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업 영농법인

양식업. 어류양식을 산업으로 보지 않은 게 가장 큰 문제. 정책적 지원 부재 속에 주먹구구식 운영으로 부채만 늘어나

Bonjour Kwon 2015. 10. 22. 18:39

2013.04.10  

 

- 는 악순환의 연속

경기침체에 따른 판매량 감소로 소득은 줄고 사료 값 등 운영경비는 더 늘어

 

   

사방이 모두 바다인 거제는 섬지역의 특성상 어업이 가장 오래된 고유의 산업이다. 거제는 이미 100년 전에 전국 최초의 수산업협동조합이 만들어졌던 곳으로 이를 기념하기 위해 수협효시공원을 조성 중에 있다.

이처럼 수산업과 관련 높은 위상에도 불구하고 지금은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 등 조선산업이 번성하면서 대외적으로 조선산업의 중심지로 알려져 있다. 이전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수산업은 여전히 거제경제의 한 몫을 차지하고 있으며 특히 어류양식은 향후 식량산업으로서 그 역할이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

하지만 영세한 어민들이 주먹구구식으로 운영하는 양식장이 많아 산업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으며 대부분의 양식어민들은 막대한 빚에 허덕이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양식어민들의 현실을 짚어보고 지속가능한 산업으로서의 위상확립의 방법을 모색하고자 한다. 또 일본의 선진사례를 통해 거제의 어류양식산업의 선진화를 위한 길을 모색할 수 있을 것이다.  

<편집자주>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해 자료를 보면 어류양식어가는 줄고 종사자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적으로 어류양식어가는 2041가구로 2011년에 비해 103가구가 줄었다.

특히 육상수조식과 축제식에 비해 해상가두리가 많이 줄어 115가구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육상수조식은 소폭 늘었다. 해상가두리가 많이 분포한 전남과 경남의 어류양식어가가 감소세의 주를 이루고 있다.

이처럼 양식어가가 감소하는 이유는 경기의 영향도 있지만 가장 주요한 원인은 제대로 산업화되지 못한 데서 찾을 수 있다. 정책적 지원을 제대로 받지 못한 상황에서 주먹구구식으로 운영되다 보니 빚만 쌓이다 결국 파산하거나 사업을 접는 사태가 발생하는 형국이다.

어류양식이 산업화되지 못한 원인은 다양하다. 이 중 주요원인을 몇 가지 꼽으라면 △영세한 어민의 주먹구구식 운영 △양식어민들의 지식습득에 대한 마인드 부족 △지구온난화에 따른 고수온 등 자연적 영향 △산학협력 부족 △정책적 지원부족 등을 들 수 있다.

이외에도 경기침체에 따른 소비부족 등 산업 외적인 요인도 작용하고 있다.

 

   

◆'억' 소리 나는 부채에 앞이 캄캄

거제에서 어류양식에 종사하는 어가는 해상가두리 106어가와 육상수조식 41어가 등 150여 어가 정도다. 이들 중 일부 어가를 제외한 대부분이 막대한 빚에 허덕이고 있는 실정이다.

거제에서 어류양식에 종사하는 어가는 해상가두리 106어가와 육상수조식 41어가 등 150여 어가 정도다. 이들 중 일부 어가를 제외한 대부분이 막대한 빚에 허덕이고 있는 실정이다.

정확한 통계를 내기는 어렵지만 어류양식에 종사하는 당사자들에게 확인한 결과 대체적으로 적게는 1ha당 7억원에서 10억원 정도의 빚을 안고 있다. 빚의 대부분이 어류양식에 종사하면서 정부나 수협으로부터 지원받은 영어자금 등이다. 하지만 이들이 막대한 빚을 갚을 뚜렷한 묘책이 당장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다. 사료 값은 오르고 경기침체에 따른 소비가 줄면서 가격도 덩달아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수지맞는 장사를 못하고 있다.

일년 농사지어 이자라도 잘 갚으면 다행이라는 말을 들을 정도다. 또 어미(친어) 관리 등 체계적인 관리 부족으로 인해 종묘(치어)의 질이 떨어져 생장기간도 크게 늘어났다.

