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쳐간 해외 투자액 연 수조원
기사입력 2015.06.18
해외 부동산 자문
세종, 해외 유력 법률전문지도 인정
체임버스 亞·太 선정 '부동산 자문 분야' 4년 연속 1등급
인수금융·거래 구조화 등 변호사 강점 살려 팀 조직
화우 "中 대륙으로 가자" 전문가 강화
KOTRA 출신 중국통·통상 전문가 영입 잇따라
1~2년내 중국지사 설립 목표로 中과 인맥 쌓아
[ 양병훈 기자 ]
세종 부동산금융그룹 소속 변호사. 앞줄 왼쪽부터 이석 한용호 장경수 변호사, 뒷줄 왼쪽부터 오지현 이은주 조정희 박영준 김탁환 고민정 변호사. 세종 제공
이지스자산운용은 지난해 미국 워싱턴, 프랑스 파리, 캐나다 몬트리올에 있는 빌딩을 매입하기 위해 투자자를 모집하는 프로젝트를 가동했다. 거래 금액만 1조390억원에 달하는 큰 건이었다. 한국까지 포함해 4개 국가 국내법에 맞춰야 하기 때문에 여간 복잡한 프로젝트가 아니었다. 법무법인 세종이 자문을 맡아 “룩셈부르크에 특수목적회사(SPC)를 세운 뒤 건물을 갖고 있는 법인의 지분을 인수하라”고 컨설팅했다. 세종은 매각 당사자와의 협상, 현지 로펌과의 업무제휴, 국내법상 필요한 절차 등도 안내했다. 이지스자산운용은 한화생명, 교보생명 등의 투자를 받아 매입을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었다.
세종 손 거치는 투자 ‘수조원’
해외 부동산 투자 자문 등 국내 로펌의 해외사업 컨설팅이 활기를 띠고 있다. 세종의 ‘부동산거래 및 금융 자문그룹(부동산금융그룹)’이 대표적인 사례다. 국내 투자자의 내로라하는 굵직한 해외 부동산 투자 사례는 상당수가 세종 손을 거쳤다. 이지스자산운용의 빌딩 매입 건 외에도 지난해 국민연금의 런던 HSBC 본사 빌딩 매각 자문, 시몬느자산운용의 독일 8개 상업용 빌딩 지분 50% 인수 자문 등이 있다. 세종의 손을 거치는 해외 부동산 투자액은 연간 수조원에 이른다.
이런 성과는 해외 유력 법률전문지 평가에서도 인정받고 있다. 세종 부동산금융그룹은 ‘체임버스 아시아·태평양’이 선정한 ‘부동산 자문 분야 로펌’에서 2012년부터 올해까지 4년 연속 ‘1등급(tier 1)’으로 선정됐다. 특히 2014년에는 국내 로펌 가운데 유일하게 최고 등급을 받아 눈길을 끌었다. 또 다른 유력 법률전문지 ‘리걸 500’이 선정한 ‘한국의 부동산 자문 로펌’에서도 2013년부터 올해까지 3년 연속으로 ‘1위 그룹(Band 1)’에 선정됐다. 이경돈 변호사(사법연수원 18기)를 필두로 세종 부동산금융그룹의 전문가 60명이 똘똘 뭉쳐 일궈낸 결과다.
세종 부동산금융그룹의 핵심 인력 중 한 명인 한용호 변호사(32기)는 “거래 구조화를 잘하는 사람, 부동산 인수금융에 밝은 사람, 금융당국과의 사전 협의를 위한 채널을 많이 확보하고 있는 사람 등 각자 강점이 있는 변호사들이 팀워크를 발휘해 활동하고 있다”며 “비교적 일찍 이 분야를 육성했고 국민연금 등 투자액이 큰 연기금에 컨설팅을 제공한 경험이 많다는 강점도 있다”고 말했다.
화우 “1~2년 내 중국지사 낼 것”
법무법인 화우 중국팀은 최근 실무전문가 그룹을 대폭 강화해 눈길을 끈다. 지난 4월에는 박진형 전 KOTRA 부사장을 고문으로 영입했다. 박 고문은 1983년 KOTRA에 입사한 뒤 베이징무역관장, 상하이무역관장, 중국사업단장, 중국지역본부장 등을 지낸 대표적인 ‘중국통’이다.
한국 기업의 대중국 진출 지원과 투자유치 업무를 하며 중국 현지에서 일한 기간만 18년에 달한다. 광범위한 인맥과 풍부한 현장 경험이 국내 중국 전문인력 가운데 최고 수준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화우는 황조근정훈장을 받은 전직 통상전문 공무원 두 명을 고문으로 영입했다. 황조근정훈장은 뛰어난 공적을 세운 공무원에게 주는 상훈을 말한다.
지난해 주중한국대사관 상무참사관, 대통령비서실 산업비서관 등을 지낸 김동선 전 중소기업청장을 영입했다. 그는 1982년 공무원 생활을 시작해 산업자원부 중국협력기획단장 등으로 일하며 통상업무를 주로 담당했으며 2011년 황조근정훈장을 받았다.
2013년에는 주상하이 총영사, 주제네바 대사 등을 지낸 박상기 고문을 영입했다. 그는 미국 중국 유럽연합(EU)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등 주요 교역 대상국들과의 각종 통상협상에 참여한 경험이 있으며 2013년 황조근정훈장 수상자로 선정됐다.
화우 중국팀장은 나승복 변호사(23기)가 맡고 있다. 이 밖에 약 30명의 한국 및 중국변호사가 팀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나 변호사는 “1~2년 내 중국지사를 만들기로 방침을 정하고 어디에 어떤 규모로 지을지 구체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에 대한 투자, 인수합병(M&A),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채권(NPL) 등은 물론이고 부동산, 무역, 통상, 채권회수 등에 대해서도 컨설팅하고 있다”며 “중국의 여러 법원과 검찰원, 상무부,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및 각종 협회와도 긴밀한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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