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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펀드 활성화안, 한국형 헤지펀드에 불똥?

Bonjour Kwon 2013. 12. 19. 03:13

2013.12.18 07:12+크게

(머니투데이 최경민 기자) 금융당국이 이달초 발표한 사모펀드 활성화 방안에 한국형 헤지펀드 업계가 우려섞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일반 사모펀드와 비교해 매력이 줄었다는 판단이다.

 

금융위원회는 최근 사모펀드를 운용목적에 따라 '전문투자형 사모펀드(헤지펀드)'와 '경영참여형 사모펀드(PEF)' 2개로 통합하는 안을 제시했다. 현재 일반사모펀드, 헤지펀드, PEF, 기업재무안정 PEF로 나뉘어져 있던 것을 통합해 복잡한 체계를 개선한다는 취지다.

 

이 방안에 따르면 현행과 같은 일반 사모펀드의 출시는 앞으로 이뤄질 수 없다. 향후 출시될 사모펀드는 모두 헤지펀드 혹은 PEF의 형태로 이뤄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예컨대 현재 부동산 사모펀드의 경우 부동산 자산에 50% 이상 투자해야 하지만 향후 출시될 사모펀드는 이 규제가 없어져 헤지펀드처럼 자유로운 전략을 구사할 수 있게 된다. 대신 그동안 투자금 유치 한도가 없었던 것과 달리 5억원 이상의 투자금만 유치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이번 활성화 방안이 실현되면 출범 3년차를 맞는 한국형 헤지펀드 사업의 매력이 크게 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동안 선보여온 일반 사모펀드 대비 운용의 이득이 없다는 지적이다. 헤지펀드 출시를 검토해온 일부 자산운용사들 역시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사모펀드 사업에 집중하겠다"라며 등을 돌릴 태세다.

 

한 대형 자산운용사 임원은 "기존 롱숏 사모펀드와 운용에 거의 차이가 없는데 굳이 성공 여부가 불확실한 헤지펀드를 출시해 힘을 쏟을 필요가 없다는 생각을 굳혔다"라며 "기존에 선보였던 롱숏 사모펀드들 위주로 시장수요 유치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헤지펀드 시장 대부분을 장악하고 있는 '롱숏전략'에 대한 수요는 시장에 이미 충족됐다는 평가다. 실제로 현재 시장의 27개 한국형 헤지펀드 중 17개(63%)가 주식 롱숏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수탁고의 60%(1조원) 가량이 브레인, 삼성, 트러스톤, 대신자산운용의 롱숏 헤지펀드에 몰려있을 정도다.

 

'롱숏'을 구사하는 공·사모펀드들 역시 대규모로 성장했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올들어 전체 공모 롱숏펀드에는 1조3000여억원이 유입돼 전체 설정액이 1조4000여억원으로 늘어났다. 사모 롱숏펀드 시장도 1조원대 수준으로 커진 것으로 추정된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이번 금융위 조치가 국회에서 법안으로 통과된다면 롱숏전략을 바탕으로 한 헤지펀드 시장의 성장은 한계에 부딪힐 것"이라며 "이미 롱숏전략 펀드 수요를 시장이 거의 다 수용한 상황에서 새로운 전략을 선보일 수 있는 역량이 있어야 헤지펀드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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