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 1월, 17:21vip.mk.co.kr
금융 전문가들은 "은행, 보험, 증권 등은 이미 시장을 선점한 기업들의 인프라스트럭처나 규모의 경제를 따라잡기 힘든 반면 투자 트렌드 변화가 빠른 자산운용시장에서는 실력 있는 후발주자가 급부상한 경우가 많다"고 입을 모았다.
국내 운용사들에도 아직 기회가 있다는 것이다. 글로벌 자산운용사들이 수조 달러의 돈을 굴리고 있지만 실제 자본금 규모는 얼마 되지 않는 데다 사업 내용도 고객 자금을 위탁받아 운용하는 것으로 단순한 편이라 인지도가 높은 자산운용사를 인수하거나 투자상품 몇 개를 히트시키는 것만으로도 순위가 크게 올라갈 수 있다.
신제윤 금융위원회 위원장은 "단기간에 세계 최대 운용사가 된 블랙록을 모범으로 삼아야 한다"며 "한국인의 우수한 머리, 순발력, 포트폴리오 구성 능력 등 뛰어난 DNA를 활용하면 우리도 충분히 성공사례를 만들 수 있다"고 자신했다. 신 위원장은 "산업자본과 대비되는 금융전업가가 자산운용업을 키울 수 있고, 그런 의미에서 블랙록의 성장모델이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글로벌 자산운용사를 키워내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다.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은 "국내 운용사가 단기간에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선 해외 운용사 인수ㆍ합병(M&A)이 필수적인데 M&A에 대한 보고ㆍ승인 절차가 까다로울 뿐만 아니라 영업용순자본비율(NCR) 규제까지 발목을 잡고 있다"고 토로했다.
국내 운용사들의 성장을 위해서는 국민연금 등 연기금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김형태 자본시장연구원 원장은 "국내 운용사들은 아직 자산 규모가 작고 운용 경험도 많지 않아 스스로 커나가는 데 한계가 있다"면서 "글로벌 자본시장 큰손인 국민연금과 한국투자공사가 적극적인 역할을 해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현주 회장도 "연기금의 해외투자 비중이 점차 높아지고 있는 만큼 해외투자 중 일정 비율을 국내 운용사들에 위탁하고, 국내 운용사 간 경쟁을 통해 수익을 내도록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2020년이면 200조원에 달하는 퇴직연금시장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도 많다.
연강흠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는 경직된 퇴직연금시장에 경쟁 시스템을 도입할 것을 주문했다. 현재 퇴직연금시장은 기업과 금융사가 1대1 계약을 맺고 금융사가 퇴직연금 운용 관련 모든 절차를 관리하는 식이라 근로자 개인의 선택지가 많지 않고 대형 은행이나 보험사에 대한 쏠림이 심하다.
연 교수는 "성공 사례로 꼽히는 호주 슈퍼애뉴에이션은 퇴직연금 운용사를 기업이 아닌 개인이 선택할 수 있게 했다"며 "치열한 경쟁 결과 전문성과 경쟁력을 갖춘 글로벌 운용사들이 탄생했다"고 설명했다.
[특별취재팀=이은아 기자(팀장) / 손일선 기자 / 파리 = 박승철 기자 / 샌프란시스코 = 김혜순 기자 / 시드니 = 용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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