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11.03
…금융시장 불안시 자산건전성 악화 우려
- "앉아서 채권투자나 하는 시대 끝나"…
[이데일리 문승관 기자] 저금리 장기화로 보험사의 자산운용에 ‘빨간불’이 켜졌다. 앞으로 4년간 전체 생명보험사가 자산운용으로 벌어들이는 이익보다 계약자들에게 약정한 이자를 더 많이 지급해 손해를 보는 금액이 1조 2000억원을 웃돌 수 있다는 우려 섞인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최근 한국은행이 발행한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생보사의 수입보험료가 연평균 6% 성장하고 2.75%의 기준금리가 유지된다고 가정하면 올해부터 2017년까지 전체 생보사의 이차(利差·예정금리와 실제운용수익률의 차액) 역마진 누적 규모는 최대 1조 2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됐다.
지난해보다 기준금리가 0.75%포인트 떨어진 2.0%를 나타내고 있고 수입보험료도 3~4% 성장률로 떨어져 역마진 규모는 이보다 커질 전망이다. 문제는 과거에 판매한 연 5% 이상의 고금리 확정이율형 상품이다.
한국은행은 올해 발간한 보고서에도 생보사의 저축성보험료 수입의 감소에 따른 성장성 정체에 더해 금리 하락으로 3년째 이차역마진을 지속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핵심 수익원인 운용자산이익률이 시장금리 하락으로 지난 2007년 6.0%에서 올해 6월 말 현재 4.6%로 크게 낮아져 역마진 개선이 어려워지고 있다.
금융감독원의 조사 결과 지난 6월말 기준 생보사의 보험료적립금 424조 6000억원 가운데 5% 이상 고금리 확정이율 계약의 비중은 140조 6000억원으로 33.1%에 이른다. 생보사 고금리 확정형 140조 6000억원 중에 99조 9000억원(71.1%)은 이른바 삼성·한화·교보생명 등 ‘빅3’에 몰려 있다.
보험사들은 이러한 역마진 상황을 조금이나마 벗어나기 위해 최근 사모증권, 투자신탁증권, 특별자산펀드나 주가연계증권(ELS), 파생결합증권(DLS) 등 이른바 요즘 수익률로 뜨는 위험자산투자를 늘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NICE신용평가에 따르면 2011년 3월부터 올해 3월까지 최근 3년간 국내 생보사들은 회사채와 금융채 자산 비율을 88.9%, 수익증권을 중심으로 한 기타유가증권 비중을 77.8%까지 높였다. 반면 채권 등 안전자산의 증가율은 50.9%에 그쳤다. 손해보험사는 최근 3년간 기타유가증권 106.2%, 대출채권 101.1%까지 증가해 안전자산의 성장률을 웃돌았다. 보험업계는 보험사의 투자행태 변화가 금융시장 불안 시 자산건전성을 해치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문승관 (ms7306@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