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 재건축

신탁이 중소규모 재건축·재개발의 좋은 해법"도시정비사업의 큰 위험인 도중에 사업이 정지하는 것..자금조달능력 우수한 신탁이 해결가능

Bonjour Kwon 2016. 10. 27. 21:38

2013.12.23  

 

<조영호 코람코자산신탁 상무>

 

(서울=연합인포맥스) 남승표 기자 = "부동산신탁사가 참여하면 소규모 재건축·재개발 사업장도 성공스토리를 쓸 수 있습니다."

 

조영호 코람코자산신탁 상무는 23일 연합인포맥스와의 인터뷰에서 부동산 신탁사가 지닌 사업역량과 신용도를 활용하면 중소규모 재건축·재개발 사업의 활로가 열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달 들어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일부 개정안이 통과되며 재건축·재개발의 사업성 전망이 개선됐다지만 강남권에 국한된 이야기다. 비강남권이거나 500가구 미만의 중소형 사업장은 여전히 시공사를 구하지 못해 사업진행이 힘들다.

 

분양성이 떨어지니 시공사는 신용제공을 기피하고, 또 조합이 독자적으로 진행하려 해도 사업성 판단이 부족한 데다 금융권에서 자금을 조달할 신용도도 낮기 때문이다.

 

조영호 상무는 "도시정비사업의 가장 큰 위험은 이주나 철거 도중에 사업이 정지하는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막대한 금융비용으로 조합이 손해를 본다"고 지적했다.

 

이어 "신탁사는 이런 위험을 방지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사업 완료 뒤에도 자산을 활용한 여러 가지 출구전략을 구사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코람코자산신탁은 올해 창사 이래 처음으로 수주실적 300억 원을 돌파했다. 비록 전문인력은 대형신탁사보다 작지만 코람코 특유의 단단함과 끈기가 쌓아올린 결실이다.

 

조영호 상무는 한국토지공사와 한국토지신탁, 동양생명 부동산 사업팀장을 거쳐 2006년 코람코자산신탁에 합류했다.

 

그는 부동산 신탁은 시장이 어려울 때 오히려 성장하는 특징이 있다며 내년에도 꾸준한 성장을 전망했다. 아래는 조영호 상무와의 일문일답.

 

-- 재건축·재개발 등 도시정비사업 진출을 내년 사업계획에 포함했다.

 

▲ 새로운 시장 진입을 준비해야 하는데 정비사업에 관심이 많고 스터디도 꾸준히 했다. 재건축·재개발 사업장은 크게 1부와 2부로 나뉜다. 분양성이 좋아 대형건설사들이 참여를 희망하는 곳들이 1부라면, 비강남, 중소규모 사업장이 2부라고 볼 수 있다. 1부 시장은 지금껏 했던 대로 주택 미분양 위험을 시공사가 가져가는 지분제로도 되는 곳이다. 그런데 대형건설사들이 참여하지 않는 2부 시장에서는 조합이 모든 것을 해결해야 한다. 경험도, 전문성도없고 추가분담금에 대한 부담도 있다. 시공사도 공사비 미지급에 대한 우려로 참여를 꺼린다.

 

이런 곳은 부동산 신탁사가 대안이 될 수 있다. 보통 재개발·재건축 사업의 성패는 투명한 사업관리, 조합과 조합원의 신뢰가 좌우한다. 신탁사의 장점이 투명한 사업관리다. 또 자금조달능력이 우수한 신탁사의 참여는 시공사 선정에서 조합의 협상력을 높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 상당한 준비를 한 것 같은데 가장 큰 걸림돌은 무엇인가.

 

▲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이 일부 사업에는 열어두긴 했지만, 아직 부동산신탁사가 재건축·재개발 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법률적 기반이 미약하다. 주택조합이 시행하는 사업에 참여하려면 주택법도 개정돼야 한다. 특히 이번에 수직증축 리모델링이 허용됐는데, 신탁사가 조합의 지정을 받아 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열어준다면 법 개정의 효과가 가시화될 수 있을 것이다.

 

국토교통부에서는 특혜 시비를 우려하는 것 같은데, 조합이 원하면 참여할 수 있도록 열어두는 정도라면 괜찮지 않을까 한다.

 

-- 올해 부동산신탁 시장에 대한 평가와 전망은.

 

▲ 부동산 경기는 위축된 데 반해 부동산 신탁사는 선전했다. 차입형 신탁을 주로 하는 회사들은 실적이 좋았다. 프로젝트파이낸스(PF)사업 부실, 건설사 신용도 저하로 신탁사 의존성이 증가했다. 다만, 비차입형 신탁 시장은 성장이 정체되거나 감소한 것으로 판단한다. 부동산신탁사가 11곳이나 되어 비차입형 신탁은 건당 보수율이 상당히 내려갔다. 수주고도 줄고 보수 대비 관리 부담도 늘었다.

 

2~3년 전부터 도시형 생활주택과 오피스텔 분양성이 양호했는데 최근에는 미분양이 늘어 수익률이 저하되고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도시정비사업, 리모델링 등 주택조합 사업 등 신탁사가 참여할 수 있는 먹을거리를 찾는 게 필요하다.

 

-- 최근 금융감독원이 차입형 개발신탁 인가를 확대했다.

 

▲ 거기에는 두 가지 배경이 작용했다고 생각한다. 앞서 말했듯이 비차입형 신탁부문이 정체되고 있기 때문에 차입형 신탁인가를 받으려는 수요가 늘었다. 이 외에 어쩔 수 없이 차입형 신탁 인가를 받아야 하는 사정도 있다. 최근 후발 부동산신탁 회사들이 관리형 토지신탁사업을 많이 수주했다. 그런데 시공사들이 부실화돼 회생절차에 들어가면서 매매계약상 직접적인 책임을 지는 신탁사들이 차입으로 자본을 조달해 사업을 진행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관리형 토지신탁을 수주했지만, 차입형으로 전환된 것이다.

 

과거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는데 한국부동산신탁과 대한부동산신탁이 파산했던 사례를 기억해야 한다. 그전까지만 하더라도 공기업이, 신탁사가 망한다는 것은 생각할 수 없었다. 자본 100~200억 원인 회사가 은행에서 자본을 조달하는 데는 내재적인 한계가 있다. 따라서 관리형 토지신탁은 신탁사 공통의 강화된 리스크 관리 기준이 필요하고 업계에서도 이를 잘 지켜나갈 필요가 있다.

 

spnam@yna.co.kr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