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비즈 | 2014.02.17
지난 15일(현지시각) 열린 LA 윌셔 그랜드호텔 콘크리트 타설 행사에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중앙)과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오른쪽), 에릭 가세티 LA 시장(왼쪽)이 모여 기념촬영하고 있다. /대한항공 제공
한진그룹이 2009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윌셔 그랜드호텔의 재건축 계획을 확정한 후 5년만인 지난 15일 콘크리트 타설 기념행사를 열고 본격적인 공사를 시작했다. 이번 호텔 건립은 약 10억달러의 자금이 투입되는 대형 프로젝트로 한진그룹이 주력사업이던 항공에서 호텔로 영역을 본격적으로 확장하는 시발점이라는 의미를 갖는다.
지하 3층, 지상 15층 크기의 소규모 호텔이었던 윌셔 그랜드호텔은 재건축을 통해 2017년 900여개 객실을 가진 73층 규모의 초대형 호텔로 지어질 예정이다. 저층부에는 7개층 규모의 상업시설과 컨벤션 시설도 들어선다.
◆ 자금난 논란 속 계획 5년만에 착공
한진그룹은 2000년대 중반 이후부터 그룹의 주력사업을 항공에서 호텔로 넓혀 사업을 다각화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국내와 해외에서 동시에 이를 추진해 왔다. 2008년에는 서울 종로구 송현동 부지를 삼성생명(032830)으로부터 사들여 7성급 고급호텔을 짓기로 한 데 이어 이듬해에는 기장과 승무원 숙소를 겸용해 운영하던 LA 윌셔 그랜드호텔을 상업시설과 오피스 공간을 갖춘 초대형 호텔로 재건축하기로 확정했다.
우여곡절도 많았다. LA 윌셔 그랜드호텔에 대한 재건축 계획이 확정된 뒤에도 몇 년간 삽을 뜨지 못한 채 시간이 지나면서 한진그룹이 자금난에 부딪혀 건설에 들어가지 못하고 있다는 논란이 커진 것이다. 당초 한진그룹이 착공시점으로 잡았던 2011년을 넘기고 나서도 구체적으로 착공일을 잡지 못하자 자금난 논란이 제기되기 시작했고, 40층 규모의 호텔과 65층의 오피스빌딩 등 2개의 건물을 지으려던 계획이 70층짜리 한 개 동으로 변경되면서 논란은 더욱 가열됐다.
이에 대해 한진그룹 측은 “건축 이후의 사업성 등을 고려해 설계안을 변경하는 과정에서 시간이 걸린 것이었다”며 “부채비율이 높아 자금조달이 어렵다는 지적이 있었지만 건설비용을 줄이기 위해 당초 계획된 규모를 바꾼 것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대한항공이 7성급 호텔을 지을 계획으로 매입한 종로구 송현동 부지. 대한항공은 호텔 건축이 허가를 받으면 향후 한류 관광 등과 연계해 높은 수익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조선일보DB
한진그룹은 호텔이 완공돼 본격적으로 영업을 시작하는 2017년부터 항공사업과의 연계 효과로 높은 시너지가 예상된다고 전했다. LA가 한국에서 미국을 찾는 방문객이 가장 높은 도시인데다 현지 교민들도 많다는 이유에서다. 이 때문에 한진그룹은 최근 몇 년간 재무구조가 악화되는 상황 속에서도 윌셔 그랜드호텔 사업계획을 계속 유지해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현재 학교보건법에 저촉된다는 이유로 건축 허가를 받지 못하고 있는 종로구 송현동 7성급 호텔도 들어선다면 한류 관광과 연계해 본격적인 항공-호텔사업 전문그룹으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10억달러 중 70% 이상 채권발행·재무적투자자 통해 해결…부채 증가는 숙제
반면 막대한 자금이 투입될 이번 프로젝트로 한진그룹의 부채가 더욱 증가해 재무구조가 더욱 취약해질 것이라는 우려도 높아졌다. 주력계열사인 대한항공은 자기자본대비 부채 비율이 700%에 가까운 상황에서 지난해 영업손실마저 기록했다. 또 지난해 말 한진해운(117930)을 지원하면서 2500억원을 쓴 데다 올해 추가로 8000억원에서 1조3000억원 정도의 자금을 지원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한항공(003490)관계자에 따르면 한진그룹은 호텔 건설자금 10억달러 가운데 2억달러 이상을 현지에서 채권 발행과 차입 등을 통해 해결하고 5억달러는 재무적투자자(FI)를 끌어들여 해결하기로 했다. 대한항공의 자기자본은 약 2억~3억달러가 투입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최근 대한항공의 실적이 악화된 상황에서 한진해운 추가 지원과 LA 호텔 건설 프로젝트 등으로 자금 유동성은 더욱 떨어질 것”이라며 “항공업의 업황이 살아나 대한항공의 수익성이 개선되지 못할 경우 한진그룹이 당분간 자금난에 허덕일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일부에서는 한진그룹이 S-oil 지분 등 보유 자산을 매각할 예정이기 때문에 호텔 건축이 그룹의 자금사정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김용건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한진그룹은 지난해 말 발표한 대한항공 재무구조 자구개선 계획을 통해 S-oil 지분과 부동산, 노후 항공기 등을 매각해 4조원을 확보하겠다고 발표했다”며 “이를 통해 부채비율이 절반 수준으로 떨어지면 호텔 건설사업 자금 투입으로 인해 그룹의 재무구조가 받을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진상훈 기자 caesar8199@chosun.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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