이에 따라 생산비가 이전보다 훨씬 늘어나고 있는 형편이다. 이같은 현실에 대해 양식어민들은 이러한 사태에 이르게 한 자신들의 문제점에 대해 솔직히 털어놨다. 어류양식에 종사하는 한 어민은 "현재 어류양식에 종사하는 어민들의 지식이 떨어지고 친어를 판매하는 어가들도 과학적으로 종을 선별하고 친어확보에 노력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면서 "돈을 잘 벌 때 품종개량 등 경쟁력 강화를 위한 노력을 하지 못한 것을 인정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같은 양식어가들의 잘못과 함께 정책적 지원이 뒤따르지 못한 점에 대해서도 크게 섭섭해 했다. 그동안 정부 정책이 체계적이지 못하고 일관성도 없었다는 것이다. 한 마디로 정부가 어류양식업을 산업으로 보지 않았다는 점이다.

   

◆지난 20년은 어류양식 암흑기

"우리보다 훨씬 뒤떨어졌던 베트남도 어류양식의 중요성을 알고 10년 전부터 정부가 주도해 양식업을 지원하고 생산된 어류를 가공해 수출할 수 있도록 판로를 개척해주고 있다."

"우리보다 훨씬 뒤떨어졌던 베트남도 어류양식의 중요성을 알고 10년 전부터 정부가 주도해 양식업을 지원하고 생산된 어류를 가공해 수출할 수 있도록 판로를 개척해주고 있다."

"양식기술을 배워가던 중국이 이제는 몇몇 어류양식 분야에서 우리보다 앞서고 있어 역으로 중국에서 배우는 경우가 많다."

어류양식 관련 현안을 파악하기 위해 만난 거제어류양식협회 관계자가 한 말이다.

그에 따르면 20여년 전부터 국내 어류양식에 대한 정부정책이 일관성 없이 진행되면서 어류양식업이 쇠퇴했다는 것. 대표적인 사례가 어류양식 관련 정책을 세울 수 있는 공무원이 없다는 것이다. "한 6개월 정도 이 분야와 관련된 업무에 종사하며 어류양식 관련 현안에 대해 알 만하면 부서를 옮겨 버리니 제대로 업무를 파악하고 정책을 세울 수 있는 공무원이 그동안 없었다. 이 분야와 관련돼 1년 이상 근무하는 공무원을 찾아 볼 수 없다."

현안을 제대로 알고 이에 맞게 정책을 제시할 수 있는 공무원이 없다보니 제대로 된 정책적 지원이 뒤따르지 못했다는 것이다.

일례로 3% 이율로 지원되는 영어자금의 경우 대출금리가 9~10%일 때 책정된 것으로 최근 금리가 5% 내외로 떨어졌기 때문에 영어자금 금리는 1~1.5%로 내려야 하지만 내리지 않았다는 것. 어민들을 위한 영어자금이나 시중금리나 크게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또 시설현대화를 지원하기 위해 1000억원을 조성해 1% 금리로 지원하는 정책을 내놨지만 담보를 제공해야 하는 조건 때문에 대다수 어민들이 신청할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해 '담보를 제공할 능력이 되는 일부 가진 자를 위한 정책'이라는 양식어민들의 혹평이 이어지고 있다. 이외에도 특별사료자금을 지원하면서 영어자금 한도에 포함시켜 어민들의 불만을 사기도 했다.

앞서 언급한 것 외에도 어류양식 어민들의 정책적 부재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는 많다. 수산청 시절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양식업 육성을 전담하는 조직이 중앙부처 1개과에 불과하다는 점은 이 산업이 얼마나 홀대 당하고 있는지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이에 반해 어류양식의 대표적 성공사례로 꼽히는 노르웨이의 경우 양식업 진흥을 위해 수산연안부 내에 양식 수산식품국을 만들어 연어 등 전략품목의 양식기술 개발과 산업육성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일본도 수산청 산하에 증식추진부를 두고 양식진흥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이 부서에서 중장기 발전계획을 수립해 현장에 접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따라서 이들 국가에서 어류양식은 정부의 지원 아래 규모화 된 사업으로 성공할 수 있었다. 이들 국가의 이러한 성공은 국내 어류양식업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들의 성공을 벤치마킹할 수 있는 근거가 되기 때문이다. 또 긴 암흑기를 보낸 국내 어류양식업에 그나마 서광이 비치는 부분이 최근 3~4년 사이 어류양식업에 대한 정부의 관심이 높아졌다는 점이다. 이와 함께 박근혜 정부가 조직을 개편하면서 해양수산부를 신설해 정책적 전문성을 높일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다는 점이다. 

배종근 기자 mrmax@hanmail.net

<저작권자 © 거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관련기사

어류양식 성공하려면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

페이스북트위터구글+카카오스토리라인밴드URL복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