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기관투자자

"사학연금, 해외투자 강화..헤지펀드도 투자 검토"

Bonjour Kwon 2014. 1. 13. 20:47

[인터뷰]

2014.01.13 14:24경계영 기자 kyung@-작게+크게

 

11조원 굴리는 박민호 사학연금 자금운용관리단장

지난해 해외투자 못 늘려 아쉬워..올해 국내선 채권보다 주식

[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지난해 해외증시가 가장 좋았는데 원하는 만큼 늘리지 못해 아쉽습니다. 올해 하반기 해외투자팀을 신설하고 해외 주식과 채권 비중을 각 4%대까지 확대할 계획입니다.” 

 

 

 

박민호 사립학교교직원연금공단(사학연금) 자금운용관리단장(사진)은 최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올해 주목할 부분으로 ‘해외’를 꼽았다. 사학연금이 해외 주식과 채권에 투자하는 비중은 지난해 10월 말 기준 5%에 불과하다. 운용하는 자산이 11조2600억원에 달하지만 자산 90% 이상이 국내 주식과 채권에 쏠려있는 것이다.  

 

박 단장은 세계적 흐름을 봤을 때도 자산배분 비중을 해외로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투자자산이 국내에 쏠릴 만큼 국내 증시가 매력적인가에 대한 질문에 ‘아니다’라는 대답이 대부분일 것”이라며 “지난해 여건상 해외투자를 늘리지 못했지만 자산배분을 다양화하는 차원에서라도 해외 투자를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학연금은 하반기 해외투자팀을 출범할 계획이다. 해외 투자를 현재 위탁운용팀에서 담당하고 있지만 조직 내부에 두고 해외투자를 본격화하기 위해서다.  

 

해외투자는 비단 사학연금만의 화두는 아니다. 국민연금은 외환(FX)팀을 신설하는 등 해외투자에 박차를 가하고 있고 공무원연금공단은 해외투자팀을 구성하기 위해 전문가를 영입하고 있다.  

 

사학연금은 현재 국내 자산배분에서 채권 52%, 주식 24%이지만 올해는 채권을 줄이고 주식을 늘릴 계획이다. 미국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 등으로 채권 금리가 점차 오르는 반면 선진국을 중심으로 경기가 회복세로 돌아서면서 수출기업 비중이 아직 절대적인 국내 증시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 때문이다. 박 단장은 “채권 금리가 매력적인 수준까지 오를지 의문”이라며 “지난해 국내 증시는 세계 증시 상승세에 비해 못 올랐지만 올해 ‘키 맞추기’에 나서면서 채권보다는 주식이 매력적일 것”이라고 판단했다.  

 

대체투자도 15%에서 더욱 늘릴 예정이다. 사학연금은 2010년 일본 도쿄 오피스 빌딩, 지난해 독일 프랑크푸르트 빌딩을 매입한 바 있다. 박 단장은 “미국 뉴욕, 영국 런던 등 부동산값이 오를 대로 오른 지역보다 성장성이 있고 현금흐름이 안정적인 부동산 위주로 투자할 것”이라며 “프라이빗에쿼티(PE), 해외 헤지펀드 등에 대한 투자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단장은 사학연금에서 ‘최초’란 수식어에 따라다닌다. 그동안 외부에서 수혈되던 자금운용관리단장에 처음으로 내부승진으로 임용됐다. 교보증권에서 연구원으로 있던 그는 2001년 사학연금으로 자리를 옮겨 리스크관리부, 주식운용팀, 투자전략팀을 거쳤다. 그만큼 부담도 크다. 박 단장은 “내부 승진이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도록 좋은 선례를 남겨 후배에게 본보기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역설했다.  

 

사학연금은 지난해 10월 말 기준 자산 11조2600억원을 운용, 연기금 가운데 국민연금 422조원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규모다. 2012년 수익률은 6.42%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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