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Farmland Fund/곡물사료 엘리베이터

“육계 계열업체 글로벌 갖춰야 살아남는다”

Bonjour Kwon 2012. 10. 10. 08:50

“국내시장 안주하다 수년내 큰 위기 맞을 듯”

 

 

글싣는 순서
Ⅰ. 중국 양계시장 호령하는 (주)건지
Ⅱ. 중국 세계 계열업체들의 전쟁터
Ⅲ. 계열업체 글로벌 경쟁력 갖춰야

   
일찌감치 동남아 식품시장을 석권한 태국 CP그룹. 막강한 자본력과 조직을 앞세워 동남아 시아 곳곳에 CP그룹의 발자취를 남겼다. 1980년대부터 중국시장에 진출한 CP그룹은 육계계열화사업을 앞세워 중국 각지에 대형도계장, 사료공장, 사육농장 등이 자리잡고 중국 양계산업을 이끌어가고 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남부러울 것 같지 않은 CP그룹의 고민 중 하나가 한국 양계시장에 진출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CP그룹이 진출한 곳은 어디든 시장을 석권해왔던 그들이지만 유독 한국시장을 석권하지 못한 부분에 대한 원인 파악과 언제든지 한국 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모든 준비를 마치고 대기 상태에 있다는 것이 중국 현지인들의 설명이다.  

최근 급부상하고 있는 것이 북한을 통해 한국시장에 진출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이미 대형 사료회사를 보유한 CP그룹은 값싼 사료에 저렴한 인건비 등 육계생산에 최적지로 북한을 꼽고 대형 사육농장 건립을 추진 중이다.

특히 이곳에서 생산한 육계는 최단 시간 신선육으로 한국시장까지 진출할 수 있기 때문에 CP그룹 차원에서 매우 긍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 한국시장 호시탐탐 노리는 글로벌기업
 
   
태국 CP그룹은 닭고기와 새우 사업 등으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지만 최근에는 부동산, 금융, 방송 등 전분야에 걸쳐 영향력이 막강하다. 이러한 막대한 자본력과 조직력을 앞세워 국내시장에 진출한다면 국내 양계시장이 과연 버틸 수 있을지 의구심이 앞설 수밖에 없다.

특히 CP그룹 뿐만 아니라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대형 닭고기 회사들도 한국시장 진출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자칫 한국시장이 다국적 식품기업의 전쟁터가 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돌고 있는 실정이다.

한중 FTA 협상이 활발한 가운데 중국내 육계계열업체들도 한국시장 진출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다.  중국 한 계열업체 관계자는 “한국시장 진출을 위해 이미 5년전부터 시장파악에 나서 한국 소비자들의 입맛에 맞춘 제품을 시범 생산해 오고 있다”면서 “일본 소비자들의 기호에 맞춘 제품 생산으로 무리없이 일본에 수출하고 있는 경험을 살려 한중 FTA 체결과 동시에 한국시장으로 곧장 진출할 수 있도록 완벽하게 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값싼 노동력에 대형생산 체계를 가진 글로벌 기업들은 마음만 먹으면 곧장 한국시장에 무차별 물량공세에 나설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호시탐탐 한국시장을 노리고 있다. 국내 양계시장이 위급한 상황에 직면한 것이다.

■ 국내시장 안주하다…큰 코 다쳐

이처럼 글로벌 기업들은 한국시장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는 반면 국내시장은 여전히 국내 계열업체간 과열경쟁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글로벌 경쟁력은 애초에 뒷전으로 밀렸고, 국내시장에서 사느냐 죽느냐를 두고 몸부림을 치고 있는 것이다.

세계 굵직한 식품기업들은 글로벌 경쟁을 갖추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는 것과 견준다면 국내 계열업체들은 글로벌 경쟁력과는 한참 거리가 멀다. 해외진출이라고는 고작 사료회사 몇 개가 진출한 것이 전부인 실정이다
.

