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문

폐트라투자자문:운용자산 50%를 해외에서 유치.연2회 Value Investing Congress 등에 적극 참석. 유수 국부펀드등 고객유치

Bonjour Kwon 2014. 9. 19. 07:17

[色있는 자문사가 뜬다]

기사입력 2014.09.19

 

페트라투자자문의 공동 설립자인 용환석 대표(왼쪽)와 이찬형 전무(오른쪽)

 

미국에서는 해마다 두 차례씩 ‘밸류 인베스팅 콩그레스(Value Investing Congress)’라는 행사가 개최된다. 이 행사는 미국과 유럽 등 선진 시장의 가치투자 펀드매니저와 기관투자자가 모여 글로벌 투자의 흐름과 유망 종목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는 자리다.

 

페트라투자자문은 국내 투자자문사 가운데 유일하게 이 행사에 3년째 발표자로 참여하고 있다. 지난 4월 열린 9회 행사에서 용환석 페트라투자자문 대표와 이찬형 전무는 전 세계 가치투자자들을 대상으로 넥센타이어(002350)와 NAVER, 아모레퍼시픽(090430)등 경쟁력 있는 국내 기업들을 주요 추천종목으로 제시하기도 했다.

 

용 대표는 “해외 기관투자자들에게 한국은 신흥국 가운데 가장 매력적인 시장으로 꼽힌다”며 “숨겨진 국내 가치주에 투자하기 위해 페트라투자자문에 돈을 맡기는 해외 기관들이 계속 늘고 있다”고 말했다.

 

◆ 해외에서 더 유명한 자문사…전체 운용자산의 절반이 해외 자금

 

지난 2009년 설립된 페트라투자자문의 운용자산 규모는 약 3000억원 수준이다. 운용자산이 수조원대에 이르는 대형 자문사에 비하면 규모가 작다. 그러나 전체 운용자산의 50% 이상이 외국계 자금일 정도로 해외에서는 국내 자문사 가운데 가장 높은 인지도를 가진 회사 중 하나다.

 

최근 들어 국내 주식에 투자하기 위해 페트라를 찾는 외국계 기관의 수도 늘고 있는 추세다. 페트라는 지난해 5월 북유럽 국부펀드로부터16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유치했고, 12월에는 미국 동부지역 대학으로부터 약 500억원 규모의 투자일임 계약을 체결하는데 성공했다. 페트라는 이를 바탕으로 최근 미국 내 다른 대학기금의 투자자금을 유치하는데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해외에서 다양한 경력을 쌓은 운용역들의 역량이 큰 힘이 됐다.

 

회사의 설립자인 용환석 대표는 서울대 공대 졸업 후 미국 UCLA에서 경영학석사(MBA) 학위를 받았고, 페트라 설립 전까지 약 10년간 외국계 헤지펀드에서 일하며 글로벌 투자전략을 짰던 인물이다. 용 대표와 함께 페트라의 창업 멤버로 참여한 이찬형 전무 역시 미국 버클리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후 UCLA에서 법학석사 학위를 받은 유학파로 대형 로펌과 투자은행에서 인수합병(M&A)과 투자전략 수립을 담당했다.

 

이 전무는 “유학과 해외 근무 경험이 글로벌 네트워크를 넓히는데 직접적인 도움을 준 것은 아니지만, 시시각각으로 변화하는 해외에서의 투자 흐름을 적극적으로 따라가는데는 좋은 밑거름이 되고 있다”며 “매년 밸류 인베스팅 콩그레스를 포함한 다양한 투자 행사에 참석하며 해외 투자자들과의 교분을 넓힌 것이 인지도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 가치투자에 주력하지만 오를 때까지 마냥 보유하지는 않아

 

운용자산의 규모는 작지만, 설립 이후 운용 수익률은 탁월한 성적을 내고 있다. 지난달 말 기준으로 최근 1년간 수익률이 15.8%를 기록했다. 운용이 시작된 2009년 8월 이후 수익률은 187.9%에 이른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는 약 25% 상승했다.

 

최근 높은 성적을 기록 중인 다른 자문사들처럼 페트라투자자문 역시 경쟁력 있는 종목을 쌀 때 사서 비싸게 되파는 방식의 가치투자를 지향하고 있다. 특정 업종이나 규모에 맞춰 포트폴리오를 조절하기 보다는, 전체 상장종목들을 대상으로 가치에 비해 가격이 싼 기업들을 발굴해 절대 수익률을 얻는 구조다.

 

용 대표는 그러나 가치투자의 관점에서 주가가 저평가됐다는 판단이 서도, 주식을 사놓고 무작정 오를 때까지 기다리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만약 5년 동안 주가가 제자리걸음만 계속한다면 결코 가치주로 불러서는 안 된다”며 “성장 잠재력을 갖췄거나 경쟁력이 높은 저평가 기업들 가운데 짧은 시간 안에 주가가 제 자리를 찾을 가능성이 높은 종목들을 우선적으로 골라 투자한다”고 설명했다.

 

이찬형 전무는 “일부 장기 보유 종목의 경우 3년에서 5년간 보유하기도 하지만, 일반적으로 6개월에서 2년 이내 제 가치를 찾아 주가가 오를 만한 종목을 찾는다”고 말했다.

 

페트라투자자문은 특정 기업의 주가가 예상치 못한 변수로 인해 크게 하락할 때 기회를 잡고 집중 투자를 진행해 그 동안 많은 재미를 봤다. 지난 2011년 상반기에는 풍산홀딩스(005810)와 같이 자회사보다 주가가 낮은 우량 지주회사에 투자해 큰 이익을 얻었고, 지난해에는 보통주에 비해 가격이 낮은 대형 우선주를 사들여 올해 높은 수익률을 올렸다.

 

이 전무는 “가치투자 외에도 시장가치가 내재가치에 비해 갑자기 낮아지는 기회를 포착해 투자하는 ‘시장중립(market neutral) 전략’ 등 다양한 방법으로 많은 이익을 냈다”며 “한 가지 투자방식에 매달리기 보다는 시장 흐름이나 변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상황에 맞게 투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韓 주식 여전히 저평가…국내·외에서 동시에 인정받는 자문사 목표

 

용 대표는 외국인 투자자의 관점에서 볼 때 한국은 선진국 수준의 경제력을 갖췄지만, 증시는 여전히 저평가되고 있다고 봤다. 그는 “일본이나 다른 신흥국 증시에 비해 한국은 남북 분단 위험과 낮은 배당률, 기업 지배구조 등의 문제로 인해 주가가 저평가 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과거와 달리 삼성전자(005930)나 현대자동차(005380)외에 숨겨진 국내 가치주에 투자하려는 외국계 자금의 수요도 늘어나는 추세”라며 “국내 증시에 관심을 가진 미국과 유럽 등의 기관자금을 추가 유치하는데 주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용 대표는 “코스피지수가 오랜 기간 2000선 초반에서 멤돌며 옆걸음질하고 있지만, 기업가치에 비해 가격이 싼 종목에 투자해 매년 안정적인 수익률을 올리는 것은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본다”며 “단기 수익률보다는 꾸준한 장기 수익률을 높여 국내와 해외 기관투자자 모두에게 인정받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진상훈 기자 caesar8199@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