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기관투자자

수익좋을 줄 알았는데. '공모대체펀드'의 배신. 작년 히트 MLP펀드 -10%대 손실… 국제 유가 하락에 줄줄이 내리막 .해외부동산펀드마이너스로 반전

Bonjour Kwon 2015. 8. 18. 07:11

2015.08.18 오전 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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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률 고공행진 해외부동산펀드… 올 공실률 오르며 마이너스로 반전

 

최근 몇 년간 코스피지수가 2000을 사이에 두고 옆걸음을 지속하면서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주식이나 채권 이외의 자산에 투자하는 대체투자 상품이 높은 관심을 끌었다.

 

대체투자 상품은 보통 운용 기간이 길고 대규모 자금을 모으기가 쉽지 않아 주로 기관투자자나 일부 고액 자산가 등을 대상으로 한 사모형 펀드가 많다. 그러나 에너지와 금 등 원자재나 인프라, 선박 등에 투자하는 특별자산펀드와 국내외 상업용 건물 등을 투자 대상으로 삼는 부동산펀드 등에서 소액으로 투자할 수 있는 다양한 상품이 나오면서 대체투자에 나서는 개인 투자자들도 꾸준히 늘었던 것이다. 특히 지난해에는 사모형으로만 운용되던 일부 특별자산펀드가 공모형으로도 출시되면서 뭉칫돈이 들어오기도 했다.

 

 

 

그러나 올 들어 대체 상품으로 주목받던 공모형 특별자산펀드와 부동산펀드는 대부분 저조한 수익률에 허덕이고 있다. 주요 투자 대상 자산인 원자재의 가격이 약세를 보인 가운데 글로벌 부동산 시장도 점차 조정을 받기 시작하면서 대체투자 펀드의 성적이 하락하고 있는 것이다.

 

◇작년 '히트 상품' MLP펀드, 유가 하락에 수익률 마이너스

 

주요 특별자산펀드 가운데 지난해 가장 높은 관심을 끌었던 공모형 상품은 MLP펀드였다. 북미 자원개발 인프라와 관련된 합자회사(MLP) 주식에 투자하는 MLP펀드는 미국에서 셰일가스 개발 붐이 일면서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상품이다. 출시 초반 사모형으로 운용되다 지난해 한국투자신탁운용이 공모형 펀드를 내놓자 약 1년간 1300억원이 넘는 자금이 몰리기도 했다.

 

그러나 MLP펀드는 최근 수익률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 17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한국투자 미국 MLP 특별자산'은 최근 6개월간 -13.6%의 수익률을 기록했고, '한화 에너지 인프라 MLP 특별자산'의 수익률도 -16.1%에 머물렀다. 지난해 9월까지 배럴당 100달러를 웃돌던 국제 유가가 최근 40달러 선 초반까지 하락하면서 미국 셰일가스 개발의 수익성도 떨어져 자원 개발 인프라 관련업체들의 주가도 약세를 보인 것이다. 설정 이후 수익률도 약세로 돌아서자 최근 3개월간 MLP펀드에서는 200억원 가까운 자금이 빠져나가기도 했다.

 

특별자산펀드 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원자재 관련 펀드의 수익률도 크게 떨어진 상황이다. '미래에셋TIGER원유선물 특별자산'은 최근 6개월간 수익률 -15.9%에 머물렀고, 금을 포함한 금속류 원자재와 농산물 등에 투자하는 펀드도 대부분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상업용 부동산 경기 둔화에 부동산펀드도 부진

 

지난해 높은 수익률을 보였던 공모형 부동산펀드도 최근 부진한 성적을 보이고 있다. 최근 몇 년간 각국 연기금을 중심으로 상업용 빌딩과 사무시설 등에 대한 투자가 늘면서 부동산 가격과 임대료가 강세를 보였지만, 올 들어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부동산 시장이 부진하고 공실률도 상승해 수익률이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공모형으로 출시된 주요 해외부동산펀드 23개 가운데 절반이 넘는 15개 펀드가 최근 6개월간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지난해 27.7%의 수익률을 거뒀던 '한국투자KINDEX 다우존스 미국리츠부동산 상장지수'는 연초 대비 -2.6%의 저조한 성적을 보였고, 일본 상업용 부동산에 투자하는 '한화JAPAN리츠부동산'도 지난해 25.4%를 기록했던 수익률이 올 들어 -6.1%로 떨어졌다.

 

◇저금리 장기화… 공모형 대체투자 다시 늘 것이라는 전망도

 

일부 전문가는 최근 대부분의 공모형 대체투자 펀드가 저조한 성적을 기록하고 있지만, 장기적으로 개인 투자자들의 관심은 꾸준히 늘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은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중국 경기 둔화와 곧 진행될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등으로 국내외 증시가 반등하기 힘든 상황에서 대안이 될 투자처를 찾는 개인 투자자들의 공모형 대체투자도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진상훈 기자 caesar8199@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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