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dge,멀티에셋펀드

헤지펀드 운용사, 초기 자금 모집은 계열사에 손 벌린다2011.12.11

Bonjour Kwon 2011. 12. 12. 09:19

한국형 헤지펀드 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자산운용사들이 헤지펀드 설정과 출시를 1~2주 앞두고 시드머니(초기 투자금)를 마련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해외에서는 프라임 브로커(헤지펀드 운용에 필요한 각종 서비스를 제공하는 종합금융투자사업자)가 주로 헤지펀드에 초기 자금을 대준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헤지펀드가 처음 등장하는 만큼 과거 운용 성과가 없기 때문에 연기금 등의 기관 투자자들이 선뜻 투자 의사를 밝히지 않고 있다. 운용사들은 프라임 브로커 증권사를 선정할 당시 약속받은 자금과 자기자본 외에도 금융 계열사에 손을 벌려 펀드를 조성하고 있다.

한화자산운용은 1호 헤지펀드를 프라임 브로커가 제공하는 자금과 금융 계열사의 지원을 통해 조성하기로 했다. 1호 헤지펀드의 규모는 300억원 정도다. 이 가운데 한화자산운용의 프라임 브로커로 선정된 우리투자증권(005940) (10,650원▲ 300 2.90%)이 시드머니로 50억원을 제공하기로 했다.

한화자산운용 관계자는 “나머지 자금 마련을 위해 금융 계열사와 논의를 하고 있다”며 “그 중에서도 손해보험 쪽이 주로 1호 헤지펀드에 자금 참여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별도로 요청해온 증권사들을 대상으로 프레젠테이션도 다니고 있다”고 말했다.

동양자산운용도 금융 계열사로부터 헤지펀드에 초기 투자금을 유치했다. 동양자산운용은 12월에 한 펀드당 200억~300억원씩 총 500억원 규모의 헤지펀드 2개를 출시할 예정이다. 지분법상 계열사는 한 펀드에 펀드 자산 대비 20% 이하로 투자해야 한다.

동양자산운용 관계자는 “계열사가 지원하는 시드머니 외에 프라임 브로커로 선정한 한국투자증권과 삼성증권(016360) (52,800원▲ 1,100 2.13%)의 자금 참여, (동양자산운용의) 자기자본 투입을 통해 헤지펀드 조성을 완료할 것”이라고 말했다.

500억원 규모의 헤지펀드 출시를 준비 중인 한국투자신탁운용의 경우, 프라임 브로커로 선택한 우리투자증권에서 투자받기로 한 시드머니는 50억원에 불과하다. 나머지 자금은 계열사인 한국투자증권이 제공하기로 했다.

한국투자신탁운용 관계자는 “개인이나 기관 투자자 입장에서는 한국형 헤지펀드라고 해서 일반 사모펀드와 크게 다른 점이 없는데, 굳이 헤지펀드에 투자해 외부 시선에 노출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출범 초기에는 계열사와 프라임 브로커의 자금 투자를 통해 헤지펀드를 운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자사 헤지펀드에 자기자본도 투입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프라임 브로커 사업에 진출한 5개 대형 증권사 중 헤지펀드 시드머니 투자에 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는 곳은 우리투자증권이다. 우리투자증권은 6개 운용사의 헤지펀드에 각각 50억원씩 투자하기로 했다. 이 중 계열사 관계라 프라임 브로커 관계를 맺을 수 없었던 우리자산운용에도 50억원을 투자해 초기 자금 조성을 돕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