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dge,멀티에셋펀드

롱숏전략, 한국형 헤지펀드에 통할까?

Bonjour Kwon 2011. 12. 12. 09:12

시장변화에도 절대수익추구 주요 투자수단
공매도규제 등 변수많아 안정적운용 미지수
 
   
한국형 헤지펀드시대 개막이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외국처럼 안정적 수익을 올릴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주요 투자수단으로 주식 위주의 롱숏전략이 주류를 이룰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내증시에 이 전략이 통할지도 관심사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시장변동성이 크면 언제든지 공매도금지에 나설 방침이어서 롱숏전략이 100% 효과를 발휘할지 미지수다.

◇ 경험부족, 인력수급 문제로 롱숏투자대상 주식에 의존

한국형 헤지펀드 탄생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국내시장에 성공적으로 정착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헤지펀드는 시장상황에 관계없이 절대수익을 추구하는 펀드다. 개인의 경우 최소가입한도를 5억원으로 못박으면서, 주요 고객인 거액자산가들에게 펀드, 랩을 이을 신투자대안으로 떠오를지 주목받고 있다.

성공의 키는 한국형헤지펀드가 외국 유수의 헤지펀드들처럼 시장상황에 관계없이 꾸준히 수익율을 올릴 수 있느냐에 달렸다. 이를 현실화할 헤지펀드의 주요 투자수단이 롱숏전략이다. 이 롱숏에쿼티(Long Short Equity)는 기본적으로 저평가된 주식을 매수(long)하는 반면 고평가된 주식을 매도(Short)하는 운용전략이다. 이 전략의 핵심은 시장의 방향성에 따른 수익률 성과에 의존하기보다 꾸준하게 일정한 수익을 창출하는 것이다. 때문에 고평가, 저평가에 따라 자산별로 사고 파는 롱숏은 해외헤지펀드의 주요 운용전략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실제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글로벌헤지펀드 운용전략 가운데 롱숏전략은 30~40%를 차지하며, 헤지펀드 도입 초기인 아시아의 경우 그 비중이 60%로 의존도가 높다. 이 시장에 첫발을 디디는 우리나라도 운용경험이나 관련인력들이 부족한 현실을 감안하면 롱숏전략이 주식을 위주로 운용될 것으로 알려졌다.

유진투자증권 서보익 연구원은 “롱숏은 시장리스크를 축소하는 동시에 보다 안정적인 수익률을 추구하는 게 기본원칙”이라며 “시장수익률에 따른 변동성을 낮추면서 하락장에 플러스알파 수익률을 꾀하는데, 그 투자대상은 비교적 리서치와 연관성이 있고, 인력수급이 원활한 주식 쪽에 의존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IBK투자증권 유욱재 연구원은 “헤지펀드에는 많은 투자방법이 있으나, 내년초 실제 가동될 한국형 헤지펀드는 롱숏형태가 주류를 이룰 것”며 “국내에서 헤지펀드 투자방법을 이해하는 소비자들이 많지 않아 롱숏전략이 상대적으로 설명하기가 쉽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 시장상황에 따라 공매도금지부활, 롱숏효과 100% 발휘 의문

문제는 한국형 헤지펀드에도 롱숏전략이 100%효과를 발휘할 수 있느냐다. 금융당국은 시장변동성이 높을 경우 규제를 단행할 방침이어서 시장상황에 관계없이 롱숏포지션으로 꾸준히 수익을 추구할지 미지수다. 대표적인 예가 공매도 금지다. 공매도는 주식을 빌리고 하락방향으로 배팅한 뒤 되갚는 금융기법이다. 우리나라는 공매도 규제수위가 다른 나라보다 엄격한 편이다. 국내의 경우 원칙적으로 무차입공매도(naked short sell)는 금지되며 차익공매도만 가능하다.

지난달 9일 공매도금지가 풀렸으나 그마저도 금융주는 여전히 금지대상이다. 당시 한국형 헤지펀드도입에 발벗고 나선 금융당국이 헤지펀드의 주요 투자수단인 공매도를 금지해 정책의 일관성이 부족하다는 논란이 일기도 했다.

문제는 공매도금지가 시장상황에 따라 언제든지 꺼낼 수 있는 카드라는 점이다. 특히 금융당국은 한국형 헤지펀드시행과 공매도 금지는 전혀 별개의 문제라는 입장이다.

금융위원회 진웅섭 자본시장국장은 “공매도금지는 기본적으로 시장상황에 따라 운영되는 조치”로 “제도적으로 운영하는 헤지펀드와 공매도금지·해제 사이에 전혀 관계가 없다”고 말했다. 즉 헤지펀드와 상관없이 지난 8월처럼 시장변동성이 클 경우 시장의 안정을 위해 공매도금지를 취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한국형 헤지펀드의 경우 초기시장형성단계로 공매도금지가 부활하면 일관된 운용이 어렵다고 우려하고 있다. 대형증권사 관계자는 “롱숏전략은 헤지펀드가 가장 많이 활용하는 전술”이라며 “경험부족, 인력수급문제로 주식 쪽에 롱숏운용을 의존할 수 밖에 없는 현실에서 공매도금지는 헤지펀드를 허용해놓고 발목을 잡는 이중적인 조치로 운용에 차질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위 진웅섭 자본시장국장은 “헤지펀드 특성상 투자대상이 다양하다”며 “주식에 대해 공매도를 금지하더라도 주식 외에 통화, 전환사채, 상품 등 여타 자산으로 그 공백을 메울 수 있다 “고 말했다.

※ 롱숏전략 = 기본적으로 저평가된 주식을 매수(long)하고, 고평가된 주식을 매도(short)하는 운용전략으로 헤지펀드 형성 초기부터 주로 활용됐으며 현재도 가장 널리 쓰이고 있다.



최성해 기자

2011년 12월 12일 한국금융(www.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