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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일머니 벽산건설 인수 임박…업계 M&A 물꼬틀까 카타르 알다파그룹 벽산건설 인수 유력…외국자본 관심 높지만 매각가 걸림돌

Bonjour Kwon 2013. 11. 12. 22:50

2013.11.12

 

 카타르 알다파그룹의 단독입찰로 벽산건설 매각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쌍용건설, 동양건설산업, LIG건설, 남광토건 등 매물로 나온 건설기업들의 M&A(인수합병) 성사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일부 건설기업은 벽산건설처럼 외국자본이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국내 건설경기 악화로 M&A 메리트가 크게 떨어진 상황이어서 매각가격을 크게 낮추지 않는 한 실제 매각이 성사되기는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오일머니 벽산건설 택한 이유는?

 

 벽산건설 인수에 나선 알다파그룹은 2007년부터 5년간 국제연합(UN) 사무차장을 지낸 알다파 회장이 설립한 회사로 건설, 컨설팅, 엔터테인먼트, 미디어 등 총 7개 사업부문을 두고 있다.

 

 이중 투자전문 계열사인 아키드컨설팅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벽산건설 인수전에 단독으로 참여했다. 아키드컨설팅 컨소시엄은 오는 19일 입찰제안서를 제출할 예정이며 법원의 승인이 나면 본계약을 맺고 인수작업을 마무리할 방침이다.

 

 알다파그룹이 국내 여러 매물 중 벽산건설을 선택한 것은 인수가격 대비 시너지 효과가 크다는 판단에서다. 알다파그룹은 벽산건설 인수후 국내보다는 카타르 등 중동시장을 주 무대로 삼을 계획이다. 따라서 인수대상은 해외 건설경험과 기술력을 갖춘 건설기업으로 좁혀질 수밖에 없다.

 

 현재 매물로 나온 건설기업 중 해외건설 노하우와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는 곳은 쌍용건설(누적 수주액 92억달러)이지만 매각가격이 2000억원이 넘는 점이 부담이다. 벽산건설(11억달러)은 쌍용건설에 비해 해외건설 경험이 부족하지만 매각가격이 500억~800억원 정도로 상대적으로 부담이 크지 않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벽산건설은 한때 시공능력평가 순위 20위권에 들었던 중견 건설기업으로 국내외 토목과 건축분야에선 어느 정도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며 "중동시장을 잘 아는 알다파그룹 입장에선 가격 부담이 크지 않으면서 경험이 있는 건설기업을 택한 것"이라고 말했다.

 

 벽산건설은 사실상 최대주주나 주요주주가 없어 상대적으로 인수작업이 수월하다는 점도 한 몫 했다. 법정관리후 채권은행들이 출자전환으로 받은 주식을 거의 모두 처분하면서 현재는 지분 1.84%를 보유한 대우건설이 명목상 최대주주로 올라선 상태다.

 

 아키드컨설팅 관계자는 "벽산건설은 최대주주가 없어 경영권 확보가 용이하다"며 "임직원들의 회생의지도 강해 인수 이후 그림을 그리기 좋은 상태"라고 밝혔다.

 

 ◇외국계 쌍용·동양 군침…관건은 매각가격

 

 벽산건설을 제외하곤 아직 이렇다할 M&A 움직임이 없지만 쌍용건설과 동양건설산업 등 일부 기업의 경우 국내외 인수희망자들이 지속적으로 인수를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외국계 기업과 PEF(사모주식펀드)이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동양건설산업 M&A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동양건설산업은 노웨이트 컨소시엄 매각 실패 이후 재매각 작업도 번번이 무산됐지만 LOI(인수의향서)를 제출한 기업들은 여럿 있었다"며 "이중 국내 기업과 해외 PEF(사모주식펀드) 두 곳은 인수의지를 접지 않고 계속 의사를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쌍용건설도 수의계약 협상을 추진했던 독일계 엔지니어링업체인 'M+W' 등 인수희망자들이 재협상 가능성을 열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들 건설기업들이 재매각을 추진한다고 해도 매각가격을 낮추지 않는 한 성사되기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부동산 경기침체와 공공·민간부문 수주감소로 업계 수익성 악화 우려가 커지고 있어서다. 실제 올들어 지난 9월말까지 국내 건설수주액은 2004년 이후 9년 만에 최저치인 총 59조1154억원으로 급감했다.

 

 건설업계 한 CEO는 "건설경기 침체로 수익성이 크게 악화된 상태여서 인수희망자나 재무적 투자자들은 잠재부실 우려 등을 감안해 가격을 최대한 낮추길 원한다"며 "반면 채권단은 한 푼이라도 더 건지려고 해 매각이 성사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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