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4.22
국내 자산운용시장이 은행에서 자본시장, 공모에서 사모, 전통투자에서 대체투자 중심으로 흐름이 바뀌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2월 현재 국내 펀드 수탁고는 411조4000억원으로 나타났다. 펀드 수탁고는 한때 360조8000억원대까지 늘었다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해 2011년 301조원까지 추락했다. 이후 기관 중심의 투자일임 수탁고 등의 증가로 지난해 385조2000억원까지 늘었다. 투자일임 수탁고는 2011년 말 230조1000억원에서 2월 말 353조6000억원으로 증가했다.
총수탁고 증가는 주식형 펀드가 아닌 채권형 및 기타(대체투자) 펀드가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
시장도 공모보다는 사모펀드가 주도했다. 공모펀드 수탁고는 2008년 232조9000억원에서 올해 222조2000억원으로 줄었다. 같은 기간 사모펀드 수탁고는 127조9000억원에서 189조2000억원으로 감소했다.
고령화에 따른 연금자산 증가, 저금리 지속에 따른 '금리+알파(α)' 수익 수요 증가 등으로 기관투자가 중심의 사모펀드 시장이 확대됐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전체 펀드 가운데 기관이 차지하는 비중도 2007년 말 42.7%에서 2015년 1월 말 72.0%까지 늘었다.
최근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는 투자일임 수탁고도 연기금과 보험사 등 기관이 주요 투자자다.
펀드 판매도 은행과 증권 양강구도에서 증권으로 권력이 이동하는 모습이다.
2008년 38.7%에 달했던 은행 시장점유율은 올해 1월 24.1%까지 감소했다. 증권은 46.6%에서 66.4%로 확대됐다.
금융위기 이후 은행 펀드판매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주식형 펀드(2008년 말 기준 58.2%)환매가 지속됨에 따라 펀드 판매시장에서 은행의 입지가 약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상품구조도 주식형, 채권형, 머니마켓펀드(MMF) 등 기존 전통적투자 중심에서 대체투자로 바뀌고 있다.
이는 수치로 확인된다. 전통적 투자비중은 2007년 83.5%에서 2월 현재 70.6%까지 줄었다. 반면, 재간접, 파생상품, 부동산 및 특별자산 펀드 등은 16.5%에서 29.4%로 비중이 늘었다.
상품 유형별로는 저성장·저금리·고령화 등의 환경변화에 따라 저비용펀드, 중위험·중수익 상품, 안정적 현금흐름 추구 상품, 절세형 상품 및 특화상품 등을 중심으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주윤신 수석연구원은 "연기금 자산 규모 증가 등으로 향후 국내 자산운용시장의 성장잠재력은 높은 편이지만 이러한 성장이 공모펀드보다는 기관중심 사모펀드에 의해 주도될 전망이어서 저수익형 시장구조로의 전환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kmh@fnnews.com 김문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