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4-18
지방은행과 특수은행들이 잇달아 자산운용사 인수를 주도하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은행에서 자산운용사는 계열사 비중이 높은 곳으로 통한다. 또한 업계 불황을 겪고 있는 증권사보다 가격 대비 효율성이 뛰어난 것이 장점으로 지목되고 있다.
◆ 지방은행, 자산운용 인수 러시
최근 시중은행들의 저성장세 속에 눈에 띄는 사업 확장을 하고 있는 지방은행 금융지주사들이 자산운용사 진출 계획을 내놓고 있다.
지난 9일 JB금융지주는 실물자산 전문운용사인 더커자산운용주식회사를 인수해 자회사로 편입하고 사명을 JB자산운용으로 변경했다. 그룹의 세 번째 자회사 편입을 마무리한 것.
DGB금융지주와 BS금융그룹도 자산운용업에 진출할 계획이다. 박인규 DGB금융지주 회장은 취임식에서 "전국 영업망을 보유한 자산운용사를 편입하겠다"고 밝혔다. 성세환 BS금융그룹 회장도 "내년 하반기부터는 여력이 생기는 만큼 자산운용업, 보험업 등 신규 사업영역으로의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새마을금고중앙회 역시 자산운용사 인수를 눈여겨 보고 있다. 신종백 새마을금고중앙회장은 지난달 취임식에서 "중앙회 신사업관련 제도개선과 금융역량을 강화하고, 자산운용사 인수 등을 통해 자금운용의 어려움이 실질적으로 해소되도록 만들 것"이라고 밝히며 자산운용사 인수 계획을 밝혔다.
지방금융지주들이 자산운용사 인수에 나서는 것은 낮은 가격으로 높은 효율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자산운용사가 있으면 은행 등 다른 계열사에서 나오는 부실채권 등을 운용·처분하는 업무를 수행할 수 있어 시너지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인수에 대한 비용부담이 적다는 것도 큰 이점이다.
◆ 불황 속 자산운용사 '튼튼'
국내 자산운용사들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은 금융업권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금융감독원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013회계연도(4~12월) 국내 자산운용사의 ROE는 8.9%로 전년 동기보다 0.4%포인트 올랐다. ROE가 높다는 것은 자본을 효율적으로 사용해 이익을 내고 있다는 의미다.
지난해 은행의 ROE는 2.8%로 전년보다 3.4%포인트 급락하고, 증권사가 같은 기간 ROE -0.3%로 10년 만에 적자를 기록한 것과는 대조되는 모습이다. 보험사들 역시 생명보험사 ROE는 5.7%, 손해보험사는 9.2%를 기록하며 모두 전년 동기보다 떨어진데 비해 자산운용사들만 ROE 성장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은행 자산운용사들의 경우에는 은행의 위탁 비중이 높은 것도 안전한 수익률을 보장하는 이유다. 실제로 금융감독원의 '2012년 은행별 위탁자산 운용 현황'에 따르면 국내은행의 위탁자산 규모 16조4472억 원 가운에 계열사에 운용을 맡긴 위탁 비중이 11조 원으로 약 67%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높다. 국내 4대 은행 중 국민, 우리, 신한은행이 같은 계열사에 자산운용을 위탁한 비율도 70%를 넘는다.
자산운용사의 수수료가 소폭 증가하고, 투자를 일임하는 고객들이 많아졌다는 것도 자산운용사가 선방하고 있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자산운용사의 펀드수탁고가 증가하고 있다. 특히 투자 일임이 많이 늘어 지난해 말 자산운용사 영업규모는 628조 원으로 전년 말보다 2조 원 증가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