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10.22
"또 내려갔네요. 답이 없네요." 지난 15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기존 2.25%에서 2.00%로 0.25%포인트 인하했다. 이로써 기준금리는 사상 최저수준으로 떨어졌다. 금통위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였던 지난 2009년 2월 기준금리를 2.00%로 낮춘 바 있다.
금통위가 사상최저 기준금리를 선택한 이유는 내수경기 부양 때문이다.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연이어 하향조정해야 할 만큼 경기회복세가 미약해 기준금리를 인하할 수 밖에 없었다는 것.
여기에 유로존의 경기침체 우려가 불거지는 등 대외악재 영향우려도 한몫했다. 또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3개월째 1%대를 기록하는 등 물가상승 기미가 보이지 않은 점도 금통위가 과감한 결심을 한 배경으로 꼽힌다.
기준금리가 인하되자 보험업계 자산운용 담당자들은 울상을 지었다. 마땅한 투자처를 찾기 힘들어서다.
◆"아~ 옛날이여" 사상 최저금리에 '울상'
보험업계에 따르면 보험사들이 가장 많이 투자하는 곳은 유가증권이다. 그중에서도 채권에 가장 많은 투자가 이뤄진다. 채권 중에서는 국가와 공공기관이 발행하는 '국공채'에 많은 자금이 투입된다. 안정적이면서도 꽤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어서다.
국공채 수익률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는 국고채 3년물의 수익률이다. 그러나 이 수익률은 기준금리 인하와 함께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5일 종가 기준 국고채 3년물의 수익률은 2.28%였다. 기준금리가 인하될 것이라는 전망이 꾸준히 제기되자 지난 1일에는 최저치인 2.22%를 기록하기도 했다. 지난해 12월2일 3.04%를 기록했던 국고채 3년물의 수익률은 꾸준히 떨어져 2% 초반대를 유지하고 있다.
이러한 국고채 3년물 수익률과 관련해 보험업계 관계자들은 불과 1년 전이 그립다고 말한다. 그때만 해도 국고채 3년물의 수익률이 3%대를 유지했기 때문이다. 보험사의 한 관계자는 "1년 전에도 저금리시대로 위기가 왔다고 외쳤지만 현재 수준까지 금리가 떨어질 줄은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금융시장 안팎에서 기준금리가 더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며 "지금이 바닥이 아니다"고 말했다.
◆보험사, 대체투자처에 눈 돌려라
저금리기조와 채권수익률이 떨어지면서 국내보험사들의 자산운용수익률도 하락했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3월 기준 생명보험사의 평균 자산운용수익률은 4.79%였다. 이후 9월 말 4.66%로 하락하더니 4.61%(12월말), 4.53%(2014년 3월말)로 뚝뚝 떨어졌다. 올해 6월 말 자산운용수익률은 4.60%로 소폭 상승했지만 과거의 영광에 비하면 낮은 수준이다.
자산운용수익률이 떨어지자 보험사들은 대체 투자처를 찾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해외부동산이다. 삼성생명은 올해 2월 중국 베이징에서 '삼성생명 오피스빌딩' 기공식을 가졌다. 오는 2016년말 완공예정인 이 빌딩은 글로벌기업들에게 사무공간을 제공할 목적으로 짓는 것이다.
요즘 뜨고 있는 중국 베이징의 핵심 상권에 오피스건물을 짓고 글로벌기업을 대상으로 임대수익을 올리겠다는 계획이다. 삼성생명은 "자산운용을 다변화하고 해외투자를 활성화해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화생명은 지난 2012년 8월 영국 런던 금융업무지구인 씨티의 우드 스트리트(Wood Street)에 있는 국제법률회사 에버쉐즈(Eversheds)의 본사 건물을 2500억원에 매입했다. 지난해 3월에는 영국 런던의 로프메이커플레이스빌딩에 2600억원을 투자했다.
또 하나의 대체투자처는 사회간접자본(SOC)이다. 대표적인 SOC사업 투자사례는 지하철 9호선이다. 지난해 10월 지하철 9호선의 주인은 맥쿼리에서 '서울시메트로9호선특별자산투자신탁'으로 바뀌었다. 이 펀드에는 한화생명, 교보생명, 삼성생명, 농협생명, 한화손해보험, 신한생명, 동부화재, LIG손해보험, 흥국생명, 흥국화재 등이 공동으로 참여했다.
보험사 관계자는 "국가나 지방자치단체, 국내 4대 은행 등이 보증을 선다면 SOC사업은 일정한 규모의 수익률과 안정성을 갖춘 투자처가 될 수 있다"며 "지하철뿐만 아니라 도로, 항만 등 대표 SOC사업에도 관심을 가질 만하다"고 말했다.
