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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로펌 공습 특화전략.◆ 심슨대처앤바틀릿(ADT캡수OB인수건) ◆클리포드챈스.클리어리고틀립(삼성생명.SDS.IPO건).롭스앤그레이는 IP 전문.

Bonjour Kwon 2014. 7. 18. 07:47

 

외국로펌 국내 M&A 싹쓸이…OB맥주등 대형 딜 자문 주도

상반기 톱10에 8곳 차지…자문액 작년의 3배

"이대론 국내로펌 고사" 대형·글로벌화 시급

 

◆ 글로벌 로펌의 공습 ◆

 

 

국내 진출 `1호 로펌` 롭스앤그레이 미국 보스턴 본사 전경.

한국 인수ㆍ합병(M&A) 시장에 대한 글로벌 `공룡` 로펌(법률회사)들 공습이 거세다. 외국계 로펌들은 지난 상반기 8곳이 10위권에 들어 국내 M&A 법률자문 시장을 크게 잠식했다.

 

17일 매일경제신문이 M&A 전문 분석기관인 머저마켓에 의뢰해 집계한 결과 올해 상반기 국내 법률자문 10위권에 외국계가 무려 8곳이나 이름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계 심슨대처앤바틀릿ㆍ설리반앤크롬웰, 독일계 프레시필즈 브루크하우스 데링거, 영국계 클리포드챈스를 비롯해 공동 10위 3곳까지 포함해 60%를 웃돈다.

 

10위권 외국계 로펌이 상반기에 올린 자문액은 303억6900만달러(약 30조8700억원)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105억달러(약 10조6700억원)보다 3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김앤장ㆍ광장ㆍ태평양 등 국내 로펌들이 아직 1~3위를 지키곤 있지만 `대세`가 외국계로 넘어가는 분위기다. 한 국내 대형 로펌 변호사는 "국내 유명 로펌들도 줄줄이 간판을 내려야 할지도 모른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외국 로펌들은 지난 상반기에 나왔던 국내 M&A 대형 딜(거래)을 싹쓸이하다시피 했다. 거래 규모가 6조원을 넘어 국내 M&A 딜 가운데 최대 규모로 꼽히는 OB맥주 매각건만 봐도 독일계 프레시필즈, 미국계 설리반앤크롬웰ㆍ심슨대처앤바틀릿, 영국계 링클레이터스가 자문사로 참여했다. 거래 규모 2조원을 넘긴 또 다른 대형 딜 ADT캡스 매각건도 영국계 클리포드챈스, 미국계 라탐앤왓킨스 등이 자문을 맡았다.

 

김현석 클리포드챈스 한국대표변호사는 "한국은 수년 내에 아시아에서 가장 큰 시장이 될 것"이라며 "국외 M&A 자문서비스 등에 집중해 공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내에 진출한 외국 로펌 19곳 외에도 2~3개 로펌이 국내에 진출하기 위해 법무부 심사 절차를 받고 있다.

 

외국계 로펌의 국내 시장 공략은 세계 최대 사모펀드 텍사스퍼시픽그룹(TPG)이 한국 대표를 내정하고 베인캐피털이 한국팀을 꾸리는 등 해외 사모펀드(PEF)들이 국내로 몰려드는 것과 궤를 같이한다. 기업 오너 세대 교체에 따른 M&A와 국외 M&A 등이 외국계 로펌이 영향력을 키우는 발판이다.

 

외국 로펌 영역은 M&A뿐 아니라 기업공개(IPO)ㆍ해외채권ㆍ지식재산권(IP) 소송 등 자본시장 전 분야로 확대되는 추세다. 최근 삼성SDS 상장 법률 자문사로 클리어리고틀립ㆍ폴헤이스팅스 등이 선정된 게 국내 로펌의 위기의식을 부추기고 있다. 2017년 법률시장이 완전히 개방되면 외국계 로펌들이 국내 소송 분야까지 장악할 것이란 염려도 고개를 든다.

