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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초저금리 저주` 伊 이어 스페인·美 확산.블렉시드로 정책당국들 초저금리 지속할수밖에, 어려움가속화?

Bonjour Kwon 2016. 7. 26. 09:02

 

2016.07.25

 

미국·유럽 등 세계 각지의 은행들이 `위기의 늪`으로 빠져들고 있다. 초저금리가 장기간 지속되면서 수익성이 말라붙거나 주가가 지속적으로 추락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결정이 갈 길 바쁜 은행권 발목을 잡는 악재로 작용하는 모양새다.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추가 통화 완화 수단을 꺼내들거나 초저금리 정책을 예상보다 길게 이어갈 수밖에 없는 처지에 내몰렸기 때문이다. 정책금리가 낮을수록 은행들은 예대마진(예금과 대출의 금리차)을 통한 이자 수입 확보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4일(현지시간) 미국의 주요 은행들이 최근 2분기에 대규모 충당금을 `울며 겨자 먹기`로 쌓았다고 전했다. 시중금리 수준이 너무 낮아 예전 같은 이자 수입을 거두기 어렵게 되자 조금이라도 이자 마진이 높은 저신용자 대출을 경쟁적으로 늘린 게 화근이 됐다.

 

자산 기준으로 미국 최대 은행인 JP모건체이스의 매리언 레이크 최고재무책임자(CFO)는 WSJ에 "최근 2~3년간 신용카드 발급 기준을 완화해 신용도가 다소 낮은 고객에게도 신용카드를 발급해왔다"고 밝혔다. 개인의 신용평가 잣대로 활용되는 `파이코(FICO) 스코어`가 700점 미만인 고객들에게도 카드 발급을 상당수 허용한 것이다. JP모건은 카드 부문 손실에 대비해 2억5000만달러(약 2850억원)의 대손충당금을 올 2분기에 추가 적립하기로 했다.

 

미국 3위 은행인 웰스파고는 올 1분기에 2억달러의 충당금을 쌓은 데 이어 올 2분기에도 충당금 1억5000만달러를 추가로 적립했다. 캐피털원도 신용카드사업에 대한 손실 충격을 줄이기 위해 2억9000만달러의 충당금을 2분기에 추가했다고 밝혔다. 역시 저신용자 대출을 늘린 데 따른 불가피한 조치다. 미국 주요 은행들의 순이익은 전년 대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JP모건체이스의 올 2분기 순이익은 62억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의 62억9000만달러를 하회했다. 소매금융 비중이 큰 웰스파고도 2분기에 55억6000만달러의 순이익을 거둬 지난해 2분기(57억2000만달러) 수준을 역시 밑돌았다. 씨티그룹의 2분기 순이익도 전년 대비 14% 줄었다. 월가 금융기관 관계자는 "브렉시트 여파로 미국 기준금리 인상에 제동이 걸리자 추가 금리 인상에 목마른 미국 은행들의 고통이 커지고 있다"며 "금융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이탈리아·스페인 은행들도 위태로운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 이탈리아 은행들은 전체 대출의 17%에 달하는 부실대출 비율이 부각되면서 브렉시트 이후 유럽 경제의 최대 위험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이탈리아 주요 은행들 주가는 올해 초 대비 30~70%가량 급락한 상태다.

 

스페인 금융권은 실적 부진을 견디지 못해 감원 태풍에 휩싸였다. 1년 새 주가가 43% 폭락한 스페인 2위 은행 BBVA는 소매금융사업 인력을 중심으로 2000명을, 방코포퓰라에스파뇰은 최대 3000명을 감원할 것이라는 소식이 최근 전해졌다. 스페인 최대 은행 산탄데르는 국내 지점을 다수 폐쇄하고 1400명을 정리해고하는 중이다.

 

오는 29일 유럽 은행들의 스트레스테스트(위기 상황을 가정한 건전성 심사) 결과 발표를 앞두고 이탈리아 은행 위기설이 고조되는 가운데 시장 불안이 가중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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