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12.24 17:21+크게
(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 올 들어 회사채 신용등급이 강등된 기업이 크게 늘면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한파로 기업들의 실적 악화가 계속된 데다 대기업 그룹사가 줄줄이 무너지면서 자금시장까지 얼어붙은 탓이라는 분석이다.
24일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올 들어 회사채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된 기업은 총 36개사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08년 35개사, 2009년 40개사와 비슷한 수준이다.
신용등급 강등 기업은 금융위기 이후 2010년 22개사, 2011년 20개사까지 줄었다가 최근 2년째 다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올 하반기에만 현대엘리베이터(A→A-), 현대상선 (10,950원650 -5.6%)(A-→BBB+), 한진해운 (6,570원20 -0.3%)(A-→BBB+), 대한전선 (2,390원10 -0.4%)(BB+→B+) 등 25개사의 신용등급이 강등됐다.
전문가들은 신용등급이 떨어진 기업의 숫자도 늘었지만 대기업 그룹사가 대거 포함된 데 주목하고 있다. STX·동양그룹 등 올 들어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간 그룹 계열사 외에도 현대·한진·동부그룹 등 내로라하는 대기업 계열사의 신용등급이 줄줄이 강등됐다.
나이스신용평가 관계자는 "업황 침체가 장기화된 건설·조선·해운업계를 중심으로 실적 하락에 따른 유동성 위기가 대기업까지 흔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동양그룹 등 최근 잇단 기업 부도 사태로 '신용등급 뻥튀기' 논란이 커지자 신용평가업계가 선제적으로 등급 강등에 나서고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금융감독원도 지난달 말 신용평가사를 상대로 신용평가 실태를 특별 검사했다.
시장에서는 내년에도 기업 신용등급 하향 추세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특히 여전히 실적 개선 기미가 보이지 않는 건설·해운업종이 경계 대상이다. 이달 들어서도 현대산업 (22,800원650 2.9%)개발, 포스코엔지니어링, 한라 (4,755원35 -0.7%) 등 건설사 신용등급이 줄강등됐다.
한편, 올들어 신용등급이 상향 조정된 기업은 30개사에 그쳐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이후 처음으로 신용등급이 강등된 기업보다 적었다. 1998년에는 신용등급 상향 기업이 3개사로 하락 기업(55개)에 크게 못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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