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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탕 직수입 나선 aT "시장만능주의 경계해야 2012.03.02 머니

Bonjour Kwon 2012. 3. 2. 10:58

 

김재수 사장 "농식품산업은 시장에만 맡겨 놓을 수 없다" 다른 품목도 직수입 검토

 

농식품 산업은 시장에만 맡겨 놓을 수 없다. 농림수산식품부가 지난달 26일 보도자료를 발표했다. 정부가 ‘설탕 가격 안정을 위해 직수입에 나선다’는 내용이었다. 2장 짜리 짧은 자료였지만 파장은 컸다. 제당업계는 그동안 정부의 물가안정 노력에 협조해 왔는데 뒤통수를 맞았다고 반발했다. 정부 수입 물량이 전체 수요에 비해 미미해 영향이 별로 없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하지만 당장 CJ제일제당을 비롯해 제당 3사의 주가가 하락하는 등 시장에는 즉각적으로 영향이 나타났다.

정부의 설탕 직수입 사업을 맡은 곳이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다. 설탕 직수입 발표가 나온 다음날인 지난달 27일 서울 양재동 aT센터 집무실에서 김재수 사장을 만났다. 김 사장은 “농식품 산업에서는 시장에 맡겨 놓으면 효율성과 생산성이 높아질 것이라는 시장경제 만능주의를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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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가 설탕 직수입에 나서기로 한 이유는 뭔가.
- 해외 시장에서 원당 값이 떨어졌다. 원달러 환율도 하락했다. 외부 변수에 의해 가격인하 요인이 발생했는데도 불구하고 국내 제당업체들은 꿈쩍도 안 하고 있다. 정부가 호통을 친다고 될 일도 아니고 사정한다고 될 일도 아니다. 구체적으로 행동으로 보여줄 수밖에 없다. 우리가 직접 수입에 나서 (제당업계를) 견제하려는 것이다.

▶ 제당업체는 물가안정 정책에 협조해 왔다며 반발하고 있는데.
- 제당업체의 말만 믿어서는 안 된다. 한 번 더 들어가서 짚어봐야 한다. 현재 제당업계에는 시설 등이 과잉 투자돼 있다. 고정투자에 대한 구조조정을 하면 원가절감의 여지가 충분히 있다고 본다.

▶ 정부가 직접 수입하고 유통시켜 본 경험이 없는데다 물량도 많지 않아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 민간은 오랫동안 노하우가 있는 반면 우리는 처음 하는 것이기 때문에 경쟁이 안될 수도 있다. 대형 제당업체들이 수요업체들에게 (aT의 제품 구입을 못하도록) 유무형의 압력을 가할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가 직접 해보면서 유통과정 등 여러 가지 문제를 실제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또 이번 조치로 제당업계가 반발하고 긴장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적지 않은 효과가 있다고 본다.

▶ 농식품 업계의 다른 독과점 품목으로도 직수입을 확대할 계획이 있나.
- 시장에 맡기면 효율적으로 잘 될 것이라는 시장맹신주의가 퍼져있다. 하지만 곡물이나 식품분야는 시장경제 만능주의를 경계해야 한다. 농산물 분야에서는 이런 시장만능주의에 벌써 제동을 걸었어야 한다. 여러 가지 품목에 대해 직수입을 검토해 보고 있다. 생필품을 중심으로 기본적인 상품들은 언제든지 수입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춰 놓을 필요가 있다. (공사가) 다소 손실을 보더라도 경험을 쌓아 놔야 한다.

▶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이어 한중 FTA까지 시장 개방 문제를 놓고 말들이 많다. 어떻게 보나.
- 우리나라가 FTA를 안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자원이 없는 나라에서 교역 외에 무엇으로 먹고 살겠나. 물론 무조건적으로 '개방이 최선'이라는 오류에 빠져서도 안 된다. 한중 FTA에 대해서는 총량적인 분석은 돼 있지만 개별 품목별 연구는 아직 부족한 것 같다. 중국산 배추 등 1차 농산물만 못 들어오게 한다고 해서 되는 게 아니다. 오히려 농업분야는 많은 예외를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중국 자본이 서비스나 투자 등 다른 쪽으로 우회해서 들어와 우리 유통망을 장악하거나 양식장, 농지를 대규모로 사들이면 어떻게 되는지 물어보면 연구도 안 되어 있고 대책이 없다.

▶ 올해 정부가 농식품 수출 100억 달러 목표를 내걸고 있다. 작년(77억 달러) 보다 30% 증가해야 하는데, 목표 달성이 가능한가.
- 우리나라 전체 수출이 1977년에 100억 달러를 처음으로 돌파했다. 올해 농식품 수출만으로 100억 달러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는데, 현재 여건으로 봐서는 조금 힘든 것도 사실이지만 가능하다고 본다. 농식품 수출이 100억 달러를 넘어가면 생산이나 유통 등 전반적인 패러다임이 바뀔 것으로 기대한다.