 

국외 사업부문을 가진 국내 대기업 대부분은 국내 로펌이 아닌 외국 로펌을 자문 파트너로 두는 실정이다. 외국 로펌이 수수료 등 제반 비용이 국내 로펌보다 비싸기는 하지만 딜 성사가 중요한 기업에 로펌 `국적`은 이미 고려사항이 아니다.

 

대기업과 현지 기업 간 지식재산권 분쟁이 많아지면서 한국사무소를 통해 미리 `고객 유치`를 하려는 움직임도 활발하다. 삼성전자ㆍ애플 특허 소송(퀸임마누엘), 코오롱ㆍ듀폰 아라미드 섬유 소송(폴헤이스팅스)에서 글로벌 로펌들은 한국 대기업의 잠재 수요를 인식했다.

 

한국 시장을 점령하기 위해 글로벌 로펌들은 연합체도 만들었다. 국내에 진출한 영미권 대형 로펌 18개사가 참여한 `외국법자문법률사무소협회(이하 외국자문소협회)`가 지난달 공식 출범했다. 영국계 로펌 디엘에이파이퍼 이원조 한국대표와 미국계 로펌 쉐퍼드멀린 김병수 한국대표가 각각 회장과 부회장을 맡았다. 외국 로펌 목소리를 자문법 개정 과정에 반영하기 위해서다.

 

 

국내 중소형 로펌을 대상으로 대형 영미권 로펌들이 다양한 방법을 통해 M&A를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로펌 관계자는 "국내 로펌 인력을 흡수한 외국 로펌은 국내 대형 로펌에도 큰 위협"이라고 진단했다. 이에 대항해 국내 로펌들은 국내에 진출하는 외국 로펌을 `위기`로 받아들이며 대형화와 글로벌화를 화두로 내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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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7-17

 

 

미국 10대 로펌 중 하나인 심슨대처앤바틀릿은 상반기 최대어인 OB맥주ㆍADT캡스 매각건에 모두 참여한 유일한 로펌이다. '인수ㆍ합병(M&A) 자문'에 강한 장점을 살려 한국 시장을 뚫었기 때문이다. 2007년 49억달러 규모인 두산인프라코어 매각 법률자문도 맡은 바 있다.

 

외국 로펌들은 M&A, 기업공개(IPO), 지식재산권(IP) 등 강점을 가진 분야에 집중하는 '특화' 전략으로 한국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세계 5대 포럼 중 한 곳인 영국계 로펌 클리포드챈스는 주로 국내 기업이 외국 기업을 인수하는 아웃바운드 딜에 집중한다. 상반기 ADT코리아 인수전(거래 규모 약 2조566억원)에서 글로벌 사모투자펀드(PEF) 칼라일 법률자문을 맡아 거래를 성사시켰다. 세계 각지에 40여 개 사무소를 둔 데다 직원 수도 3000명을 웃도는 만큼 국내 기업이 진출하려는 국가 대부분을 쉽게 커버할 수 있다는 게 강점이다.

 

미국계 클리어리고틀립은 IPO 분야에서 독보적인 실적을 올리고 있다. 2010년 국내 최대어였던 삼성생명 IPO(약 5조원 규모) 때 법률자문을 맡았다. 올해 핫딜로 꼽히는 3조~4조원 규모인 삼성SDS 상장건에서도 역시 법률자문사로 선정됐다.

 

외국 로펌 관계자는 "한국 기업 IPO에서 클리어리 영향력이 너무 강해 다른 로펌들이 경쟁할 엄두조차 내지 못하는 수준"이라고 전했다.

 

국내 진출 '1호' 외국 로펌인 롭스앤그레이는 IP 전문으로 미국 법정에서 진행되는 한국 기업 특허소송을 매년 100건 이상 진행하고 있다. 현대ㆍ기아자동차, 현대중공업, LG 등 주로 외국 진출에 활발한 대기업들이 고객이다.

 

김용균 롭스앤그레이 한국 대표변호사는 "한국 기업과 국내에서 끈끈한 네트워크를 형성해 외국 진출 시 최대한 도움을 주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정지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