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펀드 (국내)

부동산 큰손, 오피스빌딩 접고 상가·호텔로 이동2011.1.17

Bonjour Kwon 2011. 2. 15. 15:01

부동산 큰손 투자자들이 주력인 오피스빌딩에서 손을 떼고 상가빌딩이나 비즈니스호텔로 눈을 돌리고 있다. 공급 과잉에다 높은 공실률에 허덕이는 오피스빌딩 투자로는 적정 수익을 올리는 데 한계에 부딪치자 수익 상품을 다각화하고 있는 것이다.

16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KB부동산신탁은 지난달 말 국토해양부에 ‘KB와이즈스타제3호기업구조조정리츠(CR리츠)’ 영업인가를 신청했다. 이 리츠는 남양주 마석 소재 롯데마트 할인점 상가건물을 400억원에 매입한다.롯데마트가 20년 임차 계약을 맺어 수익조건을 안정화했다.

GE자산관리코리아는 작년 11월 말 인천 남동구 소재 인천푸르지오 홈플러스매장을 1100억원에 매입했다.  

ING리얼이스테이트자산운용은 작년 4분기 사모펀드를 만들어 롯데백화점 분당점과 롯데마트 서울 도봉점 등 점포 6곳을 롯데쇼핑으로부터 6000억원에 인수했다. 국민연금이 3000억원의 자본을 대고 삼성화재 산업은행이 각각 1500억원을 대출했다. 롯데 측이 건물을 매각하고 최장 20년간 빌려쓰는 ‘세일즈앤리스백’ 조건이다.

중저가 비즈니스호텔도 최근 ‘블루오션’으로 떠오르는 투자 대상 중 하나다. 인트러스투자운용은 올해, 투자자산의 70~80% 비중을 차지하는 오피스빌딩을 줄이고 비즈니스호텔 등 투자처를 다양화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호텔 운용경험이 풍부한 프랜차이즈와 손잡고 호텔 개발사업이나 기존 호텔 리모델링 등의 사업타당성을 검토하고 있다. 일본과 중국 관광객과 출장객이 급증하면서 중저가 호텔은 호황을 누리고 있다. 이에 힘입어 이비스와 도요코인 등 외국계와 롯데 계열 시티호텔 등 비즈니스호텔 체인점은 추가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고인규 인트러스투자운용 차장은 “여행업계에선 방 구하는 게 전쟁일 정도로 비즈니스호텔이 특수를 보고 있다”면서 “이에 맞춰 투자 대상으로 호텔을 검토하는 자산운용사들이 많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상가 호텔로의 활발한 자금 유입과 달리 오피스빌딩 투자는 찬바람을 맞고 있다. 메이저 리츠 운용사인 코람코자산신탁과 KB부동산신탁은 지난해 각각 1건의 오피스빌딩 매입에 그쳤다. 외국계 모간스탠리는 지난해 말 한국 내 오피스빌딩 매입 등 부동산 투자활동을 중단했다.

이처럼 큰손 투자자들이 오피스시장에서 상가나 호텔로 이동하는 것은 오피스시장 투자수익률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재무 투자자들은 부동산 투자로 연 7,8% 수익을 요구하는 데 비해 공실률 증가와 공급 과잉으로 이같은 조건을 맞추는 오피스빌딩 매물을 찾기 어렵다. 시장 조사기관 집계로는 강남권 오피스빌딩 공실률이 5%대지만 실제론 10%에 육박할 것으로 시장에선 보고 있다. 강북 도심권은 을지로 센터원, 동국제강 신사옥 페럼타워 등이 잇따라 준공되면서 공급 과잉 문제가 크다.

업계 관계자는 “공실률이 높으면 매도가격이 떨어져야 수지를 맞출 수 있는데 매도가는 여전히 높다”면서 “매매가는 안떨어지고 임차 수익은 줄어든 점이 기관투자자가 외면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오피스빌딩 대안투자로 상가와 호텔투자가 제대로 자리잡으려면 매매 때 환금성이 높아야하고 운용·관리능력 및 경험을 지금보다 많이 쌓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원정호기자 won@

출처 : 건설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