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armland Fund/곡물사료 엘리베이터

옥수수·밀·콩 … 쑥쑥 자라는 농산물 펀드

Bonjour Kwon 2014. 2. 28. 01:25

| 기사입력 2014-02-28 00:14 0

한동안 농산물에 투자해 재미를 봤다는 사람을 찾기 어려웠다. 2012년 하반기부터 국제 곡물가격이 하락세를 보인 탓이다. 하지만 올 들어 분위기가 달라졌다. 농산물 관련 대표 지수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GSCI 농산물지수는 연초 이후 6% 넘게 상승할 정도로 농산물 가격이 올랐다. 주요 생산국인 미국과 남미가 각각 한파와 가뭄으로 몸살을 앓으면서 생산량 감소 우려가 불거진 때문이다. 농산물 가격이 장기간 하락하면서

 

 농산물 투자를 재개해도 되는 시점이 온 걸까? 전문가들은 “중장기적인 관점으로 투자를 검토해 볼 시점이 왔다”고 입을 모은다. 농산물은 무한정 공급을 늘릴 수 없다. 토지가 제한돼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도시화로 경작지가 줄고 있다. 미국의 곡물 재배 면적은 1949년 전체 국토의 63%를 차지했지만 2007년엔 51%로 감소했다. 그렇다고 소비를 줄일 수도 없다. 소득 수준에 따라 소비를 얼마나 줄이고 늘릴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소득 대비 소비탄력성(미국 기준)을 보면 의료(1.213)와 주거(1.06)·의복(0.964)보다 식품(0.346)이 한참 낮다.

 

 중국 같은 신흥국의 소득 수준이 높아지면서 농산물 수요가 늘고 있다는 점에도 주목해야 한다. 육류 소비가 늘면서 사료용 곡물 수요가 느는 것이다. 농산물 최대 수출국인 미국의 대 중국 수출 물량 비중은 최근 10년간 매년 평균 33% 늘었다. 기상이변이 일상화되고 있다는 점도 농산물 투자 매력도를 높인다. 손동현 현대증권 연구원은 “다만 기상여건에 따라 가격의 등락이 심한 만큼 중장기적으로 투자하는 게 좋다”며 “북반구 곡창지대의 작황이 드러나는 하반기에 들어서나 가격이 오를 전망인 만큼 단기 투자는 위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농산물 투자 방법은 다양하다. 관련 기업에 직접 투자할 수도 있고, 농산물 관련 펀드나 상장지수펀드(ETF)를 살 수도 있다. 직접투자는 개별 기업에 대한 정보가 많아야 해 일반 투자자에겐 쉽지 않다.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농산물 관련 펀드는 산은짐로저스애그리인덱스펀드와 미래에셋 로저스농산물지수특별자산펀드, 신한BNPP 애그리컬쳐인덱스플러스펀드 등이 있다. 글로벌 농산물지수에 연계된 장외파생상품과 채권 같은 유동성 자산에 투자되는 펀드들이다. 농산물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펀드도 있다. 농산물 생산업체나 관련 화학 또는 비료업체·종자업체·식품제조업체 등에 투자하는 도이치DWS 애그리비즈니스펀드다. 주식 투자 비중이 90% 이상으로, 기초자산에 투자하는 다른 펀드와는 수익률 흐름이 다를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실제로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농산물지수 연동 펀드들이 연초 이후 4~9% 수준의 수익률을 나타낸 반면, 도이치DWS 애그리비즈니스펀드는 0.39%의 수익률을 보였다.

 

 ETF는 삼성 코덱스 콩 선물 ETF와 미래에셋 타이거 농산물 선물 ETF, 두 종류가 상장돼 있다. 각각 연초 이후 5.88%, 3.78%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콩 선물 ETF는 미국 시카고 상품 거래소에 상장된 콩 선물 가격으로 구성되는 S&P GSCI 콩 지수를 추종하고, 농산물 선물 ETF는 옥수수와 밀·콩으로 구성된 S&P 농산물 가격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다.

 

 국내 증권사 홈트레이딩서비스(HTS)를 활용해 사고 팔 수 있는 미국 상장 ETF도 투자 대상이다. 미국으로 눈을 돌리면 상장지수채권(ETN)으로까지 투자 범위가 넓어진다. ETN은 벤치마크로 삼는 지수를 추종하는 상품으로 거래소에 상장돼 거래된다는 점에선 ETF와 동일하다. 증권사가 자사 신용으로 수익금의 지급을 보증한 채권 성격이라는 게 차이점이다. 이 때문에 ETF는 수수료를 제외한 운용 성과가 투자자에게 돌아가는 반면, ETN은 약속된 수익률 이상의 수익은 증권사에 돌아간다.

 

 미국에 상장된 농산물 관련 ETF 중 규모가 가장 큰 건 파워쉐어즈 DB 농산물 ETF다. 수수료가 1.01%로 미국 ETF치고는 비싼 편이다. 최근 1개월 수익률은 11.74%에 달한다. 옥수수·밀·설탕·콩 같은 개별 농산물에 투자할 수 있는 ETF나 ETN도 있다.

 

정선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