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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투자가 열전] 이종갑 벤처캐피탈협회 회장 "정부와 VC업계 공감 필요"

Bonjour Kwon 2014. 5. 6. 11:00

2014.05.06 오전 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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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갑 벤처캐피탈협회 회장

 

“벤처캐피탈리스트들은 투자 결과가 평생 따라다니기 때문에 굉장히 열심히 일을 합니다. 투자한 기업의 CEO 눈빛도 살피고 본능적인 감으로 투자를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런데 정부는 여전히 재무제표 등 형식적인 지표로 감시를 하고 있죠. 정부와 벤처캐피탈 업계의 공감이 필요할 때입니다.”

 

이종갑 벤처캐피탈협회 회장은 제 20회 행정고시 출신의 벤처캐피탈리스트다. 약 30년 동안 국무총리실, 경제기획원(현 기획재정부), 대통령 비서실, 공정거래위원회, 조달청을 거치면서 정부의 입장에서 기업을 심사했던 그는 지난 2008년 두산계열의 벤처 및 사모투자(PE) 회사인 네오플럭스에서 활동했고, 2011년부터 한국벤처캐피탈협회장직을 겸임했다.

 

이종갑 회장은 “직접 벤처캐피탈리스트로써 활동해보니 정부의 입장에서 기업을 평가하는 방식과 벤처캐피탈 업계에서 기업을 보는 시각의 차이를 알게됐다”며 “투자한 자금을 훨씬 효율적으로 쓰기 위해서는 정부와 벤처캐피탈 업계의 협력이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고 말했다.

 

◆ “벤처기업을 이끄는 경영진의 DNA를 살펴라”

 

이종갑 회장은 벤처캐피탈리스트로 활동하면서 벤처기업을 이끄는 경영진들의 DNA에 따라 벤처기업의 생사가 좌우되는 경우를 많이 봤다고 말했다. ‘~출신’의 화려한 경력을 가지고 있기 보다는 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경영진이 기업을 살린다는 것이다.

 

한번은 이 회장이 바이아웃(buy-out·기업의 지분을 인수하거나 아예 기업자체를 인수한 후 대상 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통해 기업 가치를 높이는 방법) 형태로 적자회사의 기업을 인수한 적이 있다. 대기업 S전자 출신 사장이 기업을 이끌고 있었는데도 기업의 재정 상황은 좀처럼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이에 이 회장은 과감한 결정을 내렸다. 기업의 지역 공장장들의 이력서를 검토한 후 거래처로부터 좋은 평가를 듣고 있던 41세의 고졸 출신 공장장을 CEO로 임명했다. 그는 “기업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속속들이 다 알고 있는 현장형 CEO가 있느냐 그렇지 않느냐에 따라 벤처기업의 생사가 달라진다고 확신했다”며 이 같은 결정을 내린 이유를 설명했다.

 

이 회장은 고졸 출신의 젊은 공장장이 현장과 소통을 중요시하며 회사 구석구석에서 일어나는 문제점들을 섬세히 관리하고 있다는 점을 높이 샀다. 젊은 CEO는 7~8개 국가의 외국인 근로자가 공장 인력 대부분을 차지한다는 점을 파악해, 매달 가장 좋은 제품을 만드는 나라의 국기를 매달아 직원들의 사기를 높였다. 만년 적자에 허덕이던 회사가 이듬해에 흑자전환을 했고, 결국 IT 유관업체에게 팔아 투자자금을 회수할 수 있었다.

 

이 회장은 또 “시장에서 요구하는 기술 보다 반 발자국 앞선 기술을 가진 기업 중 납품업체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기업들이 대체로 성장성이 컸다”고 말했다. 그럴듯해 보이는 기술이지만, 인프라가 구축되지 않아 세상이 기술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있지 않다면 기업의 실제 실적 개선속도는 오히려 느리다는 것이다.

 

이 회장이 네오플럭스에서 셋톱박스(디지털 위성방송용 수신장비) 관련 기업에 대한 투자를 검토할 때의 일이었다. 당시에는 이미 셋톱박스 기술을 가진 제품을 출시한 기업들이 상당수 있었다. 심사역들은 셋톱박스가 업종 상황에 비추어 봤을 때 혁신적인 기술이 아니라며 투자를 반대했다. 그러나 이 회장은 이 기업의 경영진이 납품업체와의 신뢰관계를 잘 쌓아둔 기업이라는 점을 높이 평가해 투자를 강행했다. 이어 IPO(기업공개)에 성공하면서 큰 투자수익을 회수할 수 있었다. 이 회장은 “이미 비슷한 기술을 가진 업체들이 나와 있다면, 마케팅 관리를 잘해 거래회사와의 관계를 잘 유지하고 있는 회사의 파급력은 엄청나다”고 말했다.

 

◆ “정부와 벤처캐피탈 모두의 노력이 중요”

 

이 회장은 지난 2000년대 초반 벤처 거품이 일었다 꺼졌던 당시 상황을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해서 좋은 기업을 발굴하려는 벤처캐피탈리스트들의 노력 뿐만 아니라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 개선 시도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 회장은 “정부가 벤처캐피탈 업계에 일정부문 세제 혜택을 주는 것을 빌미로 몇몇 규제들을 폐지하지 않고 있다”며 “벤처캐피탈의 투자 업종 제한, 벤처캐피탈 투자에 대한 충담금 요건 등 벤처캐피탈 시장 활성화를 가로막고 있는 몇몇 정책들 중에서는 바뀌어야 할 것들이 우선적으로 해결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또 “벤처캐피탈이 투자금을 정당한 가치로 회수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하는 것도 벤처캐피탈 시장 활성화에 일조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기존에 코스닥IPO(기업공개)에 의존하고 있는 전통적인 투자자금 회수시장에서 벗어나 M&A, 세컨더리펀드(secondary fund)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투자자금 회수 시장을 키울 필요가 있다는 의미다. 그는 “대기업의 문어발식 확장이라는 논란이 여전히 남아있지만, 많은 자금을 가지고 있는 대기업들이 벤처기업들을 인수하는 등의 방법으로 회수 시장 자금이 활발하게 순환해야 전체 벤처캐피탈 업계 시장 규모도 커질 것”이라고 전했다.

 

이 회장은 “앞으로 공직출신의 경험을 살려 금융당국과 벤처캐피탈 사이의 중간다리 역할을 하는데에 노력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 회장이 이끄는 벤처캐피탈협회는 글로벌 투자자와의 협업 강화를 위한 해외 투자유치 활성화 사업 및 연구개발(R&D) 투자 연계사업, 출자자 다양화, 벤처캐피탈 관리체계 정비 등에 나설 계획이다.

 

[전효진 기자 oliv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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