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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K, ING생명·우리증권 인수 논란 확산

Bonjour Kwon 2013. 12. 9. 22:17

 

09 12월, 21:40news.khan.co.kr

ING생명과 우리투자증권 매각작업을 계기로 사모펀드의 금융회사 인수를 둘러싼 논란이 달궈지고 있다. 미국 사모펀드인 론스타가 2004년 외환은행을 인수한 뒤 거액의 차익을 남기고 철수한 모습을 지켜본 국내 금융계는 단기 차익을 추구하는 사모펀드가 금융사를 인수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크다. 결정권을 쥔 금융당국은 이 같은 여론을 의식하면서도 사모펀드라고 무조건 금융기관 인수를 제한할 수는 없다는 쪽이다.

 

 전국사무금융노조연맹은 지난 6일 기자회견을 열어 금융위원회가 MBK파트너스의 ING생명 인수를 승인하지 않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금융위는 조만간 MBK파트너스의 인수 승인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MBK파트너스의 ING생명 인수는 야당에서도 반대하고 있다.

 

 외국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사모펀드는 속성상 기업가치를 끌어올린 뒤 되팔아 차익을 거두는 것을 노리는데, 이는 장기적 안정성과 공익성을 중시해야 할 보험회사와 맞지 않다는 것이다.

 

 국내 최대 사모펀드인 MBK는 한국 국적의 법인이지만 대부분의 자금을 해외에서 모집하고 있다. 이번 ING생명 인수자금 1조8000억원은 MBK 제3호 펀드 5000억원, 캐나다 공무원연금 2000억원, ING그룹 재투자 1200억원, 새마을금고와 국내 연기금 2000억원 등으로 구성됐다. 나머지 8000여억원은 국내 금융회사 대출로 이뤄진다. 금융노조와 야당에선 “대출을 제외하면 인수대금 대부분이 외국자금”이라며 반대한다.

 

 반면 MBK 측은 대출을 포함하면 절반 이상이 국내 자금이라고 반박한다. MBK 관계자는 9일 “국내에서 출자받을 수 있는 돈이 한정돼 있고, 국내 대표 보험사인 삼성생명도 해외에 나가서 투자자금을 끌어오고 있다”며 “국내에서 성장한 사모펀드가 외국계 금융 계열사를 인수하는 것으로, 이는 해외 투기자본이 국내 은행을 사들였던 론스타 때와는 정반대의 상황”이라고 밝혔다.

 

 우리투자증권과 우리아비바생명 노조도 인수전에 나선 파인스트리트그룹에 매각되는 것을 반대하고 있다. 윤영각 전 삼정KPMG 회장과 조건호 전 리먼브러더스 부회장이 설립한 파인스트리트는 대체투자 전문 회사임을 내세우지만 우리투자증권 인수대금을 사모 방식으로 조달했다. 파인스트리트 김명전 부회장은 “중국, 미국 등 외국계 자금은 30% 수준에 불과하다”며 “인수에 성공하면 파인스트리트 경영진이 직접 우리투자증권 경영에 나서 대형 투자은행으로 성장시킬 계획인 만큼 단기 차익을 추구하고 경영에 책임지지 않는 사모펀드로 보는 건 맞지 않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고민이 깊어가고 있다. 사모펀드를 활성화하는 쪽으로 정책 방향을 잡고 각종 규제 완화를 추진하고 있지만 사모펀드에 대한 부정적인 국민 정서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사모펀드를 나쁜 쪽으로만 보면 돈으로 경영권을 탈취한다고 볼 수도 있지만 경영 혁신을 유도하는 순기능을 할 수도 있다”며 “사모펀드라고 해서 무조건 금융기관 인수는 안된다고 볼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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