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PF금융

PF유동화 시장의 새로운 방향 .NCR 완화 등으로 건설사 대신 증권사들이 활발하게 PF의 구원투수 .

Bonjour Kwon 2014. 7. 8. 16:47

2014

 

김규진 다산회계법인 상무

 최근 들어 ‘부동산PF’ 관련 기사가 많지 않다. 대신 경제연구소에 의하면 PF의 대표 트라우마인 드림허브 사태를 겪었던 공모형 PF사업 38건 가운데 완료된 사업은 6건(15.8%)에 불과하다. 일부만이라도 착공 또는 준공된 사업이 12건(31.6%), 착공조차 하지 못하고 있는 사업은 8건(21.1%), 선정된 업체와 사업계약이 해지돼 개발계획이 무산된 경우는 12건(31.6%)이다.

 건설·금융업계의 PF도 ‘여름 휴가’ 또는 ‘장마철’을 맞이할 것인가? 그렇지는 않다. 대구지역에서는 분양 열기가 뜨거운 상황이다. 금융권에서는 발이 묶인 건설사들 대신 증권사들이 활발하게 PF의 구원투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2013년 자본시장법을 개정해 대형 투자은행을 도입하였고, 지난 4월 자본시장의 역동성 제고를 위한 증권회사 영업용순자본비율(NCR)제도 개선방향을 통해 NCR산출 체계를 개편하고, 적기시정조치 기준을 150%에서 100%로 완화하였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증권사들이 매입보장약정이나 지급보증 등을 약정해 발생할 수 있는 우발채무 규모는 2013년 말 기준 15조8000억원 규모로 2011년 말의 7조9000억원 대비 2배 이상 급증했다.

 증권사 우발채무가 급증하는 주요 원인으로 업계에서는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발행을 지목한다. 최근 기업들이 발행하는 사모채권이나 자산유동화증권(ABS)을 증권사가 받아와 신용보강을 거쳐 ABCP 형태로 유동화하는 사례가 다수 포착되고 있다.

 공공 부문에서는 예금보험공사가 PF부동산에 대해 적극적인 매각 의지를 보이고 있다. 예보는 누구나 투자정보 활용이 용이하도록 매물 정보를 적시에 제공할 예정이다. 예보의 보유 PF부동산은 3월 말 기준으로 전국 398개이며 유효담보가는 2조3000억원이다.

 한편 캠코(자산관리공사)가 운영하는 공적자금인 구조조정기금은 저축은행들로부터 PF채권을 사후정산 조건부로 매입하였는데, 정산 종료시점이 1회 연장을 거쳐 오는 12월에 도래한다. 이에 따라 활발하게 잔여자산의 매각이 추진되고 있다.

 지금까지의 사건들을 정리해 보면 건설사 회사채는 고비를 넘긴 듯하나 증권사의 기업어음(CP) 인수약정이 정수리까지 차 올라서, 하반기에 부실채권(NPL) 매물과 신규 PF를 수용할 재원 공급이 부족해 보인다.

 

 이에 따라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최근 보고서에서 “자금력을 갖춘 금융기관인 은행권의 역할 확대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PF 등 부동산 개발사업 대출에 대한 전반적 리스크 관리와 병행해 우량 사업장에 대해서는 대출한도 상향 등 영업기회를 확대하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실제 은행권의 PF부실채권은 지난 3월(잠정)을 기준으로 감소하였다.

 국토교통부는 부동산개발사업 평가체계를 도입하기 위해 ‘부동산개발업의 관리 및 육성에 관한 법률’ 개정을 추진하였다. 개정안에는 국토교통부장관이 부동산개발사업 평가를 위한 전문기구를 지정할 수 있고, 부동산개발사업 평가를 받고자 하는 자는 전문기구에 평가를 신청하는 내용의 규정이 포함되어 있었다.

 그러나 개발사업 평가제도가 도입되어도 평가등급은 은행의 BIS비율을 개선할 입증자료는 되지 못한다. 그 이유는 우리나라 시행시장의 태생적인 레버리지, 토지 알박기의 위험, 시공사 신용도의 추락, 3% 미담확약수수료의 선납 현금 유출 등 요인으로 인해서 통계가 작용될 수 없음에 기인한다.

 그렇다면 다가올 ‘보릿고개’에 대한 대응책은 무엇일까? 필자는 신용헤지펀드라고 생각한다.

 

PF유동화 시장의 규모는 이미 성장하여 있다. 미국 금융당국이 서브프라임 부실화 당시에 Markit 서브프라임 대출지수를 도입하여 신용의 공매도를 허용하였듯이, 헤지펀드가 매도 헤지를 할 수 있는 지수를 만들어 주면서 유동화 시장을 활성화시켜 주자는 것이다.

 또 한 가지의 유동화 활성화 방안은 CLO(여신유동화)의 적극적 운용이다. CLO의 적극적 운용은 일정 기간을 두고 자산을 축적하며, 적극적으로 자산을 교체해가는 개념이므로, 고수익 고위험에다가 단기로 구조화된 PF 자산에 적절하다.

 

미국의 경우 사모펀드 운용사들은 오랫동안의 신디케이트론 차주로서의 경험을 투자수단으로 발전시켜서 CLO운용에 참여하여 주도세력이 되었지만, 상황이 다른 국내에서는 헤지펀드가 출현하여 그러한 역할을 맡아야 한다.

 운용의 주력 자산이 비우량 신용도이므로 이미 CLO운용사 서열에서 은행권의 점유율이 낮은 상태이다. 미국 기관투자가들도 CLO를 통해서 정크 신용등급 자산에 동참하고 있다.

 최근 한국부동산개발협회는 부동산개발에 필요한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여서 개발과 관련한 사업기획, 자금조달, 설계, 시공, 분양, 신탁 등 모든 분야를 원스톱으로 해결할 수 있는 인큐베이팅센터를 출범시켰다. 연기금과 공제회들이 이러한 벤처에 유동성공급자로 출자하는 2015년을 꿈꿔 본다. 토종 헤지펀드의 모태가 될 기관은 투자은행으로 단순 지급보증이 아니라 위험자산 운용에서 솜씨를 발휘해야 할 것이다.

 ※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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