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 시니어 세대’(New Senior, 경제적 여유와 육체적·정신적 건강이 있는 은퇴자 세대)가 등장하면서 실버타운에 대한 개념이 바뀌고 있다. 단순히 노인들을 위한 주거단지가 아닌 ‘보다 행복하고, 보다 가치 있는 삶’을 위한 웰빙 개념의 노후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는 것이다. 선진국형 실버타운으로 주목받고 있는 분당 금곡동의 실버타운 ‘헤리티지’를 찾아가봤다.
실버타운, 노인 전문병원, 요양시설 한곳에 갖춘 선진국형 타운하우스
‘그런대로 괜찮은 노후’라고 하면 공기 좋은 곳에 전원주택 한채 지어놓고 조그만 텃밭을 가꾸는 등 소일을 하며 이따금 찾아오는 손자들을 반갑게 맞이하는 장면이 떠오른다. 하지만 뉴 시니어 세대들이 생각하는 노후는 좀 다르다. 북적거리는 도심에서는 한 발짝 물러서 있지만 도심과 뚝 떨어져 있는 고립된 전원은 아니다. 가까운 곳에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병원과 문화 공간 및 편의시설을 충분히 갖추고 있어야 한다.
- ▲ 9월 입주를 앞둔 '헤리티지 타운' 281㎡(85평형) 주방.
- ▲ 분당구 정자동에 있는 '헤리티지 타운' 모델하우스. 깔끔한 외관이 멋스럽다.
분당 ‘더 헤리티지’는 뉴 시니어 세대들의 욕구에 맞춘 복합시니어 타운하우스를 선보여 화제를 모았다. ‘더 헤리티지’는 고급형 주거 공간만을 확보한 실버타운과는 차원이 다르다. 입지 조건부터 뉴 시니어 세대들을 겨냥했다. ‘더 헤리티지’가 자리한 곳은 분당 금곡동 보바스기념병원 옆이다. 진재산에 안겨 분당 도심을 내려다보는 ‘배산임도(背山臨都)’의 명당이다. ‘더 헤리티지’ 관계자는 “분양시 공기 좋은 숲 속에서 활기찬 도심을 내다볼 수 있는 입지 조건이 한 몫했다”고 자랑한다. 23번 국도와 분당-수서 간, 서울-용인 간 고속화도로, 경부고속도로가 인접해 있어 교통편도 편리하다. 강남과 분당을 잇는 신분당선까지 개통되면 서울 강남권으로부터의 진입이 30분 이내로 단축된다. 실버타운이라고 해서 꼭 공기 좋은 산 속에만 있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깬 입지 조건이다.
여기에 ‘더 헤리티지’는 이미 선진국에선 보편화된 CCRC(Continuing Care Retirement Community, 연속적인 은퇴자 관리 사회 또는 공동체) 개념을 도입하고 있다. CCRC에서의 연속적 케어란 건강한 은퇴자를 위한 실버 주택과 노인성 만성질환을 치료하는 병원, 간병인이 있는 요양원 등을 갖추고 입주자의 상태에 맞춰 연속적으로 보살펴주는 것을 의미한다. 의료 제공만이 아니라 은퇴 이후 삶을 영위하는 데 필요한 각종 편의시설과 여가생활 충족까지 확대된다. CCRC의 기본 조건은 실버주택, 노인 전문병원, 요양원을 한곳에 갖춘 것인데 ‘더 헤리티지’는 실버주택인 ‘헤리티지 타운’과 노인 전문병원인 ‘보바스기념병원’, 요양 시설인 ‘헤리티지 요양원(Heritage Nursing Home)’을 갖추고 있다. 그중 9월 입주를 앞둔 타운하우스 ‘헤리티지 타운’은 보바스기념병원이 속해있는 늘푸른의료재단의 관계사 서우로이엘이 시행하고 시공은 삼성중공업이 맡아 현재 마무리 작업이 한창 진행 중이다. 진재산 자락 총 9만6756㎡(약 3만 평) 용지에 지하 2층, 지상 4층의 총 19개동 390가구 규모가 들어선다.