◆"기준금리 내렸으면 규제도 풀어줘야"
한편 보험업계는 기준금리 인하에 따라 금융규제도 완화해야 한다는 속내를 내비쳤다. 자산운용수익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약간의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대체투자처에 투자해야 한다는 것. 하지만 현재 규제가 심해 여의치 않은 것이 현실이다.
보험업법상 RBC비율은 100%만 유지해도 된다. 그러나 금융당국은 150% 이상을 유지하라고 권고하고 200%를 넘겨야 안정적인 것으로 평가한다. 하지만 대체투자처에 투자하게 되면 RBC비율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중소형생보사의 한 관계자는 "RBC비율을 200% 이상 유지하려면 대체투자처에 투자할 여력이 부족하다"며 "금융당국은 사상최저수준의 기준금리 상황인 점을 감안해 RBC비율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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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 "돈 되면 고위험 투자도 OK"
2014.10.22
- 신용위험 확대 불구 DLS·ELS 등 고금리 자산 투자 비중 높여
- SOC·부동산 등 돈 되는 곳 'OK'‥글로벌 보험사 자산운용기법 벤치마킹도
[이데일리 문승관 기자] “이젠 더는 물러날 곳이 없다. 금리 인하로 사실상 역마진 상태다. 정크본드(부실채권), 부동산 등 투자리스크를 기꺼이 감수하더라도 투자할 만하면 해야 한다. 낮은 위험에 고수익은 없다.”
한 생명보험사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지난 15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종전 연 2.25%에서 2.00%로 내리자 “자산운용의 배수진을 쳐야 할 때”라며 이같이 말했다.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 결정 소식에 보험사 ‘역마진’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6월 말 기준 보험료 적립금을 운용해 얻은 보험사의 운용자산이익률은 연 4.5%였다. 보험사가 가입자에게 지급하는 적립금에 대한 평균이율 연 4.9%다. 상반기에 금리 역마진이 0.4%포인트 났다는 의미다.
같은 기간 생보사의 보험료적립금(424조 6000억원) 중 5% 이상 고금리 확정이율 계약 비중(140조 6000억원)이 33.1%에 이른다. 생보사 고금리 확정형 140조 6000억원 중에 99조 9000억원(71.1%)을 대형사가 보유하고 있다.
상황이 이러다 보니 돈 되는 곳 찾기에 보험사들이 혈안이다. 최근에는 사모증권, 투자신탁증권, 특별자산펀드나 주가연계증권(ELS), 파생결합증권(DLS) 등 이른바 ‘하이리턴 하이리스크’ 상품 투자를 크게 늘리고 있다.
NICE신용평가가 조사한 결과, 2011년3월부터 2014년3월까지 3년간 국내 생명보험사들은 회사채와 금융채 자산 비율을 88.9%, 수익증권을 중심으로 한 기타유가증권 비중을 77.8%까지 높였다. 반면 채권 등 안전자산의 증가율은 50.9%에 그쳤다. 손해보험사는 최근 3년간 기타유가증권 106.2%, 대출채권 101.1%까지 증가해 안전자산의 성장률을 웃돌았다.
부동산, 사회간접자본(SOC) 등에 대한 투자는 이미 보험사가 주도하고 있다. 교보생명은 지난 8월까지 태양광발전펀드에만 총 9500억원의 투자약정을 맺고 이 가운데 5000억원을 집행했다. 약정액이 아직 4500억원 정도 남아 있어 사실상 국내 태양광발전기관투자자 가운데 최대투자자로 올라섰다. 교보생명은 수익성이 높은 일본 태양광발전시장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미래에셋생명과 동양생명, 동부화재 등 3개 보험사도 지난 8월 ‘서울 청진8지구 업무 및 판매시설 신축공사’에 2900억원의 리파이낸싱(재융자)에 참여했다. 지난 7월 제2영동고속도로 리파이낸싱에서도 보험사들이 대거 참여했다. 주선기관은 교보생명과 신한은행이었으며 한화생명, 동양생명, 흥국화재, 신한은행 등이 청약했다. 1조1800억원 모집에 9800억원이 보험사의 투자금이었다.
해외 사업에 눈을 돌리는 보험사들도 늘고 있다. 삼성생명은 미국 푸르덴셜 그룹과 스위스 UBS, 독일 알리안츠 그룹 등 세계 유수의 보험 그룹들과 파트너십을 맺고 해외 투자를 강화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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