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역 외국인관광객 특수로 새 자금줄 부상
부동산에 간접 투자하는 부동산펀드가 급증하는 외국인관광객으로 호황을 누리는 비즈니스호텔의 자금줄로 떠오르고 있다.
부동산펀드가 주요 투자처였던 대형 오피스빌딩과 부동산개발사업의 투자 매력이 크게 떨어지자 새롭게 떠오르는 틈새시장으로 눈을 돌린 것이다. 국내외 대형빌딩에 주로 투자하던 ‘큰손’ 국민연금도 6200억 원 규모의 부동산펀드를 만들어 중소형 오피스빌딩이나 비즈니스호텔 같은 틈새시장 투자에 가세했다.
최근 서울 도심에 들어설 비즈니스호텔에 투자하는 부동산펀드 2개가 설정됐다. 캡스톤자산운용이 365억 원 규모로 설정한 ‘캡스톤 사모부동산펀드3’은 서울 종로구 익선동에 총면적 1만4200m², 12층 규모로 짓는 ‘이비스 앰버서더호텔’ 신축에 투자하기로 했다. 이에 앞서 2분기에는 KB부동산신탁이 서울 중구 명동에 있는 22층짜리 복합쇼핑몰 ‘명동 M플라자’(옛 유투존)를 사들인 뒤 최근 비즈니스호텔로 용도변경 허가를 받았다. 이와 함께 최근 사무용에서 숙박시설로 용도가 변경된 중구 을지로2가의 와이즈빌딩도 JR자산관리가 만든 부동산리츠가 투자한 곳이다.
부동산펀드 시장은 투자 붐이 일기 시작한 비즈니스호텔 외에는 마땅한 투자처가 없어 규모가 줄고 있는 추세다. 올 3분기 새로 설정된 부동산펀드는 총 14개, 설정금액은 6139억 원으로 2분기(22개, 8086억 원)보다 설정액 기준으로 24% 줄었다. 작년 3분기(25개, 1조960억 원)와 비교하면 44%나 감소했다. 임홍성 교보리얼코 투자자문팀장은 “부동산펀드가 주로 투자했던 부동산개발사업은 저축은행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문제로 기피 대상이 된 지 오래고 경기 둔화로 오피스 시장마저 수익률이 떨어지면서 펀드들이 비즈니스호텔로 발을 넓히고 있다”고 분석했다.
올 들어 서울 도심에 대형 오피스빌딩이 한꺼번에 완공된 데다 경기침체 우려마저 겹치면서 일부 대형 오피스빌딩의 투자 수익률은 연 4%대로 떨어졌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1분기만 해도 1%대에 그쳤던 도심 대형 오피스빌딩 공실률은 올 3분기 8%를 넘어섰다. 반면 외국인 관광객이 폭발적으로 늘면서 공급이 달리는 도심 비즈니스호텔은 연 8∼10%의 투자수익률을 올릴 것으로 기대된다. 세빌스코리아의 홍지은 리서치컨설팅팀 상무는 “도심의 비즈니스호텔이 100% 가동되는 곳은 서울 외에 세계적으로 보기 힘들다”며 “투자자들이 비즈니스호텔의 성장성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올 4월 투자만 하고 의사결정 과정에 관여하지 않는 ‘블라인드 펀드’를 만들어 중소형 부동산에 투자하겠다고 밝힌 국민연금은 최근 이 펀드를 위탁 운용할 자산운용사를 선정하고 운용사별로 투자금액을 할당했다. 총 투자금액 6200억 원 가운데 중소형 오피스빌딩에 투자하는 3700억 원 규모의 펀드는 맵스자산운용과 GE자산관리가 나눠 맡는다. 나머지 2500억 원은 ING부동산자산운용과 알파에셋자산운용이 맡아 비즈니스호텔, 쇼핑몰, 물류시설 같은 비업무용 부동산에 투자할 예정이다.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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