▶ 농식품 수출 100억 달러 달성을 위한 관건이 뭔가
- 100억 달러 수출 목표를 달성하려면 일본과 중국으로의 수출이 60억 달러 정도는 돼야 한다. 특히 중국 시장 개척이 관건이 될 거다. 지금 당장은 일본시장 수출액이 제일 많지만 성장성은 중국이 크기 때문이다. 중국은 최근 몇 년간 우리 농식품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 지난해에도 당초 10억 달러 수출을 목표로 했는데 14억 달러를 수출했을 정도다. 중국시장 연구를 위해 조만간 수출입업체, 학계, 공무원 등이 참여하는 '차이나수출포럼'을 만들 계획이다.

▶ 지난해 시작한 해외곡물회사의 성과가 가시적으로 나타나지 않고 있다. 현재 진행 상황이 어떤가.
- 안정적인 해외 곡물 조달 시스템을 갖추는 것은 장기적으로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 하지만 글로벌 메이저 업체들이 장악하고 있는 곡물시장에서 단기간에 성과를 내기는 어렵다. 미국 시장에 대한 여러 가지 연구도 하고 자문도 받고 있다. 일회성으로 필요한 곡물을 사오는 것은 할 수 있겠지만 단기적인 성과에 집착하지 말고 충분히 사전준비를 하도록 하고 있다.

▶ 마지막으로 농림수산식품부에 있다가 aT 사장으로 이동하신 후 느낀 점이 있다면
- 공기업의 자율성과 창의성을 어떻게 하면 발휘하게 할 수 있을지가 고민이다. 과거 공기업의 방만 경영이 문제 되면서 정부에서 타이트하게 관리하고 있는데 정해진 사업계획과 예산 범위 내에서만 업무를 하기 때문에 자율적이고 신축적인 업무가 잘 안 된다. aT 같은 경우 다른 공기업들과 달리 민간의 독과점과 비효율을 견제하려면 민간과 비슷한 자율성과 신축성이 있어야 하는데 그런 부분이 아쉽다.

☞김재수 사장 프로필
△경북고, 경북대 경제학과, 미시간주립대 경제학 석사, 중앙대 경제학 박사
△행시 21회, 농식품부 농업정책과장, 농산물유통국장, 주미 대사관 농무관, 기획조정실장, 농촌진흥청장, 농식품부 1차관

 

 

 

 


《 보도자료 주 요 내 용 》

 

◇ 농림수산식품부는 국내설탕시장의 경쟁촉진을 통한 가공식품의 물가안정을 위해 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를 통해 설탕수입 절차를 진행중
 ◦ 2월중 샘플물량(1 콘테이너, 20톤) 도입을 통해 1차로 1만톤을 발주하고, 국내시장상황을 감안하여 3월부터 단계적으로 수입 추진
   * 가격․품질, 지리적 접근성 등을 감안하여 태국 등 동남아국가로부터 설탕 수입
◇ 국내 설탕시장은 제당업계 3개 회사가 국내 소비량의 97%를 공급하는 과점구조로 민간수입과 병행한 aT 직수입을 통해 다양한 유통망 구축 필요
 ◦ 정부는 2011년 하반기 이후 국제원당가격의 하락 안정세 등을 감안하여 2012년 상반기에 10만톤에 대해 무관세(0%)로 수입토록 할당관세를 운영 중에 있음

 농림수산식품부(장관 : 서규용)는 국내설탕시장의 경쟁촉진을 통한 가공식품의 물가안정을 위해 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를 통해 해외에서 설탕완제품 등을 수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이번에 수입할 설탕은 가격․품질 및 지리적 접근성 등을 감안하여 태국을 포함한 동남아국가로부터 도입할 계획이며,
 ❍ 우선 2월중 시장테스트를 위한 샘플물량(1 콘테이너, 20톤) 도입을 통해 1차로 1만톤을 발주하고, 국내시장상황을 감안하여 3월부터 단계적으로 설탕수입을 추진할 예정이다.
 정부는 수입설탕은 실수요업체를 대상으로 원가로 공급되며, 이를 통해 식품업체의 제조원가 부담이 완화되고 식품가격이 안정화되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 설탕은 거의 모든 식품에 사용되는 핵심소재로서 가공식품 전반에 대한 영향력이 커 서민생활의 물가안정에 있어서 상징성이 큰 품목이다.
    * 가공식품별 설탕의 원가 비중(%) : 빵․빙과(3~5%), 과자(8~10%), 음료(10~15%)
 ❍ 국내 설탕시장은 제당업계 3개회사가 국내 소비량의 97%를 공급하는 과점구조로 민간수입과 병행한 aT 직수입을 통해 다양한 유통망을 구축하여 국내설탕시장의 경쟁을 촉진할 필요가 있다.
    * 국내설탕가격 동향 : ‘11.3월 설탕가격 9.8%인상(1,025원/kg→ 1,127원/kg) 이후 동결
    * 국제원당가격 추이($/톤) : (11.1/4) 675 → (11.2/4) 539 → (11.3/4) 632 → (11.4/4) 546 → (12.1) 530
 한편, 정부는 2011년 하반기 이후 국제원당가격의 하락 안정세 등을 감안하여 2012년 상반기에 10만톤에 대해 무관세로 수입토록 할당관세를 운영하고 있으며,
 ❍ 할당관세 수입은 실수요업체나 실수요업체에 설탕을 공급하는 무역업체 등이 가능하며, 무역협회를 통해 할당관세 추천권을 신청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