특히 국내에 현재 44개의 도계장이 운영 중이지만 국내 계열업체들은 또다시 막대한 자금을 들여 신규 도계장 건립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지바이오는 자회사인 한국냉장과
함께 전남 나주시에 6만6천㎡의 부지에 2013년까지 725억원을 투자해 1일 32만마리를 처리할 수 있는 닭고기 가공공장을 추진하고 있다. (주)체리부로는 전남 영광군 대마면에 10만8,000㎡의 부지를 확보하고 향후 3년간 총 745억원을 투자해 일일 30만수 도계물량을 처리할 수 있는 부분육 가공장을 신축키로 했다.

(주)동우는 전북 부안 제2농공단지내 20만㎡의 부지에 1451억 원을 투입해 시간당 육계와 삼계 각각 1만2000수와 토종닭 8000수, 오리 5000수의 도계능력을 갖춘 도계장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하림은 경기 안성시 제4일반산업단지 내 2만7천500평부지에 축산물종합센터를 건립하고 1일 소 50두, 돼지 3천두, 닭 12만8천수, 오리 3만2천수를 처리할 수 있는 시설을 추진 중이다.

■ 글로벌 경쟁력 강화 적극 나서야

국내시장 진출을 위해 기회를 엿보고 있는 글로벌 기업들의 움직임과는 정반대의 길을 걷고 있는 국내 육계 계열업체들의 행태는 본격적인 수입닭고기가 봇물 터지듯 밀려들어오면 버틸 재간이 없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닭 한 마리를 생산하는데 있어서 국내 계열업체들보다 최대 30% 이상 저렴한 수입산 닭고기들과 경쟁하는 것 자체가 무리가 따를 수밖에 없다. 갈수록 확대되고 있는 부분육 시장에서 국내산 닭고기의 설자리는 더 좁다.

무엇보다 글로벌 기업들은 2.5.kg 대형닭을 생산해 대부분을 부분육 가공을 통해 전세계로 수출해 막대한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글로벌 기업들은 기본적으로 2.5kg 이상의 닭을 생산하고 있는 것과 견줘 국내 시장은 아직도 1.5kg 닭고기 생산에 주력하고 있다. 대부분 치킨, 삼계탕 등이 주류를 이루는 소비 형태도 다변화가 절실한 상황이다.

(주)건지축산 곽춘욱 사장은 “중국 닭고기 회사들은 수년내 한국시장 진출을 염두에 두고 한국인 입맛에 맞는 제품개발에 주력할 정도로 한국시장 진출이 가시화되고 있는 실정”이라며 “국내 계열업체들은 하루라도 빨리 해외시장에 진출하는 것은 물론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는 노력을 수반치 않는다면 국내 양계시장의 몰락은 시간문제라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고 우려감을 감추지 못했다.


   
미니 인터뷰 (주)건지 곽춘욱 대표


“해외진출 한시라도 빨리 추진돼야”

“왜 중국시장을 두고 글로벌 기업들이 앞다퉈 진출하는지 심각하게 고민해봐야 한다.”
건지 곽춘욱 대표는 “국내 육계계열업체의 현재 시스템을 고집해서는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국내시장에 안주해 별다른 움직임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면서 “국내시장에 안주하는 것도 향후 수년 내 큰 어려움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을 두고 글로벌 기업들이 각축을 벌이고 있는 것은 저렴한 생산비에 안정적으로 물량을 확보하려는 목적이 있기 때문”이라며

 

 “국내 계열업체들도 하루라도 빨리 해외시장에 진출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는데 과감하게 도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그는 “국내 계열업체들이 해외시장 진출을 꺼려하는 것은 ‘실패’에 대한 두려움과 국내시장에서 안정적인 수익을 올리는 만족감 때문”이라며 “글로벌 기업들은 경쟁력 강화를 위해 영역 확장을 위해 더욱 매진할 것이고 결국 수년 내 국내시장을 뒤흔드는 물량공세가 펼쳐질 것”이라고 말했다.

건지축산은 지난 1998년 중국에 진출해 육계 및 양돈 사육농장 신축을 통해 연간 40억원 안팎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특히 곽 대표는 양계농장 신축 등을 통해 중국 양계시장의 빠른 변화를 누구보다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으며, 국내 계열업체들의 ‘통 큰 경영’으로 이제라도 해외시장 진출에 눈을 돌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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