1만3000㎡ 공간에 들어선 커뮤니티 시설
‘헤리티지 타운’은 아쿠아가든, 가든파티장 등 자연친화적인 조경환경도 눈길을 끌지만 1만3000㎡(약 4000평)의 커뮤니티 시설이 입주민들의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커뮤니티 시설만 보더라도 ‘꿈의 실버타운’으로 불리기에 충분하다.
- ▲ 입주민의 의료서비스를 담당할 보바스기념병원.
-
- ▲ 보바스기념병원은 노인 전문병원으로 일대일치료를 기본으로 동물매개치료 등을 선보이고 있다.
의료실을 비롯해 사우나, 스파센터, 피트니스센터, 골프연습장, 수영장, 당구장 등이 있다. 카페 비스트로, 호텔급 전문식당, 와인바 등 외식시설은 기본적으로 마련된다. 은행, 우편실, 코인세탁실, 도서관, 비즈니스센터, 독서실, 영화관람실 등 편의시설도 들어선다. 입주시 일정 금액의 보증금을 내면 월회비나 연회비 없이 무료 커뮤니티 시설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고 일부 유료시설의 경우 입주민에겐 할인혜택이 주어진다. “호텔급 전문식당에선 시내 특급호텔 요리사들이 제공하는 식사를 40% 할인된 가격에 맛볼 수 있을 것”이라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강당 겸 연말 입주민들을 위한 파티 장소로 쓰일 500석 규모의 대연회장도 입주민의 회갑연이나 입주민 자녀의 결혼 등 연회가 있을 시 무료 대관해준다. 여기에 편리한 생활을 위해 유비쿼터스 시스템이나 홈네트워크 시스템, 통합보안 시스템, 가사생활지원 시스템 등도 제공하게 되는데 특히 통합보안 시스템 중 응급상황에 대비해 설치한 적외선감지기는 집 안에서 3분 동안 입주자가 전혀 움직임이 없을 시 응급상황으로 판단, 응급의료진을 출동시키는 시스템으로 혼자 사는 노인의 안전을 고려한 것이다.
입주자가 원할 시 가사도우미 서비스나 쇼핑 연계 서비스 등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CCRC 실버타운인 만큼 인근에 있는 노인전문 치료병원으로 유명한 보바스기념병원과 헬스케어 연계 서비스가 돋보인다는 점이다. 응급 시 보바스기념병원 당직의의 신속한 응급처치가 가능하고 보바스기념병원을 우선 사용할 수 있으며 3차 의료기관인 대학병원들과의 연계가 잘돼 있다. 또 입주민들은 입주 후 3년간 연 1회 건강검진(3년 이후 건강검진시 입주민 할인 혜택)과 함께 의료서비스를 비롯한 케어 서비스를 받게 된다.
'헤리티지 타운'은 콘도 개념이 아닌 주거 개념으로 입주 후 매매도 가능하다. 일반 실버타운처럼 입주비를 내는 게 아니라 보증금을 내는 것으로 대체한다.
한편 ‘더 헤리티지’는 크기별로 82.6㎡(25평형) 20가구, 132㎡(40평형) 40가구, 172㎡(52평형) 88가구, 195㎡(59평형) 96가구, 228㎡(69평형) 128가구, 281㎡(85평형) 12가구가 있는데 모두 분양을 마쳤고 임대분 30%만 남아 있는 상태다. 임대분의 경우 2년 반 임대 후 현재 분양가로 다시 분양받을 수 있는 우선 혜택이 주어진다.
박성민 늘푸른의료재단 이사장 인터뷰
"선진국 직접 답사해 한국형 실버타운 고안"
“건강이 최고라는 말은 아파본 사람만이 압니다. 돈이 많든 적든 건강이 나빠지면 삶의 질은 떨어질 수밖에 없어요. 특히 나이든 노년의 경우는 더욱 그렇죠. 노인 전문병원(보바스기념병원)을 운영하면서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사회를 위해 일하며 쉼 없이 달려온 뉴 시니어 세대를 위한 제대로 된 실버타운을 만들어보고 싶다고.”
