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자본 한국투자

호텔·금융·언론·면세점까지 노린다…中HNA그룹(하이난항공)그룹 獨은행 인수 추진 이어 英부동산에 `눈독`.

Bonjour Kwon 2017. 4. 6. 18:42

2017.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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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中자본유출 우려 아랑곳..`글로벌 M&A 포식자` 과시

 

[베이징= 이데일리 김대웅 특파원·방성훈 기자] ‘인수합병(M&A) 포식자’로 불리는 중국 HNA그룹(하이난항공그룹)이 올 들어 또다시 멈출 줄 모르는 식탐을 과시하며 광폭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호텔 체인, 슈퍼마켓, 항공사부터 최근엔 은행까지 해외기업 투자에 열을 올리고 있는 HNA그룹이 이번엔 부동산 사냥에 나섰다. HNA그룹은 중국 최대 민영항공사인 하이난항공을 주력 계열사로 보유하고 있다.

 

◇ 금융업 이어 해외 부동산에 군침 흘리는 HNA

 

블룸버그통신은 5일(현지시간)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HNA그룹이 영국의 부동산 투자·개발회사 캡코(Capco)로부터 런던 올림피아 전시회장 인수를 위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HNA그룹은 벅스비 프라퍼티와 팀을 꾸려 매입가로 3억7500만달러(약 4228억원)를 제안했으며, 유캐피탈 및 독일 기업들과도 별도의 입찰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런던 중심가 코벤트가든 지역의 부동산 대부분을 소유하고 있는 캡코는 지난 2015년 부동산을 매각하기 시작했다가 지난 해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결정 이후 자산 매각을 보류했다.

 

HNA그룹은 해외 금융업으로도 적극 발을 넓히고 있다. 지난달 독일 최대의 은행인 도이체방크의 지분을 4.76%로 늘린데 이어 영국 보험업체 올드뮤추얼의 미국 회사인 OM자산운용 지분 약 25%를 인수했다고 밝혔다. 또 이달 초엔 독일 지방은행인 HSH노르트방크 인수전에 뛰어들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지난달에는 미국 100년 전통 경제전문지인 포브스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최근 차이나머니 공습을 우려한 국가들에서 경계감을 높이고 있고 중국 내부에서도 자본유출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HNA그룹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외연 확장에 공격적으로 나서는 모습이다.

 

◇ 금호홀딩스에 1600억 투자…韓에도 문어발 뻗쳐

 

HNA그룹의 문어발 확장은 한국으로도 뻗어나가고 있다. HNA그룹은 지난달 금호아시아나그룹에 16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 지주사인 금호홀딩스는 운영자금 목적으로 발행한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HNA그룹이 1600억원에 취득한다고 공시를 통해 밝혔다. 금호타이어 인수 관련 자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던 금호아시아나그룹에 긴급 수혈한 셈이다.

 

HNA그룹은 또 중국 기업으로는 최초로 국내에서 위안화 채권을 발행한 바 있다. HNA그룹은 재작년 3년 만기 2억위안 규모의 위안화 채권을 발행했다. 당시 채권 표면금리는 연 7% 고정금리 조건으로 발행됐고 사모 방식으로 국내 기관투자가들이 인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우리 정부가 위안화 허브 추진을 위해 발표한 ‘위안화 거래 활성화 방안’의 실질적 첫 성과로 기록됐다.

 

◇ 100년 역사 힐튼호텔 삼킨 먹성…높은 부채비율 지적도

 

HNA그룹은 지난해 100년 역사의 힐튼호텔을 집어삼키며 글로벌 M&A 큰 손으로 부각되기 시작했다. HNA그룹은 지난해 10월 미국 사모펀드 블랙스톤으로부터 힐튼 지분 25%를 65억달러(약 7조4000억원)에 사들이며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HNA그룹이 힐튼을 인수한 것은 급증하는 중국인 해외여행객을 겨냥해 항공과 호텔 사업의 시너지 효과를 노린 것으로 해석됐다. 앞서 지난해에는 미국 IT 전문 유통업체인 잉그램마이크로를 60억달러에 인수했다. 이는 중국 기업들의 해외 IT기업 M&A 역사상 최대 규모다. 이어 게이트그룹과 프랑스 기내식업체 서브에어를 각각 인수하며 세계 최대 기내식업체로 올라서는 등 문어발식 확장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다만 대부분 계열사의 부채비율이 과도하게 높다는 점은 불안 요소로 꼽힌다. 업계에서는 HNA그룹 산하 상장사 부채비율이 대부분 70%를 넘는다는 점을 지적하며 외연 확장에 치중할 경우 재무 상태가 급격히 나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상하이증시 A주 상장사의 평균 부채비율이 약 60%이지만 중국 항공업계에서 70%의 부채비율은 양호한 수준이라는 반론도 나온다.

 

김대웅 (daxiong@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