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PL 투자

구조조정 전문사` 유암코, 국제종합기계·동부건설 등 인수전에 참여등 M&A시장서 보폭 넓혀.대기업까지…유상증자·회사채 발행 등 자본확충도.

Bonjour Kwon 2016. 5. 3. 06:59

2016.05.03

[이데일리 신상건 기자] 유암코(연합자산관리)가 국내 인수합병(M&A)시장에서 눈에 띄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기존에 부동산 담보채권을 주로 다뤘던 부실채권(NPL) 전문회사에서 기업 구조조정전문회사로 변신을 꾀하면서 M&A시장에서도 보폭을 넓히고 있다.

 

◇ 국제종합기계·동부건설 등 인수전에 참여

 

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유암코가 현재 관여하고 있는 딜은 국제종합기계를 비롯해 넥스콘테크놀로지, 동부건설, 삼부토건의 벨레상스 서울호텔(옛 르네상스호텔), 오리엔탈정공, 영광스텐 등이다. 현재 유암코는 선박용 기계 제조기업인 오리엔탈정공, 금속제조기업 영광스텐, 휴대용 배터리 보호회로 개발기업인 넥스콘테크놀로지 등을 구조조정 중이다. 유암코가 대상기업의 채권 등을 인수한 뒤 경영 정상화를 진행하는 식이다.

 

유암코는 동양물산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농기계 생·판매기업 국제종합기계 인수전에는 재무적투자자(FI)로 참여했다. 국제종합기계는 동국제강의 자회사이며 유암코는 투자금 이상의 자금 회수를 기대하고 있다. 유암코는 중견 건설사인 동부건설 매각 예비입찰에도 뛰어들었다. 유암코는 동부건설 인수를 통해 그동안 NPL을 인수하며 담보로 가지고 있던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 등과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지난달에는 삼부토건 구조조정의 최대 걸림돌로 작용했던 벨레상스서울호텔을 인수했다. 삼부토건은 지난해 여러 차례 벨레상스서울호텔 매각을 추진했지만 적절한 인수자를 찾지 못해 구조조정에 어려움을 겪었다 .

 

◇대기업으로 대상 확대…유상증자·회사채 발행 등 자본확충도

 

이처럼 유암코가 M&A시장에서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는 이유는 기존 부실채권 처리 업무와 더불어 기업 구조조정으로 영역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금융당국은 8개 시중은행과 자산관리공사(캠코)가 출자 1조원, 대출 2조원 등 최대 3조원을 투입해 기업구조조정 전문회사를 설립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은행들의 출자 부담 등으로 기업구조조정전문회사 설립을 없던 일로 했고 대신 유암코의 기능을 확대하기로 했다.

 

특히 최근에는 중소기업 뿐 아니라 대기업으로 인수 대상을 넓히고 있다. 유암코는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과 프리워크아웃(기업 도산전 긴급 유동성 자금 지원을 통한 구제)이 진행 중인 매출 1000억원 안팎의 중견기업 외에도 매출 5000억원이 넘는 대기업도 구조조정 대상으로 삼았다. 유암코가 인수해 구조조정을 진행한 기업의 실적이 개선되고 있는 점도 한몫하고 있다. 유암코가 2014년 인수한 제지제조기업 세하는 2년 만에 흑자로 돌아선 것으로 알려졌다. 세하는 50%이상 자본잠식상태에 빠져 지난 3월 한국거래소로부터 신규 관리종목으로 지정됐다.

 

유암코가 유상증자와 회사채 발행 등을 통해 자본 확충에 나서고 있는 만큼 M&A시장도 한층 더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자본 확충은 곧 기업 인수를 위한 실탁 확보를 시사하기 때문이다. 유암코는 이달 중 약 1500억원 규모로 제3자 배정 방식으로 유상증자를 추진한다. 또 오는 7~8월쯤 규모 1000억원 이상 회사채 발행도 계획하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M&A시장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는 사모투자펀드(PEF)와 전략적투자자(SI)들이 유암코와 파트너를 맺기 위해 러브콜을 보내는 분위기”라며 “M&A시장에서 유암코의 영향력은 갈수록 커질 것”이라고 점쳤다.

 

신상건 (adonis@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