‘더 헤리티지’의 출발은 늘푸른의료재단의 보바스기념병원이다. 보바스기념병원은 이미 노인 전문병원으로 유명한 곳. 늘푸른의료재단의 박성민(44) 이사장은 가톨릭대 신경과 출신으로 오랜 시간 신경과 전문의로 노인들과 함께하며 실버타운의 필요성에 대해 자각했다고 말한다. 아버지가 뇌졸중으로 쓰러져 7년간 병상에 있다 사망한 것도 계기가 됐다. “가족 중 누군가 아파서 누우면 집 안 전체가 암울해집니다. 간병 문제로 형제들간에 의가 상하는 것도 많이 봤고요. 몇몇 환자들은 돈은 얼마든지 줄 테니 병원에만 있게 해달라고 부탁하는 경우도 종종 있었어요. 안타까웠죠. 단순한 요양시설은 그들에게 의미가 없었습니다. 치료도 제대로 받고, 삶의 질을 어느 정도 유지할 수 있는 실버타운이 필요했던 거죠. 하지만 우리나라의 실버타운은 사람들의 인식부터가 달랐죠. 실버타운이라고 하면 으레 갈 곳 없는 은퇴자들이 최후에 모여 사는 공간 정도라 생각했죠. 입주하는 은퇴자 가족들도 선입견이 있긴 마찬가지였어요. 원인을 생각해보니 우리나라 실버타운 자체가 그런 인식을 주기에 충분한 곳이었죠.”
그는 보바스기념병원을 운영하며 ‘실버타운 설립’을 목표로 세운 뒤 미국과 일본, 유럽을 돌아다니며 선진국형 실버타운 답사했다. 제대로 된 실버타운을 만들어 보인다면 ‘실버’에 대한 인식도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답사를 다니다 보니 실버타운은 사실 하드웨어보다 소프트웨어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죠. 단순히 집을 제공하는 건 그들에게 큰 의미가 없었습니다. 60세 이후 은퇴자들에겐 제때 식사를 제공받고, 뜻 맞는 사람들과 어울리고, 수준 높은 의료 서비스까지 받을 수 있는 ‘케어시설’이 필요로 했던 것입니다. 그러려면 병원과 연계한 의료 서비스와 케어 시스템을 갖춘 실버타운을 만드는 게 더 급선무였죠. 그것이 바로 선진국에선 보편화돼 있는 CCRC였습니다.”
‘헤리티지’는 순전히 그의 아이디어였다. 기획만 4~5년이 걸렸다. 설계에서부터 공사까지도 꼼꼼하게 챙겼다. 매일 작업복 차림을 하고 공사장으로 출근하는 건 기본이었다. 그런 그의 노력 덕분인지 9월 입주 예정 계획은 차질없이 진행되고 있다.
“개인의 영리추구가 목적이었다면 아파트를 지었을 겁니다. 하지만 한국은 고령화의 속도가 가장 빠른 나라로 노령 인구는 매년 100만 명씩 증가하는데도 아직까지 뾰족한 대책은 없는 실정이죠. 향후 경제의 주체가 될 그들의 삶을 무시한다면 우리 경제는 큰 위기를 맞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는 사회를 위해 열심히 일해온 사람들이 멋있게 살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다고 했다. 궁극적으로는 앞으로 경제적 주체가 될 노인들에게 최상의 의료 서비스를 통한 사회 공헌을 하고 싶다고 했다. 더 나아가서는 노인 의료 서비스를 개선해보고 싶다고 했다.
그에겐 그 시작이 '더 헤리티지'인 셈이다.
출처 : | 펄프 뒷골목 | 글쓴이 : kwon pd 원글보기 ![]() |
메모 : |
'실버주택(유료노인복지주택등)'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정책금융공사, 대성산업에 특혜 논란2013.02.15 한국일보 (0) | 2013.03.06 |
---|---|
지지부진 용인 구갈역세권 개발 청신호2013.03.05 경기신문 (0) | 2013.03.06 |
실버타운의 문제점과 앞으로의 발전방향2002.11 (0) | 2013.03.01 |
실버타운, 과연 노후의 안락한 보금자리인가2009.05.04 09 (0) | 2013.03.01 |
실버타운 갈 만한가 . 행복 100세/ 실버타운 득실2009.10.14 (0) | 2013.03.01 |