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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證 M&A 승부수 통할까? 2014-01-27

Bonjour Kwon 2014. 1. 27. 17:59
1500억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 결정 / 최종 인수계약자 경영권안정 등 1석 2효과
매각을 진행중인 동양증권이 승부수를 던졌다. 제3자 유상증자를 단행하며 인수자에게 신주를 배정하는 조건을 걸었다. 인수자 입장에서는 경영권확보와 재무구조개선이라는 1석2조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점에서 M&A매력이 높아졌다는 평이다.

◇ 매각공고, 실적발표, 제3자 유상증자 동시에 발표

동양증권이 M&A흥행의 성공을 위해 승부수를 던졌다. 지난 23일 동양증권의 운명을 죄우하는 굵직한 발표들이 하루에 집중됐다.

먼저 동양증권 대주주인 동양인터내셔널과 동양레저는 매각주관사인 딜로이트안진회계법인을 통해 매각공고를 냈다. 다음은 실적발표다. 동양증권은 이날 공시에서 2013회계년도(2013년 4월 1일~12월 31일) 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597% 줄었으며, 3181억원 영업손손실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40.5% 축소된 1조784억원, 당기순이익은 6189.6%가 줄어 2173억원 적자를 입었다.

회사측은 “증권시장의 전반적인 침체로 인해 수익이 감소했고 대규모 관계회사(종속회사) 자산 손상에 따라 적자를 시현했다”며 “결산기간이 12개월에서 9개월로 줄어든 사업연도 기간 차이도 반영됐다”고 밝혔다.

이날 실적발표와 함께 눈길을 끈 대목은 제3자 배정 유상증자의 결정이다. 제3자 배정 대상자는 대주주인 동양레저와 동양인터내셔널이 보유한 동양증권 지분의 최종 인수계약 체결자로 지정됐다. 새로 발행되는 주식수는 7142만8571주로 신주발행가액은 액면가(5000원)의 42% 수준인 2100원으로 정했다. 제3자가 유상증자에 참여하려면 약 1500억원(7142만8571주*2100원)의 신주인수대금이 필요하다.

이날 동양증권의 주가는 2355원. 인수계약을 체결할 경우 시세보다 약 10% 넘게 저렴하게 주식을 매입할 수 있는 셈이다. 단 이번 유상증자의 경우 액면미달 신주 발행으로 오는 3월 14일 개최되는 정기주주총회에서 특별결의사항으로 승인을 받아야 한다.

동양증권 관계자는 “구주매각으로는 인수후보자에게 메리트가 뚜렷하지 않은 상황”이라며 “하지만 이번 발행옵션에 참여하면 지분이 50%를 넘어 안정적인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매각자입장에서는 제값을 팔 수 있도록 유도할 수 있으며, 채권변제를 높일 수 있다”며 “나아가 자금이 수혈되면 재무구조개선도 가져와 매각자, 인수자, 채권자 모두 서로 윈윈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 흥행반전의 계기, 인수가격상향은 미지수

이번 3자 배정을 두고 동양증권이 M&A흥행을 위해 승부수를 던졌다는 평이다. 지난 16일 유력인수후보인 KB금융이 공시를 통해 인수를 부인하며 매각의 뚜껑을 열기 전에 M&A가 시들해지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경영권안정과 재무구조개선을 동시에 꾀할 수 있는 ‘제3자배정 유상증자’ 카드를 꺼내며 흥행의 불을 지필 수 있는 반전의 계기를 만들었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일단 구조는 잘 짠 것 같다”라며 “특히 유상증자로 주가하락에 대한 주주들의 반발 등 부담을 인수자가 아니라 매각자가 모두 떠안았다는 점도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그렇다고 기대대로 흥행성공으로 이어질지 불투명하다. M&A 전문가는 “유상증자 발표 이전과 이후 인수가격에 크게 미칠 영향은 없는데, 그 이유는 인수자라면 어차피 영업을 위해 자본확충을 해야 하기 때문”이라며 “이미 토탈인수금액에 유증대금까지 포함시켜 인수가격을 결정해야 하는 상황에서 유상증자를 발표했다고 인수가격이 오를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최소한의 영업이 되게 한 상태에서 매각을 해야 제값을 받을 수 있지 않느냐”라며 “대주주의 법정관리로 매각가격이 현저하게 낮지 않으면 사실상 법원이 매각을 결정하는 구조로 기업가치를 올린 뒤 파는 것이 아니라 M&A 이후 인수자를 통해 기업가치를 올려야 하는 딜레마에 처해 있다”고 말했다.

한편 동양증권은 오는 2월 5일까지 인수의향서(LOI)를 접수한 뒤 같은 달 26일까지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완료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