후 유지돼 왔던 정치경제 체제를 다시 예전으로 되돌리려는 겁니다. 그래서 이번에 과다차입을 통해 성장해 온 기업을 손본다는 측면에서 헝다를 제물로 삼는다는 말인데요.

디폴트가 나면 채무 재조정을 포함한 피나는 구조조정을 거쳐야 합니다. 현재 중국 정부의 초점은 헝다의 디레버리징, 즉 차입 감소를 위한 워크아웃에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JP모건에서 글로벌 리서치 팀을 이끌고 있는 조이스 장은 “중국 정부가 적극적으로 구제금융을 하는 것을 보지는 못할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중국 정부의 궁극적인 목적은 시스템 리스크를 낮추는 것이다. (헝다는) 레버리지(차입) 감소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참고로 중국 정부의 직접 지원이란 세금을 통한 구제금융을 생각해 볼 수 있을텐데 큰 틀에서 보면 국영은행이 충분한 추가 대출을 해줘 유동성 위기를 넘기게 해주는 것도 사실상의 직접 지원으로 볼 수 있겠습니다.

반대로 소극적 지원은 채권단이 전면에 나서는 구조조정 작업(채무재조정 등)이 될텐데요. 은행과 주요 차입자들이 공산당 손 안에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것도 정부 지원입니다. 공산당의 허락 없이 이렇게 큰 대기업을 처리할 수는 없기 때문이지요. 사실 채무재조정 자체가 특혜입니다.

“중국 정부, 아파트 등 개인피해 중시할 것···비핵심 보유 지분 3자 매각 가능성”


중국 정부가 상대적으로 소극적인, 어떻게 보면 기본적인 지원에 나설 것으로 보는 데는 일반 국민들의 손실 우려가 큰 비중을 차지합니다. 물론 곧바로 파산시킬 수도 있지만(공산당이면 가능합니다) 굳이 디레버리징을 해보지 않을 이유가 없지요. 해보고 안 되면 그때가서 파산시켜고 됩니다. 굳이 리스크를 질 까닭이 적습니다.

투자전문지 배런스는 “중국 당국은 헝다가 파산하게 하거나 출자전환 형태로 구제하거나 구조조정을 주도적으로 진두지휘하는 방법 가운데 선택을 할 수 있다”며 “전문가들은 헝다의 하방위험이 크기 때문에 완전히 망하도록 내버려둘 동기가 거의 없다. 신용경생과 금융위기의 원인이 될 수 있는 데다 중국에 대한 해외투자자들의 투자심리나 기업부채에 대한 신뢰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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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다 자체가 파산해 청산돼도 중국 금융시장에 시스템적 영향을 줄 가능성은 적다. 다만, 개인들이 피해를 입을 경우 정부에 대한 반감이 커질 수 있다. 공산당도 이를 완전히 무시할 수는 없다. /연합뉴스


특히 헝다가 바로 파산해 청산되면 현재 진행 중인 부동산 사업이 줄줄이 좌초하게 됩니다. 기업들이 하는 것도 문제지만 더 큰 건 아파트죠. 일반 국민들이 입주해야 하는 아파트 사업이 도중에 중단되면 정치적 압력이 매우 큽니다. 헝다가 금융권 전체 여신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0.41%라고 무시하면 안 되는 게 이 부분입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헝다와 관련된 아파트가 160만 채라고 합니다. 금융시스템에 영향을 줄 일은 없지만 정부를 향한 분노와 원망은 공산당도 부담스럽긴 마찬가지입니다.

ING는 “중국 정부가 헝다에 이미 구조조정팀을 파견했다”며 “정부 팀은 헝다가 최소한의 자본을 확보할 것을 도와서 건설 프로젝트를 마무리할 수 있게 도울 것이다. 또 주거용 부동산이 아닌 비핵심 기업의 지분을 국영기업 같은 제3자에 매각하도록 할 수 있다”고 했는데요. 이렇게 시간을 벌어서 구조조정을 해나갈 것이라는 뜻이죠.

S&P도 중국 정부가 불안을 피하고 싶어하기 때문에 개인 피해가 가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봤습니다. 반면 중국 정부 입장에서는 헝다의 달러 채권 투자자가 우선 순위에서 가장 낮고 이들에게는 손실이나 만기연장을 강요할 수 있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